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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예수님은 유다의 최고 실력자인 빌라도 앞에서 아무런 변명을 하지 않으셨는가?(마태 27,11-14)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행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이해타산이나 변명도 거절하는가? 

    2) 빌라도는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군중의 요구대로 예수님을 처형하는 데 동의했습니다(마태 27,24).우리도 예수님보다 자기 이익을 더 중요시한 빌라도를 닮은 적이 없었는가?

    3) 예수님이 우리 때문에 잔인한 모욕과 수치를 당하셨습니다(마태 27,26-44). 날마다 우리를 위한 그분의 사랑을 느끼는가?

    4) 마태오복음 27,45-54를 읽고 예수님의 죽음이 내는 열매들이 무엇이며, 이 열매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봅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여러 가지 안목으로 묵상해왔습니다. 그 중 중요한 신심운동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4~15세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고난을 영광스럽게 하는 십자가 신심을 발전시켰습니다. 이 신심의 출발점은 고난을 받으시는 예수님과 이분의 고통에 동참하시는 성모님을 동정한 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신심운동의 약점은 우리가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분의 부활에 힘입어 죄와 영원한 죽음에 대한 승리를 상징하는 것인데도 그분이 우리의 고통을 대신 당하시고, 그분의 고난도 우리 자신의 운명을 상징한다고 여기게 됩니다.

    어떤 비디오 작품에서는 군인이 예수님의 손에 큰 못을 박는 장면과 그 옆에서 대성통곡하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관객들은 이것을 보고서 예수님과 성모님의 고통보다 자신의 눈물겨운 삶의 여정을 생각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멜 깁슨(Mel Gibson)은 2004년도 작품인 '그리스도의 고난'(The Passion of Christ) 이라는 영화에서 어떤 인간도 견뎌낼 수 없다고 여겨질 정도로 잔인하고 무자비한 고문에 짓이겨지신 예수를 묘사했습니다. 

    이런 영화는 관객들에게 참혹한 예수의 모습에 대해 아예 연민의 정을 품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폭력을 보고서 대리만족의 쾌감까지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나아가서, 관객들 자신도 폭력을 휘두르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러한 신심운동은 우리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감격스러운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 그 장면이 뜻하는 것이 눈물과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이성의 확신과 의지와 결단이 더 중요합니다.

    19세기에 와서 그리스도인들은 연민이나 동정심을 품고서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순종하고 자신을 희생하여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받들어 모셨습니다.

    20세기에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때문에 전쟁을 막지 않으신 것으로 여겨지는 하느님의 연약함을 강조한 고난신심이 있습니다. 개신교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Bonhoeffer)는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마어마한 폭력과 불의가 난무하고 하느님이 우리를 저버리셨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예수님 고난의 뜻을 이렇게 묵상했습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얼핏 보기에는 우리 사회에 계시지 않는 것같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이러한 연약함에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한다. 하느님은 우리를 저버리시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반드시 도와주시는 분임을 믿기 때문이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는 승리자이십니다.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20세기의 다른 견해는 그분을 혁명가로 보는 것입니다. 그분의 고난은 모든 운명에 대한 싸움이요 모든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행위이다. 그분은 전통적 종교를 지지하는 이들과 대항해서 싸우고 부패한 독재정권과 극심한 빈부격차를 퇴치하기 위해 고난을 받으셨다.

    그분이 당신을 억압하는 모든 사람들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우리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처럼 받들기 위해 그들을 억압에서 해방시켜야 하고 역사를 끊임없이 전복시켜야 하다(혁명신학).

    위에서 살펴본 모든 고난 신심운동은 복음서에 제시된 고난의 의미와 부합하지 않습니다. 건전하고 타당한 고난신심은 복음서에 제시된 대로 초대 그리스도교회가 그분의 고난에 대해 묵상한 내용과 부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구별하듯,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많은 영화나 비디오를 취사선택해야 합니다.

    공관복음서의 예수님은 기본적인 인간품위조차 지키지 못하고 혹독한 고문을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부정적 사건이나 실패작으로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고난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전 인류를 위한 구원을 실현하시는 것입니다(마르 14,32-42.49).

    예수님은 제자들 중 하나가 당신을 체포하러 온 대사제의 종의 귀를 칼로 자르자 그를 고쳐주셨습니다(루카 22,50-51). 또한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분은 원수들을 용서하고(루카 23,340, 함께 십자가에 처형된 강도를 회개시키고 그에게 낙원을 약속하셨습니다(루카 23,41-43). 재판을 받으시는 예수님은 폭력 앞에 철저하게 무력한 인간이 아니라 오히려 재판을 주도하고 계셨습니다.

    또한 그분은 당신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빌라도 앞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하실 정도로 하느님의 뜻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하셨습니다(마태 27,14). 나아가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고통을 덜어주는 식초를 마시기를 거절하심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려 하셨습니다(마태 27,34).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죽음으로 세상종말의 구원이 시작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성소의 휘장이 찢어지고 백인대장이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했을 때 그분이 이미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들이심이 드러났습니다. 이 죽음 덕분에 유다인들 뿐 아니라 이방인들도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지 않고 예수님을 믿고 따름으로써 하느님과 일치합니다(마태 27,51).

    그분의 죽음은 구약시대의 끝이고 그리스도 교회의 탄생을 뜻합니다(마태 27,54). 또한 그분의 죽음 덕분에 죽은 이들이 부활의 희망을 얻었습니다(마태 27,51-53). 이처럼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은 전 인류를 이기심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한 승리를 뜻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고통받고 목숨을 바칠 용기와 힘을 주는 하느님의 은혜입니다. 이처럼 복음에서 제시된 참된 고난신심은 이러한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고난신심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나주성지입니다. 이곳에 발현하신 주님과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잘 보여 주시며 율리아 자매님을 통하여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시공을 초월하여 잘 보여 주시는 곳이 바로 나주성지이며 세계제일의 성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