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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사랑의 매 (회초리) (1982년 3월 2일)

 

어느 날 미용실에서 일하다가 볼일이 있어서 방에 들어간 나는 여섯살난 셋째 아이와 네살난 넷째 아이가 서로 다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평소에 다툼 없이 그렇게 사이 좋게만 지내던 셋째와 넷째가 느닷없이 다투고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가 매를 두 개 만들어 가지고 방으로 들어 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얘들아! 사이좋게 지내던 너희들이 다투게 된 것은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라 너희들을 잘못 가르친 이 엄마의 잘못이니 매는 이 엄마가 맞아야겠구나" 하며 두 아이에게 매를 쥐어 준 뒤 내 다리를 대어 주면서 엄마를 때리라고 하였다.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놀란 두 아이들은 이내 무릎을 꿇고 울면서 "다시는 다투지 않겠어요" 라며 두 손을 모아 빌면서 용서를 청하였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십자성호를 천천히 크게 긋고 난 뒤 "주님! 주님께서 손수 사랑의 매를 드시어 앞으로 이 아이들이 또다시 다툼으로 인하여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 없이 사랑으로 일치할 수 있도록 오늘 이 아이들의 마음을 새롭게 하여 주소서" 하고 기도한 뒤 "어서 때려라" 하니 아이들은 더욱 큰소리로 울면서 "엄마, 다시는 안 그럴 게요. 저희들을 때려 주세요" 라며 두 손 모아 '싹싹' 빌면서 용서를 청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너희들이 잘못한 것은 바로 너희들을 올바르게 교육시키지 못한 이 엄마의 잘못이니 어서 이 엄마를 때려라"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두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엄마, 엄마"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울면서 때리지 못하겠다고 하기에 "그러면 엄마가 직접 때리겠다" 하며 회초리로 내 종아리를 세게 때리기 시작하니 두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서 내 손에 있는 매를 빼앗더니 서럽게 울면서 내 종아리를 가만가만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예수님께서 수난 당하실 때 맞으셨다 던 5480대의 매를 묵상하면서 두 아이에게 각각 5480대의 매를 때리라고 했다.(그 당시 성녀 비르짓다에 의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예수님께서 맞으신 5480대의 매에 관하여 단순하게 믿고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엄마의 태도가 전에 없이 강경하다는 것을 알아챈 두 아이들은 더 이상 엄마를 말려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하는 수 없이 매를 들고 서로 번갈아 가며 나의 종아리를 가만가만 때리면서 얼마나 슬프게 울었던지 두 아이의 눈은 이내 토끼 눈처럼 새빨개졌다.

아이들이 섧게 울면서 아주 살살 때렸다고는 하지만 5,480대씩 도합 10,960대의 매를 맞은 내 종아리는 어느새 새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다.

연약한 아이들의 이러한 매질에도 나의 종아리가 이렇게 새파랗게 멍이 들었을진대 하물며 악당들이 힘껏 내리친 채찍질에 예수님의 온 몸은 얼마나 만신창이가 되셨을까를 깊이 묵상하면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온 몸을 내어준 채 기꺼이 모진 고통들을 봉헌하신 예수님의 높고 깊고 넓은 무한하신 사랑을 생각하니 울음이 북받쳐 올랐고 감사와 기쁨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 내렸다.

그 순간 나는 "주님! 아이들이 때린 매의 숫자만큼 이 아이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는데 사용하여 주시며 앞으로 자라서 죽는 그 순간까지 매순간 회개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늘 인도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매의 숫자만큼의 죄인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은총내려 주시어요. …" 하고 기도했다.

아이들은 나를 때리는 동안에 차마 눈을 뜨지 못하여 감은 채로 때렸기에 멍이 든 줄을 몰랐다가 숫자를 채우고 난 뒤 눈을 떠서 나의 종아리를 보더니 자기들이 때린 매로 인하여 내 다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피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더 큰 소리로 '엉엉' 울어댔다.

나는 두 아이들을 품에 안고서 "얘들아! 이 엄마가 너희들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알지? 너희들을 너무너무 많이 사랑한단다.

그러니 이제 우리 앞으로 주님 안에서 착하게만 살아가자 알았지?" 하며 달래 주었더니 "응, 엄마! 미안해, 다시는 다투지 않을게, 엄마! 많이 아프지?" 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였다.

그 뒤 아이들은 다툼 없이 더욱 화목하게 잘 지냈다.
 

"주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받으소서."

 
"오, 사랑하는 내 딸, 귀여운 내 아기야!

너는 나의 위로다.

세상자녀들은 진정한 회개와 정성된 마음이 결여되어 있기에 내가 당한 멸시와 편태를 머리로는 알면서도 불경한 것들을 서슴치(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는 것이며, 천국으로 불림 받은 자녀들까지도 나를  신뢰치 못하여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 지옥과 연옥을 넘나들고 있으니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아픔이란다.

그러나 너는 나의 고통과 합하여 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니 내 어찌 너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받지 않겠느냐.

나의 사랑에 근거를 둔 너의 그 깊은 사랑과 애정어린 정성으로, 자녀들을 통하여 네가 맞은 매의 수보다도 더 많은 영혼들이 회개하여 무분별 속에서 깨어나 기쁨과 사랑과 평화를 누리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