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이틀 간의 냉담 (1981년 5월 1일)
세례를 받기 전부터 매일 미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나였기에 세례를 받고 나서 매일 매일 성체를 모실 때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미사에는 참여하기는 했으나 용서하지
못한 채로는 도저히 성체를 모실 수가 없었기에 나의 가슴은 활활 타오르는 듯 했다.
그렇게 이틀째 성체를 모시지 못하게 되자 영적으로 너무 배가 고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성체를 모시지 못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전에는 전혀 몰랐기에 주님께 간곡히 청했다.
"예수님! 제가 지금 그분을 용서하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해 성체를
모시지 못했지만 고해성사를 보고 당신을 모실게요. 용서해 주세요. 네?" 하며 고해성사를 보기 위하여 먼저 깨끗이 목욕한 뒤 나주 성당을
찾았더니 신부님께서 출타 중이셨다.
영적으로 목말라 견딜 수가 없었던 나는 다른 곳에 가서라도 성사를
보기 위하여 나주에서 가까운 송정리로 갔다.
송정리에는 두 성당이 있었는데 먼저 원동 성당에 계신 장옥석
부주교님을 찾았으나 출타 중이셨기에 곧바로 신동 성당을 찾았는데 그 성당의 신부님도 역시 출타 중이셨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광주까지 나가서라도 고해성사를 보기 위하여
광주행 시내버스를 탔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셔야 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던 나는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기도하면서 주님께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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