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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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의 눈물을 보고서 변화된 사제 생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내 삶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나는 여자를 통해서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사제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왜냐면 나는 여자인 어머니의 모태에서 태어났고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났으며 양육 받아왔다.

차츰 자라면서 열두 살이 되던 어느 날, 나는 성당의 뜨락에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하얀 테두리의 모자를 쓰고 까만 옷을 입은 어느 여자가 나에게 다가 오기에 나는 무서워 도망을 치기 시작했는데 그 여자는 우리 집 근방까지 따라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인은 성당의 수녀님이셨다.

  외인집에서 태어났으나 그때부터 그 수녀님의 인도로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고 세례도 받았으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그 추운 겨울에도 미사시간 한 시간 전에 가서 성당 문열기를 기다려 복사 서기를 계속했다. 그 당시 가장 먼저 성당에 오는 아이가 복사를 설 수 있었기에 외인이셨지만 어머니께서 새벽에 깨워 미사에 보낸 적도 가끔 있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는 교구 학생회장까지 했으나 사제가 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사람만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일반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알로이시오는 사제 성소를 받았다고 생각해…"하는 어느 여학생의 편지를 접하면서 '정말 내가 사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강력하게 파고 들어 1년간 사제 성소에 대한 기도와 묵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반대학을 그만두고 8년간 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영원한 사제가 되는 주님의 목자로 초대받게 되었다. 사제가 될 때까지의 나의 삶은 내 능력이나 나의 원의에서가 아니라 순간순간 주님께서 부르시는 초대의 힘이었다.

  보좌신부, 군종사제 생활을 거쳐 몇 개의 본당을 거치다 보니 20여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수녀님의 권유로 내가 맨 처음 나주 성모님의 집을 방문한 것은 1987년 8월 1일이었다.

나주시 수강 APT에 사는 윤홍선 율리아라는 자매가 눈물 흘리시는 성모님 상을 모시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는 교우들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절로 기도하는 분위기에 젖어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 뒤 바쁜 일상에 ?겨서 그만 나주 성모님을 잊고 말았다.

그러다가 1989년 4월 부활 대축일을 지내고 여행을 하게 되었다. 뉴욕의 어느 한인 교우 집에 묵으며 우연히 비디오를 보게 되었는데 비디오 내용은 바로 눈물과 피눈물을 흘리시는 나주 성모님에 관한 내용이었다. 고국을 떠나 이역 만리 먼 타국에서 사는 이 곳 교민들이 나주 성모님의 메시지에 관심을 갖고 그 말씀에 따라 충실하게 살려고 하는 모습에서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한 편으로는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이제 귀국하면 다시 나주에 가서 성모님의 메시지를 듣고 묵상하는 기회를 가져야지…' 하고 돌아왔지만 결심과는 달리 바쁜 일상 생활에 매달려 마음만이 앞서곤 했다. 그러다가 평신도인 한 형제를 통하여 다시 나주를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나주 성모님의 부르심이었으며 때는 1991년 5월 23일이었다.

나는 그 이후 몇 차례에 걸쳐 나주에 가서 성모님 상에서 흐르는 눈물과 향유를 직접 목격하였고 성모님께서 풍겨주시는 장미 향기를 아주 여러 번 맡았으며 율리아 자매가 영한 성체가 살과 피로 변화된 모습도 목격하게 되었다.

성모님께서 눈물뿐만 아니라 왜 피눈물과 코피까지 쏟으시며 우시는가? 성모님께서는 왜 사제들을 위해 피눈물을 흘리실까? 그리고 왜 성체의 기적을 보여주실까? 그것은 바로 무절제한 산아제한으로 낙태수술이 자행되어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고 또한 냉담과 배교 등으로 교회를 떠나 죄악의 길을 걸으며 방향감각까지 잃고 헤매는  수많은 자녀들, 모고해와 모령성체로 인하여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성심이 받으시는 능욕과 모독,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점차 없어져가고 인간의 존엄성도 무너져가며 인간과 인간의 사랑까지도 말살되어 가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사제들에게 1985년 8월 11일에 주셨던 메시지,

"지금 사제들이 바람 앞에 등불이다. 유혹을 받고 있구나. 사제관 창문이 열려 있어 마귀 셋(교만, 탐욕, 음란)이 들여다보고 있다. 사제관 창문을 닫아라."란 말씀을 읽고서 크게 감동하였다. 예수님을 위해 온전히 봉헌된 삶을 살도록 성모님께서 나를 일깨워주신 것이다.

이 때부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봉헌하기 시작했다. 즐겨 피웠던 담배, 내가 그토록 몰두하던 골프, 그리고 오락(화투, 트럼프)과 텔레비젼을 봉헌하였다. 대신에 TV는 뉴스만 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봉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적인 봉헌으로써 생활이 기도화 되는 것이고 어린애와 같은 단순한 마음으로 사는 작은 자가 되는 것이다.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 (마태오 18:4)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이다.  

이 시대는 불신과 불경의 시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간의 불신이 만연하여 급기야는 하느님의 말씀까지도 불신하고 거부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세계의 신비를 무시하게 되어 성체 성사를 형식적인 전례로 타락시키고 그 신비를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즉 마음의 준비도 없이 미사를 드리게 되고 교우들은 큰 죄가 있어도 고해 성사 보기를 꺼려하며 또는 본다고 하더라도 대다수의 신자들이 진정으로 뉘우침 없이 모고해를 하며 성체마저도 습관적으로 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졌다. 나 역시 형식적인 기도와 습관적으로 드리는 성무 일도, 타성에 젖은 미사 봉헌 및 영성체 등 열정없는 가식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성모님의 부르심으로 자극을 받고 변화되어 가는 나 자신의 모습에 놀랍기만 할뿐이다. 그래서 지난 몇 해 동안 나는 나주 성모님의 집에 다니면서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과 윤 율리아 자매가 전하는 성모님의 말씀들을 주의 깊게 보고 듣고 관찰하면서 나주 성모님의 메시지가 교회의 가르침에 아무런 저촉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정통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 완전히 일치함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기에 나의 일기를 책으로 엮어 나주에서 발현하시는 성모님의 진실성을 증언하고자 하는 것이다.

낙태 보속 고통, 늑방 고통, 오상 고통, 편태와 십자가의 고통, 순교자들의 치명 고통 등 수많은 고통들을 율리아 자매가 기쁘게 봉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야말로 성령께서 그 자매와 함께 하였기에 견디어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수난 당하신 예수님과 성모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율리아 자매가 받은 신비한 고통에 과연 우리도 동참할 수 있겠는가?

끝으로 나주 성모님의 메시지와 징표로 인한 열매 몇 가지를 소개하며 끝을 맺을까 한다.

낙태한 수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냉담자들이 교회로 돌아오며 불화한 가정이 다시 화합하고 타종교 및 그리스도의 여러 교파의 신자들이 천주교로 개종하는 등 좋은 열매들이 수없이 많이 맺어졌음은 물론이고 현대 의학으로 도저히 불가능하여 이미 포기한 사람들이 치유 받아 새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례를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성모님의 큰 은혜라고 생각한다.

지난날의 사제 생활을 회고하며 태만하고 믿음이 약했던 나의 사제 생활에 뼈아픈 회한을 느끼는 동시에 나의 영혼을 찾아주시어 옳은 길로 이끌어 주시는 은혜로운 하느님의 은총과 나주 성모님의 사랑을 나의 양들에게 속삭여 주고자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비록 그릇된 길에 들어섰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사랑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돌보신다는 것을 외치고 싶다.

여기에 기록된 일기는 주님과 성모님 앞에서 한 점 거짓됨 없는 진실임을 고백하며 증언하고자 하는 바이다.

"매순간 우리 모두에게 사랑으로 오시는 주님!

당신을 더욱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삶 자체가 기적임을 깨닫고 늘 감사하게 하소서.

매일 매일 체험한 삶과 죽음의 신비 속에서 주님의 빠스카를 노래하게 하소서. 우리 모두가 회개하여 기도하고 희생하며 보속하는 삶으로 십자가 아래서 눈물 흘리신 성모님을 위로하게 하소서. 아멘."

                                                                         - 2002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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