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백일 탈상에 오신 작은 예수님 (1990년 6월 15일 오전)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의 백일 탈상 미사를 본당 신부님께서 성모님집 순례자들 방에서 드려
주셨다.
미사 후 조촐한 음식으로 사랑을 나눈 뒤 신부님과 손님들 모두가 가신다고 하여 오후 3시경에 배웅하러
나갔는데 루비노 회장님이 어떤 신체장애 행려자 한 분을 모시고 오셔서는
"율리아, 율리아! 율리아가 너무 좋아하는 분 모시고 왔는데, 어떻게 할까?" 나는 너무
반가워
"어머, 어머. 잘 모시고 왔어요. 고마워요. 작은 예수님이 오셨네.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대신 보내 주셨네" 하고 먼저 그 할아버지에게 잡수실 것을 드린 뒤 옷을
사다놓고 목욕을 시켰다.
따뜻한 물로 몇 번을 씻겨 드렸지만 몸에 기름때가 워낙 많이 배어서인지 닦아도 닦아도
끈적거렸다.
머리도 몇 번을 계속해서 감겼지만 잘 씻어지지 않아 나중에는 할 수 없어서 머리를 그대로 잘랐는데 내
손에 기름때가 많이 묻어 나왔고 가위에도 때가 한 더께나 입혀졌다.
면도를 할 때에는 너무 미끈거려서 맨 처음에는 누가 비눗물을 묻혀 놓은 줄 알았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코를 닦지 않았으면 얼굴에 그대로 두껍게 눌어붙었는지 닦아도 닦아도 계속 미끈거렸다.
맨 마지막으로 커다란 다라이 안에 세워 놓고 맑은 물로 온몸을 헹구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선 채로
오줌을 싸 버리니 그 오줌이 내 옷이며 얼굴에까지 튀고 심지어는 입에까지 들어갔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아무 말도 못하는 그를 목욕시키고 이발 해주고 면도까지 해준 뒤보았더니 할아버지가
아니라 청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목욕을 끝낸 후 방으로 업고 들어가 옷을 갈아 입힌 뒤 재웠는데 잠자는 도중에 이불에다가 오줌을 싸
버렸다.
그러나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면서 그에게 방지거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나는 얼마나 기쁘고 즐거웠는지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흥겨웠으며 행복에 겨워 주님께
찬미하였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주님, 내 기쁨이시여! 감사하나이다.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까지 합쳐서
당신을 모시는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하겠나이다."
"그래, 그래.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내가 너의 기쁨이듯이 너 또한 나의
기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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