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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율리아씨가 받는 사랑 저도 좀 받게 해 주세요.
       (1989년 사순절에)

 

서울에 살고 있는 어떤 자매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즘 율리아씨 건강 좀 어떠세요?" 하고 묻기에

"요즘 사순절이어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했더니

"어머 율리아씨는 참 좋으시겠어요. 율리아씨가 받는 사랑 저도 좀 받게 해 주세요. 율리아씨가 받는 사랑 좀 받아 봤으면 원이 없겠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

"제가 어떤 사랑을 얼마만큼 받는 줄 아세요?"

"그거야 예수님과 성모님의 특별한 사랑이겠지요."

"예 그렇습니다. 아주 특별한 사랑이지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 몸을 움직이기도 힘이 들고 눈을 뜰 수도 없는 그런 고통의 사랑이지요. 이 모든 사랑을 죄인들의 회개와 성직자들의 성화와 병든 모든 가정의 치유를 위한 희생과 보속으로써 받으며 하루 하루를 봉헌하고 있답니다" 했더니 그 자매님은 즉시

"아이고 나는 그런 사랑 받지 않을래요. 지금 제가 받고 있는 고통만으로도 너무 무거워 죽지 못해 살고 있거든요"

하면서 내가 말한 사랑이 다름 아닌 고통이라는 것을 알고는 얼른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 있는 고통인 것을!

"주님, 나의 님이시어!

세상 모든 이들이 쓴 것을 마다하고 달콤한 것만을 추구하기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 까지 피흘려 구원해 주신 주님의 사랑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적어도 사순절만이라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주님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 고통을 통해서만이 영광에 다다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오 귀여운 내 딸, 내 작은 영혼아!

극심한 고통들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매일 매순간 전심전력을 다하여 성심껏 바치는 생활의 기도는 바로 모든 것을 초월하는 능력의 기도가 된단다."

 

"오 나의 사랑, 나의 구원자시여! 부족하기 만한 이 죄녀!

당신의 포근한 사랑의 품에 안겨 아브라함의 믿음과 다윗의 용기를 본받아 솔로몬의 슬기로 더욱 순박하게 당신께 다가가 영원한 내 사랑이신 당신과 함께 영원 무궁토록 살으오리이다."

 

"그래 그래 사랑하는 내 귀여운 작은 아기야!

단순하고 순수한 사랑과 희생으로 불타올라 모든 것을 온전히 봉헌하는 너를 볼 때면 나는 잠시라도 고통을 잊고 기쁨에 차 오른단다."

 

"오 내 주님, 나의 전부이시어!

당신께 드릴 것이라고는 부끄러움 밖에 없나이다.

그러나 부족한 이 죄녀를 통해서 계속 위로 받으시고

기쁨이 되길 바라오니 주님 홀로 영광 받으시고

성모님 찬미와 위로를 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