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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심판하고 단죄하실 분은 오직 주님뿐! (1983년 5월 25일)

     

 광주 이 마리아 자매님이 봉사자들 머리 기도(생활의 기도) 좀 해 달라고 부탁하여 광주에 올라갔다.

그 당시 내가 운영하던 미용실은 광주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손님들이 올 정도로 많이 알려져서 연일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는데 그렇게 밀려드는 손님들을 뒤로한 채 중간에 미용실을 빠져나온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봉사자들이 더욱 더 겸손하게 낮아지고 작아져서 모두를 섬기는 작은 영혼들이 되어 주님의 사랑을 제대로 전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나섰다.

이 마리아 자매님 집에 도착하자마자 봉사자들의 머리를 자르면서 "주님 저는 이 자매님의 육신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머리를 자르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머리를 한 번 자를 때마다 이 영혼뿐만이 아니라 특별히 불림 받은 자녀들과 세상 모든 이들의 악습인 교만,

시기, 질투, 미움, 인색, 음욕, 분노, 탐욕, 자만심, 이기심,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등등을 온전히 잘라내 주시어 영혼을 아름답게 해 주소서. 아멘" 하고 생활의 기도를 하면서 머리를 잘라 주었고 또 파마와 드라이를 해 주면서

"예수님! 이 자매님의 영혼에 나쁜 모든 것들을 다 잘라내 주셨으니 이제 이 자매님의 영혼의 흐트러진 질서를 바로 회복시켜 주시고 말살된 사랑을 회복시켜 주시며 영혼을 아름답게 꾸며 주소서."

하며 하루종일 생활의 기도를 바치면서 봉사자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꾸며주며 말없이 희생으로 주님께 희생을 바쳐드린 후 그들과 함께 공동기도를 바치고 그 날은 그곳에서 자게 되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면서도 봉사자들을 위하여

"주님! 저는 지금 육신의 나쁜 것들을 씻어내지만 주님께서는 저를 포함한 봉사자들의 영혼에 끼어있는 나쁜 때와 버리지 못하는 악습들까지도 깨끗하게 씻어주시어 회개와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주님 앞에 한 점 부끄럼 없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겸손한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걸어 주님의 뜻을 이루는 착한 자녀들 되게 하소서. 아멘" 하며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는데

갑자기 온몸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수반되었기에 나는 세면장에 쓰러져 뒹굴기 시작했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견디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고통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배까지 뒤틀리니 나도 모르게

"으윽" 하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내 비명 소리를 듣고 놀라서 세면장으로 달려 온 그 집 가족들이 나를 떠메고 나왔으나 극심한 고통이 계속되자 놀란 마리아 자매님은 나주 집으로 전화하여 장부에게

"빨리 와서 율리아를 병원에 좀 데려가 주세요" 하였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던가? 주님께서 필요하시어 나를 병원으로 보내실 때마다 "성령운동 안 하려고 하니까 벌 받는다."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데 뭐하러 병원에를 가느냐?

기도하면 될 것을…" 하며 내가 병원에 갔던 일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많은 판단을 하신 분들이 아니었던가? 그러던 그들이 내가 고통을 받자 자기들 입으로 병원에 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병원에 갈 일이 아닙니다"

하고 겨우 외마디 말로 거절한 뒤 계속되는 고통으로 몸부림치자 이 마리아 자매님은 안절부절  못하다가 함께 성령운동 했던 우리 멤버들을 불러 나를 가운데 눕혀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도가 시작되자 나의 고통은 더욱 극심해져만 갔다.

그때 "나는 이 세상에서 형님을 가장 존경해요" 라며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엘리사벳 자매가 "형님! 형님은 맨날 고통을 달라고 청하는데 그것은 교만이라고 우리 봉사자들이 다 그래요.

그래서 형님이 맨날 고통받는 것도 교만이래요" 라고 말하자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나의 입에서는 전혀 고통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우렁차고 힘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엘리사벳의 말이야. 어찌 성인 성녀들이 고통을 예수님께서 받으시라고 했으며 순교자들이 「고통은 응당 예수님께서 받으셔야 됩니다」하며 고통받기를 꺼려한 적이 있었더냐? 도대체 봉사자들이 할 일이 무엇인가?

섬김을 받는 것은 봉사자의 몫이 아니야. 봉사자들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을 찾아하면서 일치된 말과 행위로써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해.

그런데 봉사자들이 낮은 자리에서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지는 못할망정 이웃 형제가 받는 고통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판단해서야 어찌 주님의 사랑을 제대로 전할 수가 있겠는가?

주님은 한 분이신 것처럼, 우리가 하는 일이 각각 다르지만 각자의 소명이 다를 뿐, 우리 모두는 주님을 위해서 일하는 주님의 한 지체란 말이야. 그래서 판단하시고 심판하실 분은 오직 주님이셔.

엘리사벳! 순교자들의 삶을 생각해 봤어?"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여 기도하던 봉사자들은 울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가슴을 치고 땅을 치는 통곡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된 듯 모두가 하나같이

"율리아, 잘못했어" "율리아씨 미안해요." "율리아 형님, 죽을죄를 지었어요." "율리아야 잘못했다 용서해다오…" 하며

모두들 깊은 통회와 회개의 눈물로 용서를 청했다.

바로 그 순간 꼼짝도 못했던 나의 몸이 온전해져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님께 영광을 노래하며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10여분이 지난 뒤 고 마리아 자매님이 도착했는데 나를 보자마자 내 머리를 마구 쥐어박으면서 때리기 시작했다.

"이년아! 너는 나보다 더 배우고 더 잘났으니 네가 지금까지 성령운동을 열심히 했으면 지금쯤은 나보다도 더 훌륭하게 되었을 것 아니냐 이년아! 네가 성령운동을 하다가 안 하니까 주님께서 너에게 매를 드시어 네가 그렇게 맨 날 아픈 거야. 그랑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시작해. 알았냐 이년아! " 하면서 계속해서 나의 머리를 얼마나 세차게 쥐어박으면서 때렸는지 눈에서 불이 번쩍번쩍 나는 것 같았다.

"주님, 나의 님이시여!

이 매맞는 고통들을 봉사자들이 판단하며 저질렀던 모든 잘못에 대한 보속으로 바치오니 제가 맞았던 이 숫자만큼 봉사자들이 영적으로 깨어나 이웃을 판단하지 않고 모든 것을 주님께 온전히 맡기는 착한 자녀들이 되게 하시어 우리 모두 주님 성모님 사랑 안에 하나되게 하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너는 너의 고통들을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죄인의 죽음을 원치 않는 나의 원의에 합하여 아름답게 봉헌하고 있으니 매순간 희생제물이 되어 바치고 있는 너의 그 크고 작은 고통들로 인하여 많은 죄인들이 회개하게 될 것이며, 병든 영혼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되어 공급 될 것이다.

때로는 너에게 죽음에 이르는 고통이 수반되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너는 언제나 내 사랑의 입맞춤으로 영적 평온 속에서 기쁨과 사랑과 평화를 누리며 많은 영혼들을 나에게 데리고 오게 될 것이다.

죄를 뉘우치는 진실한 통회만으로 모든 죄가 다 씻겨 지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보속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면서 이웃을 위한 보속의 삶을 살고 있는 너와 같은 작은 영혼이 있기에 나는 위로를 받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