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오! 놀라운 사랑의 힘이여! (박 루비노
증언)
지 주교님께서는 멈추지 않는 딸꾹질로 많은 고통을 받으시다가
율리아 자매에게 와서 기도해 주기를 부탁했으나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율리아 자매가 올라가지 못하자
기다리지 못하시고 친히 나주에 오셨다.
주교님은 율리아자매의 기도를 받고 딸꾹질이 치유 되셨으나 눈물 흘리시는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시고자 그
후로도 여러날 나주에 머무르시면서 성모님 상이 움직이시고 눈물 흘리심을 여러 번 목격하셨다.
주교님께서는 좋은 물을 잡숫고 싶어 하셨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율리아 자매는 병상에 누워 있어야 될
육신을 이끌고 좋은 약수가 나온다는 대구의 비슬산으로 갔다.
율리아 자매의 건강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기에 나는 안드레아 형제와 함께 율리아
자매가 마음을 바꾸도록 극구 말렸다.
하지만 주교님을 위한 율리아 자매의 사랑에 찬 정성과 마음은 비슬산에 가는 일이 불가능하리라는 우리의
인간적인 마음까지도 바뀌게 하기에 충분했다.
해발 1,080m 가 넘는다는 비슬산에 도착하여 보니 산이 너무 험하고 가파로워 우리는 산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 삯꾼을 구하려고 다시 내려갔지만 20 짜리 큰 물통에 물을 길어다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그 한 겨울에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길어오려는 우리를 정신이 돈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눈치였다.
어쨌거나 율리아 자매는 그들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넘어지면서도 그 험준한 산길을 걸어 결국 20 큰
통에 약수를 하나 가득 담아서 이고 내려오는데 산이 깊고 험한데다 한 겨울이라 남자인 우리조차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내려오는 것도 아주
버거웠다.
그러니 연약한 여자의 몸에다 입원해 있어야 할 율리아 자매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런데 사건은 산길을 거의 다 내려와 차가 세워진 평평한 길에서 일어났다. 앞서가던 율리아 자매가
갑자기 발이 돌부리나 문지방에 걸린 것처럼 순식간에 사정없이 엎어졌는데 손을 짚을 사이도 없이 그대로 넘어 지는 것이
아닌가?
언 땅에 내 팽개쳐진 물통은 박살이 나며 물이 산지 사방으로 튀었다.
십자가에 못 박힌 모습으로 엎어진 율리아 자매의 온 몸은 순식간에 물로 뒤덮였고 그 뒤를 따라가던 내
몸과 바지에도 물이 많이 튀었는데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내 바지 밑은 흘러내리던 물이 얼어 고드름처럼 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꽁꽁 언 몸에 차디찬 얼음물을 흠뻑 뒤집어 쓴 율리아 자매는 얼마나
추웠을까?
그래도 율리아 자매는 포기하지 않은 채 말리는 우리를 뒤로하고 시내에서 새 물통을 사 가지고 와
기어이 비슬산의 약수를 떠다가 주교님께 갖다 드렸다.
오, 자기를 생각지 않는 놀라운 사랑의 힘이여!
이 엄동설한에 친딸이라고 한들 과연 그럴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예수님과 성모님을 얼마나 사랑하였으면 그 무서운 고통들을 주님 영광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온전히 바쳐 드릴 수가 있었겠는가? 그것은 바로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며 흘러 넘치는 사랑의 샘물이었음을 확실히 본
것이다.
나는 오늘 참으로 주님과 성모님께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무엇인지, 신뢰에 찬 의탁이 무엇인지 깊이
깨달으며 이 은총의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주님과 성모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율리아 자매님의 협력자로 일하고 있는 순간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모른다. 당시 율리아 자매가 넘어진 곳은 발에 걸릴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반반한
평지였다.
지금 그때를 회상해보니 그 사건은 율리아 자매의 지극한 사랑과 정성에 화가 난 교활한 마귀가 우연을
가장하여 꾸민 악랄한 술책이었으리라.
그러나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주님께서는 율리아 자매의 그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보시고 영혼, 육신을
치유시켜 줄 기적의 샘물을 약속하셨는데 2년 뒤에 성모님을 통해 세상 모든 자녀들을 위한 영생의 샘물을 주셨으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듯이
샘솟는 자매님의 그 지극한 사랑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음이리라!
주님! 찬미와 감사와 영광과 흠숭을 받으소서. 알렐루야. 아멘.
전남 나주시 금계동 수강아파트 302호
박연훈(루비노) Tel. 061-332-2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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