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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놈이야. (1984년 10월 13일)

 

미용실에는 살림방으로 큰 방 하나가 딸려 있었는데 가족 일곱명이 한 방을 같이 쓸 수가 없어 방 가운데에 미닫이문을 만들어서 둘로 나누어 쓰게 되었다.

나는 미용실을 하기 전에 먼저 다른 미용실의 형편을 알아보기 위하여 나주에서 머리를 가장 잘 한다는 K 미용실에 가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집 아들 둘이 번 갈아서 미용실을 들락거리며 "엄마 돈줘" "엄마-아 돈줘" 하면서도 시선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그 아이들에게 돈을 준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 모습이 너무 좋지 않게 보였기에 내 아이들은 절대로 미용실에 나오지 않도록 교육을 시켰다.

미용실을 시작한지 5년 동안 넷이나 되는 아이들이 방에서 놀면서 싸움은 물론이고 떠드는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서로 사이좋게 지냈으니 언제나 조용하기만 했기에 내가 네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내가 네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과 주님께서 나를 19세 소녀처럼 바꾸어 주셨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미용실 손님들은 나에 대해 의아해 하면서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개중에는 내 얼굴이 이국적으로 생겼다며

"함께 계시는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니 아마도 아버지가 미국인인가 보다" 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남자가 미용실에서 출퇴근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세컨드인 것 같다" 라고 말하면 "그래 맞아, 남편은 아닌 것 같아, 여자가 너무 어려" 하는 등 하도 말들이 많아 그들에게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 해 주었다.

그들 모두는 내 말을 듣고는 하느님의 현존을 믿게 되었고,

천주교에 입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루는 장부가 직장에서 돌아오더니 "여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놈이야" 하기에 "왜요?" 하고 물었더니 "나는 매일 매일 처녀하고만 살고 있잖아" 하여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바탕 웃었다.

"오, 주님! 나의 사랑이시여!

당신의 심오하고 크신 사랑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이미 땅속에 묻혀 있을 죄인이옵고

우리 가정은 또한 어찌 되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옵니다.

주님! 오직 당신 안에서만 하나되게 하시오며 당신의 상처와

고통을 닦아주는 효성 지극한 자녀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내 어머니 마리아께서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아멘」으로 응답하여 공동구속자가 되셨듯이

너 또한 모든 것을「아멘」으로 응답하고 내 불타는 성심의

사랑 안에 들어왔으니 너는 바로 내 성심의 사도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