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버릴 음식을 버려질 영혼을 위하여 먹다. (1982년 8월 14일)
저녁 시간이 되자 두 자매가 밥을 지으려 했다. 내가 "먹다가 남은 밥이 있으니 그 밥을
그냥 먹자"고 했더니 두 자매는 "밥이 변해서 상한 밥은 버리고 새로 지어서 먹자"고 하였다. 사실 나는 입이 너무 써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지만 버려질 영혼과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마음으로 "자매님들, 우리 버려질 영혼을 위하여 이 밥을 씻어서 끓여 먹읍시다"
하고
제의했으나 두 자매는 한사코 못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러면 나는 이 밥을 씻어서 끓여 먹을 테니 자매님들은 새로 밥을 지어 드세요" 하고
쉰 밥을 깨끗이 씻으면서
"오, 주님! 나의 예수님, 저는 변해버린 이 밥을 씻고 있지만 불가능이 없으신 주님께서는 버려질
영혼들의 죄악들을 주님께서 우리 위해 흘려주신 오상의 성혈로 깨끗이 씻어 주시어 그들(버려질 영혼들)이 다시 새롭게 부활의 승리 얻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한 후 냄새를 맡아보았더니 냄새가 다 가시지 않고 조금 남아 있었기에 또다시 기도했다.
"오, 나의 주님이시여! 우리 인간이 다하지 못하는 것 주님께서 마저 해 주시어요. 닦아도 닦아도 잘
닦이지 않는 우리 영혼의 때를 주님께서 흘려주신 오상의 성혈로 씻어주시고 성령의 불로 태워주시어 이 음식이 병든 우리 영혼 육신을 치유시키는
신약이 되게 하옵소서" 하고 기도하며 밥을 끓였더니
두
자매가 "율리아씨! 우리도 영혼 육신을 치유시켜 주실 신약을 먹을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기분 좋게 그 밥을 먹었는데 탈 없이 소화도 아주 잘 되었다. 버릴 음식을
먹으면서 버려질 영혼을 구해 주시라고 기도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 되었다.
그들은 "율리아씨 고마워, 그렇게 좋은 기도를 한 음식을 먹었으니 우리 영혼이 지금은 풍요로워졌어"
"아니에요, 나에게 고맙다고 하지 마세요. 주님께, 오로지 주님께만 감사하세요." "그래요. 우리에게 율리아씨를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 드리고
기도를 가르쳐준 율리아씨에게도 감사 드려요." "나는 감사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으니 오로지 주님께만 감사 드리라니까요." "아유, 정말 못
말려"
하고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웃으면서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전날
밤도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한숨도 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날 밤도 주님과의 사랑에 찬 대화에 흠뻑 취해 또 다시 밤을 지새우게 되었는데
좋으신 우리 주님께서 잠을 멀리 출장을 보내셨는지 밤이 깊어 가면 갈수록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눈마저도 초롱초롱해지니 날이 새는 줄 모르고
주님의 사랑을 마음껏 나누게 되었다.
예비신자인 자매님은 "이번 피정은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했는데 이렇게 좋은 피정이 될 줄이야 어이
상상이나 했을꼬" 하는 것이었다.
"오, 내 주님이시여!
찬미와 감사와 영광 받으시고 흠숭
받으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너와 같이 매순간 생활의 기도화를 실천하면서 온유한 겸손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때 그 사랑은 하느님의 분노까지도 억제하는 제동기가 될 수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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