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나주 성모님께 대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셨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생애 전체를 통하여 성모님께 지극한 사랑과 존경을 지니고 계셨던 교황님께서 나주에서 전 인류를 위한 사랑과 고통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계시며 사랑과 희망의 향유를 부어주고 계시는 성모님께 대하여 깊은 관심과 사랑을 지니게 되셨음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성하께서는 1994년 11월 6일 이태리 시실리 섬의 시라꾸사에 세워진 눈물의 성모 성당을 방문하시어 미사를 드리시며 강론 중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성모님의 눈물은 표징의 일부가 됩니다. 그 눈물은 교회와 세상에 어머니께서 계시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 또한 이 눈물은 기도의 눈물입니다. 다른 어떤 기도에나 힘을 주시는 어머니의 기도, 수많은 다른 이해관계들에 정신이 팔려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한사코 귀를 막기 때문에 기도를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탄원으로 올라가는 어머니 기도의 눈물입니다. 이 눈물은 굳어진 마음들을 녹여서 각 개인, 가정, 그리고 온 사회를 위한 빛과 평화의 근원이신 구속자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 모든 이들이 마음 문을 활짝 열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바람의 눈물입니다.

오, 눈물의 성모님, 어머니의 인자로 세상의 고통을 내려다보십시오! .......

...고통 받는 사람들, 잊혀지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 온갖 폭력의 희생이 된 사람들의 눈물을 씻어 주십시오.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재생시키는 은총에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뉘우침과 새 생활의 눈물을 얻어 주십시오. 모든 사람들이 어머니 마음의 깊은 사랑을 본 다음에는 그들에게 기쁨의 눈물을 얻어 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찬미 받으소서. 아멘!"

시라꾸사에서는 1953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나흘 간 한 젊은 부부가 모시고 있던 각판(刻板)의 성모님상에서 눈물이 흘렀으며, 이는 즉시 관할 주교관에 보고되어 9월 1일에는 눈물의 샘플이 채취되었고, 9월 9일에는 사람의 눈물임이 확인되었다는 의사들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10월에는 그 눈물의 기적과 관련된 290건의 기적적인 치유 사례들을 조사하여 105건이 신빙성 있는 것으로 판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는 관할 교구장께서 기적으로 인정하셨으며, 다음해 10월에는 교황 비오 12세께서 관할 교구의 인정을 확인하셨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성지에는 큰 성당이 건립되었습니다.

시라꾸사와 너무나 대조되는 나주의 상황

한국 나주에서는 1985년 6월 30일에 성모님께서 첫 눈물을 흘리셨으며 다음 달 7월 18일부터 메시지를 주기 시작하신지 22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과학적 조사나 제대로 된 증인 조사도 시행되지 않았고, 올바른 신학적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많은 신자들 및 성직자들이 사실이 과장되고 왜곡된 허황된 소문들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참으로 땅을 치며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천주성자이시며 만민의 구세주이신 예수님께서 이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서 역사(役事)하고 계시며, 구세주의 모친이시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이토록 강렬한 기적의 징표들과 메시지로 호소하고 계시는데, 어째서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이렇게도 끈질기고 외면과 냉대를 해드릴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한 번만 실제로 나주를 방문해 보고, 율리아 자매님을 직접 관찰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들을 유언비어만 가지고 비난과 판단을 계속하고 있으니, 나주의 일들을 실제로 시작하시고 이끌어 가시는 주님과 성모님께는 얼마나 큰 고통을 드리는 것이 되겠습니까?

나주의 율리아 자매 및 순례자들에게 던져지는 가장 큰 비난은 그들이 관할 주교님의 공지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즉 순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 목자들의 임무는 주님의 뜻과 가르치심을 순수하게 그대로 신자들에게 전해 주시는 것인데, 만일 목자들께서 주님의 뜻은 아랑곳없이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순명만을 신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지역교회에 위탁된 주교님의 권한 남용하신다면 이는 목자로서의 임무를 올바로 수행하시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가정의 부모님이나 학교의 선생님도 자녀나 학생들에게 진실 아닌 것을 강요할 수 없으며, 비도덕적인 것을 행하라고 명령하실 수 없음과 꼭 같은 이치입니다. 틀린 것이나 비도덕적인 것을 자녀나 학생들에게 강요하고서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그들에게 불순명의 죄목을 씌우고 불이익을 주는 것이 옳은 일이겠습니까? 교회에서나 일반 사회에서나 권력이 남용될 때, 특히 그 남용이 신속히 시정되지 않고 지속될 때 이로 인한 피해는 말할 수 없이 크게 될 것임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가톨릭 교리서에서도 교도권은 진리 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봉사하는 것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계십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86).

나주에 관한 광주대교구의 공지문에 대해서는 그 문제점들이 여러 지면들에서 이미 논해지고 설명되었습니다. 이를 요약만 한다면,

1. 나주의 일들에 대한 증인 조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 특히 눈물, 피눈물, 오상성흔 및 성체기적들을 직접 목격하신 교황님, 주교님들, 사제님들의 의견이 전혀 존중되거나 고려되지 않았음.

2. 나주의 일들에 대한 과학적 조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 지금까지 이루어진 과학적 조사들은 모두 평신도들의 노력과 비용부담으로 이루어진 것들뿐이며, 관할 교구에서는 단 한 번도 기적의 증거물들에 대한 조사를 명하거나 시행하지 않았음.

3. 공지문 상에서는 율리아 자매를 통한 성체기적들을 부정하기 위하여 가톨릭교리들을 왜곡하였음. 즉 “사제에 의한 축성 이후에도 면병과 포도주의 외양이 변해서는 안 되는데, 나주에서는 그 외양이 살과 피의 모양으로 변했다고 주장하므로 이는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라는 것이 공지문 상의 주장임. 그러나 실제 교회 가르침에서는 “사제의 축성 효과가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실체변화뿐이며 외양변화는 없다,”라고 하시어 축성으로 인해서는 빵과 포도주의 외양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여 축성의 효과를 설명하는 교리인데, 이를 왜곡하여 축성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빵과 포도주의 외양이 변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주장을 함으로써 지엄한 가톨릭 교리를 왜곡했으며, 결과적으로 역사상의 모든 성체기적들을 단죄하는 모순을 범하였음.

또한 공지문에서는 위에서 내려오신 성체의 기적을 부정하기 위하여 “성체는 유효하게 서품된 사제의 축성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성체가 사제의 축성 없이 위에서 내려왔다고 하는 것은 교회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교회 가르침은 “성체축성권은 유효하게 서품된 사제만 가지고 있고, 평신도나 이단의 성직자 등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가르쳤을 뿐, “성체가 사제의 축성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라는 내용은 가르치신 적이 없음. 따라서 이 역시 나주의 기적들을 부정하기 위하여 지엄한 가톨릭 교리를 왜곡한 것이 되며, 성인성녀들이 역사 상 예수님께로부터 직접 또는 천사들로부터 성체를 받아 모신 모든 기적들을 단죄하는 모순을 범했음

이처럼 나주의 일들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또 심지어는 가톨릭 교리를 왜곡하면서까지 억지로 나주의 일들을 단죄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신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임무는 그 잘못들의 시정을 목자들께 청원하는 것입니다. 주교관에 청원해서 안 되면, 교황청으로 청원하는 것입니다. 그 잘못된 판단과 압박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만 순명하는 것이 된다는 논리는 결코 성립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5세기 때 콘스탄티노플의 총 주교였던 네스토리우스가 성모님을 “천주의 모친”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가르침을 폈는데, 그 때 그 지역의 신자들이 자기들 주교의 가르침이 틀렸음을 알면서도 그대로 따르고 복종했다면 이는 순명의 덕이 아니라 오류를 받아들이는 큰 죄를 짓게 되었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천주의 모친”이 되심을 부정한다면,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게 될 것이며,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면, 그리스도교의 모든 진리들에 대한 신앙이 무너져 버릴 것입니ek.

인간 각자들에게 양심을 주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어떤 압박이나 위협이나 박해로 인해서 자신의 양심을 거스리며 신앙을 저버리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며 용납하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만일 부모님과 선생님이 틀린 것을 가르치시며,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을 하라고 하신다면, 그 잘못을 고치시도록 계속 말씀드리며 도와드리는 것이 우리의 올바른 임무일 것이며, 결코 그 잘못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행하는 것이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진리와 함께 가며 진리를 옹호하며 도덕률에 부합되는 권위에 순명하는 것은 우리의 지극히 중대한 의무입니다. 그러나 잘못 사용되는 권위, 하느님의 일을 경시하며 내치려는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오류와 불의에 동의하는 순간 이미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게 되는 것이며 모든 진리와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불충을 드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1986년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나주의 일들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알게 되신 것은 1986년 한국 주교님들의 교황청 방문 중이었습니다. 그 때 광주대교구의 윤 공희 대주교님께서는 교황님과의 회의석상에서 “저희 교구에서도 성모님상이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있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를 들으신 성하께서는 “이런 일에는 그 열매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답하셨다고 합니다.

1991년 : 5년 후 한국 주교님들이 다시 ad limina 차 교황청을 방문하셨을 때,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한국 주교님들께 나주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 훌륭한 은총을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과 나누도록 하십시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면서도 아직 대부분이 이교도 또는 무신론자인 아시아의 복음화를 간절히 바라시며 염려하시던 성하께서 이 고귀한 하늘로부터의 선물과 도우심을 허비하지 말고 아시아 복음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한국 주교님들께 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주를 빨리 잘 조사하여 별 문제가 없으면 인정하고 성지를 이루며 선교사업을 촉진하라는 부탁이시며 지시이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4년 : 그 후 1994년 11월에 교황님의 공식 대리자로서 나주를 방문하신 주한 교황청대사 죠반니 불라이티스 대주교님께서는 나주에서 기적적인 성체강림들을 직접 목격하셨으며, 나주에 대한 모든 일들을 요약하여 교황청으로 정식 보고를 드리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특히 나주 성모님께서 눈물과 피눈물 흘리시는 사진들이 포함된 앨범을 약 45분간이나 두 팔을 벌리고 주의 깊게 보시며 깊은 관심과 감동을 표시하셨다고 합니다.

1995년 : 1995년 9월에 교황님께서는 개인 비서인 빈센트 투 주교님을 나주로 보내시어 “나주 성모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존경하며, 고통을 봉헌하며 메시지를 받아 전하는 율리아 자매도 지극히 사랑하며 존경한다.”라는 말씀으로 고통 중에 계신 율리아 자매님을 위로하시고, 교황청에서의 교황님 집전 미사에 참석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이에 다음 달 10월 31일 율리아 자매님은 교황님의 소성당에서의 미사에 참례하였으며, 영성체 때 성체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성하께서는 미사가 끝난 후에 율리아 자매님의 혀 위에 심장 모양의 살과 피로 변하여 있는 성체를 목격하시곤 깜짝 놀라시며 이마에 십자가를 그어주시고 빰을 어루만지시며 강복을 주셨는데, 함께 오지 못한 가족들까지 강복하시며 묵주 3개를 선물하시는 관심과 자상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답니다.

1996년 : 1996년의 ad limina 방문 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인천교구의 나 길모 주교님께 “나주가 주교님 교구 소속입니까?”라고 물으셨는데, 나 주교님께서는 “아닙니다. 나주는 더 남쪽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러자 성하께서는 “나주의 일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으셨는데, 나 주교님께서는 “저는 그 일들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셨고, 이어서 성하께서는 “나도 율리아를 통한 성체 기적을 보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내용은 1996년 9월 20일 나 길모 주교님께로부터 직접 이 말씀을 들으신 장 홍빈 알로이시오 신부님의 증언에 의거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 날 교황성하와 나 주교님 사이의 대화를 그냥 사적이며, 그냥 지나가는 대화라고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교황성하께서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 오시던 매우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한국의 한 주교님에게 정식으로 질문을 하시고 또 성하의 뜻을 표명하신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나 주교님께 말씀하신 내용이 다른 한국 주교님들과 모든 신부님들께 전달되고 또 모든 한국 신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셨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으로써 성하께서 1995년 10월 31일에 직접 목격하신 성체변화 현상을 기적으로 인정하신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 날의 기적은 바티칸 내에서 일어난 것이니, 로마의 주교이기도 하신 교황님께서 직접 판단하셔야 할 사안이었습니다.

2001년 : 2001년 3월 다시 한국 주교님들께서는 ad limina 차 교황청을 방문하셨는데 3월 31일 토요일 저녁 미국 오레곤주에 살고 있는 저는 뜻밖에도 제주교구 김창렬 주교님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교님께서는 교황청 방문 중에 있었던 대단히 중요한 일에 대하여 약 30분 간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이 일을 저희 지도 신부님과 기타 가협력자들 몇 명들에게만 전해 드렸는데, 이런 귀중한 소식을 이렇게 파묻어 놓기만 하는 것도 주님의 뜻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서, 또 주교님께서도 저 혼자만 그 소식을 듣고 좋아하라고 알려주신 것은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에서 이 지면을 이용하여 국내외의 모든 협력자님들께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교회 내의 갈등들이 해소되고 애로들이 하루속히 극복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약 스무 분 되시는 한국 주교님들이 교황님과 오찬을 함께 하시는 순서가 있었는데, 교황청 식당이 크지 않았으므로 열 분씩 두 번에 나누어서 교황님과의 오찬에 참석하시도록 되었습니다. 김 주교님께서는 바로 교황님 옆자리에 앉게 되셨는데, 식사 도중에 성하께서 갑자기 “나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한국 주교님들은 성하의 이 뜻밖의 질문에 무슨 대답을 드려야 할지를 모르셔서 매우 불편한 침묵이 오랫동안 흘렀다고 합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분위기를 볼 때 절대로 그냥 지나가는 질문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질문이셨음이 틀림없었습니다. 사실 교황님께서는 오래 전부터 깊은 관심을 가지시고 원하시고 기다리시며 부탁하셨던 나주의 일을 한국 주교님들이 시행하셨는지 안 하셨는지 진지하게 묻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좌석에는 광주대교구의 윤 대주교님도 계셨는데,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고 좀 불편하신 표정이셨다고 합니다. 계속 침묵의 시간이 흐르자, 김 주교님께서 드디어 성하께 “이 문제는 식사 후에 제가 따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으며, 이로써 다른 의제들로 넘어가셨다고 합니다. 식사 후에 김 주교님께서는 성하와 한 시간 정도 말씀을 나누셨는데, 성하께서는 주교님께서 나주에 대하여 그리고 한국 교회에 대하여 자세히 보고 드리는 내용을 대단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들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고가 끝나자, 성하께서는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기쁜 미소를 지으시며 김 주교님의 어깨를 껴안아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관할 성성에 지시를 내리겠다고 하셨답니ek.

저는 이 소식을 듣고서 나주의 공식 인정이 가까웠다고 느꼈습니다. 아직 한국교회에 의한 인정이 아니라면 최소한 재조사는 곧 시작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교황님께서 지시를 하셨다면 그대로 이루지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후 한 달 반 정도 지난 5월에 Los Angeles에 살고 있는 미국 신자들 몇 명이 로마로 순례를 갔는데, 로마에 머무는 동안 가톨릭 TV 방송국에서 나주에 대한 특집 방영을 이태리 전역으로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 신자들은 나주에도 이미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었으므로, 그 방영을 보면서 느낀 기쁨과 놀라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그들은 곧 로마를 떠나서 이태리 동남부 해안 가까이 있는 성 비오 신부님의 성지인 산 죠반니 로톤도를 순례하게 되었는데, 그 곳의 성당에 들어가다가 또 한 번 크게 놀라게 되었습니다. 성당에 들어가는 로비에 많은 큰 사진들과 설명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교회 역사 상 이미 공식 인정을 받은 성체기적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란치아노의 성체기적도 물론 있었고, 놀랍게도 1995년 10월 31일 교황님 앞에서 일어났던 성체기적의 사진들이 이태리어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즉 로마의 주교이신 교황님께서 당신의 직할 교구 안에서 일어난 성체기적을 일반 신자들에게까지 인정하신 것이었습니다. 그 날 순례자들을 인도한 이태리인 안내자도 이러한 TV 방영이나 성지에서의 사진 전시는 교황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답니다. 왜냐하면 그 방영과 전시가 교황님과 직접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01년 5월의 그 TV 방영과 사진 전시가 2001년 3월 교황 성하께서 김창렬 주교님께 말씀하신 내용, 즉 관할 성성에 지시를 내리겠다고 하신 말씀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2001년 3월을 기점으로 하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95년 10월 31일 교황청 소성당에서의 율리아 자매님을 통한 성체기적을 로마 교구장 자격 및 전체 교회의 교황 자격으로 인정하신 것이며, 나주의 전반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도 교황청의 긍정적인 입장을 공식화하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주에서의 일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진지한 재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뿐 아니라, 교황님께서는 1998년의 나주 관련 광주 공지문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실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그러나 단호하게 표명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 11월 : 오는 11월에는 또 다시 모든 한국 주교님들이 교황청을 방문하시게 됩니다. 이번에는 통상적인 5년만이 아닌 6년만의 방문이신데, 요한 바오로 2세 하에서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계시면서 요한 바오로 교황님과 밀접히 일치하여 계셨던 현 교황 베네딕도 16세께서도 나주의 일들에 대하여 지금 교황청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자세히 알고 계시며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인류복음화 성성의 장관이신 이반 디아스 추기경님께서도 과거에 한국주재 교황청 대사로 계셨으므로 한국 교회의 사정에 매우 밝으시며 특히 나주 성모님께와 율리아 자매님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계셨으며 지금도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이번 ad limina 방문이 나주에 대한 한국교회의 공식입장이 크게 바뀌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희망하며 또 그렇게 되도록 많은 기도와 희생을 봉헌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이 계기를 통하여 우리는 나주 성모님의 공식 인정이 크게 앞당겨져 현대화, 세속화의 물결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교회가 다시 새롭게, 강건하게 일어서서 전 세계의 복음화에 전력을 다하여 봉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교황님께 참으로 충성하고 일치하며 전 세계의 모든 지역교회들과도 사랑으로 화합하는 충성스런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되도록 힘껏 기도드리고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이 분도

Mary's Touch By Mail

Gresham, Oregon, U. S. A.

2007년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