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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다. 걱정말렴~(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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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iliana
댓글 17건 조회 1,969회 작성일 15-10-01 12:26

본문

 

다음 날 소식이 궁금해서 아들한테 물어보니

Y의 휴대폰이 방전이 됐는지 저희 아이와도

연락이 끊겨서 소식을 알 수가 없었어요. 

아이도 어지간히 속상했는지 제가 물어보니까

짜증을 내더군요.


그렇게 또 이틀이 지났습니다.

밤 10시 좀 안돼서 학원에 간 아들로부터 

Y랑 어렵게 연락이 닿았는데 계속 끼니를 굶어

배고파 한다고 집에 지금 데리고 갈테니 밥

차려달라는 전화가 온거에요.

그 날이 2013년 대입수능일 바로 전날이었는데   

그 날 저녁부터 갑자기 바람이 강해지면서

그 해 들어 처음으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며

엄청 추워졌기 때문에 제가 지금도 기억을 합니다.


당장 데리고 오라고 해서는 따뜻한 물로 샤워부터

하라고 욕실로 들여보내고는 저녁 상을 차리려고 하는데, 

뜻밖에도 저희 아이가  Y의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해서 Y가

저희 집에 있다는걸 알렸습니다. 

(성모님께서 마음을 움직여 주셨구나. 감사합니다!)


샤워를 마친 Y가 저녁을 편하게 먹도록 저희 둘이

아무 일도 없는 것 처럼 행동하면서 담임 선생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렸는데, 30분 후에 담임 선생님과

학생부 선생님 두 분이 함께 오셨습니다.


Y의 담임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그 아이 엄마가

현재 감정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서 아이를 바로

집에 돌려보내기엔 너무 위험하니까, 당분간

본인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돌봐줄거라고 하셨어요. 

담임 선생님도 그 아이의 엄마가 보낸 문자를

읽어보면 섬짓하고 무섭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예상한 것 보다도 우울증 증세가 훨씬

더 심각한 것 같았어요. 

 

선생님이 Y의 엄마한테는 저희 아들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일절 언급하지 않을거라고 하셨어요.

저희 아이는 물론, 저까지 위험해져서 안된다고..

끝까지 비밀로 해야한다고..

저희 아이의 존재 자체를 그 엄마가 알게 되면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Y엄마랑 함께 나주에 순례 다니면 참 좋을텐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하시면서 선생님이

저희 아이한테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데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어두웠습니다. 

집을 나서는 친구 Y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TV만 뚫어지게 보더군요.

 

친구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몰래 담임 선생님께 연락하여 인계하는게

친구를 위하여 과연 정말 잘 한 일일까?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았어요.

그 또래 아이들은 친구의 말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친구와의 의리를 깼다는 죄책감도 들었을거고.. 

​담임 선생님께 연락하는게 친구를 돕는 길임을

잘 알면서도 여러가지로 심정이 복잡했던 것 같아요.

 

날이 너무 추워져서 저희 아이의 오리털 파카를

Y한테 입혀서 보냈습니다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가 없던데..

정말 저희 아들과는 완전 딴판!

저희 아이는 ​북한 인민군도 겁나서 감히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남한의 그 무서운 중2! 

딱 그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Y는 서글서글하고, 붙임성 있고

어찌나 해맑게 웃던지요. 그런 모습이

그래서 더 제 마음을 ​후벼팠는지도 몰라요.

보통 가출했다고 하면 반항기 다분하고,

​거칠고, 질 나쁜 학생의 모습이 머리에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저희 아이가 처음에 Y를 집에 데리고 와서

재워도 되는지 저한테 허락을 구할 때 몇번이나

착한 아이라고 그토록 강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저한테 거절을 당하면 친구가 어디를

떠돌며 자게될지 걱정이 돼서 어떻게든 허락을

얻기 위하여 안타깝게 호소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성모님께서 제가 그 아이를 외면하지 않도록

저희 아들을 통하여 그렇게 말씀하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Y를 보면서 그동안 제가 가출한 아이들을

평소에 얼마나 안 좋은 편견을 갖고 바라봤었나 

잘못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주님과 성모님께 용서를 청했습니다.

가정이 해체됐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큰 충격과 

상처를 입고 방황을 시작하게 됐을까..

거리에 나가서 지내는 아이들의 거친 모습 안에

숨겨진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주님과 성모님께서

치유하여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어요.

Y의 거취문제를 두고 제가 고민을 할 때

동생과 의논하려고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친정엄마도 알게 됐는데, 식구들은 혹시

저희 아이가 질 나쁜 친구를 사귄건 아닌지

다들 그것부터 걱정했어요. 

네.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저도 처음에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주님과 성모님의 손길이

느껴졌어요. 

이건 내가 하는게 아니다. 주님과 성모님께서

아이를 통하여 Y를 우리 집에 보내신거다 하고.. 

그렇다면, 경찰에 인계하는 것도 바라시지 않을거고

가출하여 거리에서 지낸지 오래 된 험한 청소년들이 잠시

묵어가는 청소년 일시 쉼터에 보내는 것도 바라시지

않을거고, 담임 선생님을 통하여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과 성모님께서 지혜를 주신 것 같아요.    

**글을 2부로 끝내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내용에 맞지 않는 코드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창이 뜨면서 입력이 되질 않아 중간에 글을 끊어서

나머지는 3부로 옮기게 됐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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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기도화님의 댓글

생활의기도화 작성일

아들 친구를 선생님 댁으로 보내면서
여러가지 복잡하고 찹찹한 생각이
들었을 그 때의 심정들 모두 성모님께서

함께해 주셨음을 소중한 님의 은총글
통하여 느껴지네요.

선입견들에서 벗어나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며 맘써주신 사랑하는
릴리아나님 감사해요.

아들친구도 감사함을 느끼며
잘 성장되리라 믿어요. 님의
예쁜맘 그리고 여호수아의 얘뿐맘
은총 가득하네요.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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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이님의 댓글

길동이 작성일

주님과 성모님께서 지혜를 주신 것 같아요.
아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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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닮은아기님의 댓글

엄마닮은아기 작성일

주님과 성모님께서 지혜를 주신 것 같아요. 아멘!

읽을 수록 너무나 불쌍하고 가슴이 아프네요 ㅠ_ㅠ...
그 아이 지금은 잘 지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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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성심님의 댓글

사랑의성심 작성일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Liliana님의 따뜻한 마음, 사랑에
주님성모님께서 많이 기뻐하셨을 거 같아요.
그 아이가 너무 가엾네요.
더이상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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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처음님의 댓글

한처음 작성일

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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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돌아님의 댓글

돌아돌아 작성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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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샘님의 댓글

위로의샘 작성일

Y를 보면서 그동안 제가 가출한 아이들을

평소에 얼마나 안 좋은 편견을 갖고 바라봤었나

​잘못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주님과 성모님께 용서를 청했습니다.

​가정이 해체됐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큰 충격과

상처를 입고 방황을 시작하게 됐을까..

거리에 나가서 지내는 아이들의 거친 모습 안에

숨겨진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주님과 성모님께서

​치유하여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어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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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님의 댓글

장미 작성일

아멘!!!
릴리아나님 덕분에 이렇게 가엾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 을 알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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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봉헌님의 댓글

미사봉헌 작성일

남에게 사랑실천하는 것이 서툴렀는데
liliana님 글보고 용기가 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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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님의 댓글

여명 작성일

아 -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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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사랑님의 댓글

불멸의사랑 작성일

흠 ..
쉽지 않은 선행 일텐데..
역시 나주 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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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빛님의 댓글

세상의빛 작성일

거리에 나가서 지내는 아이들의 거친 모습 안에
숨겨진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주님과 성모님께서
치유하여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어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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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향기님의 댓글

어머니향기 작성일

날이 너무 추워져서 저희 아이의 오리털 파카를
Y한테 입혀서 보냈습니다. 순둥이도 그런 순둥
이가 없던데..정말 저희 아들과는 완전 딴판!
저희 아이는 북한 인민군도 겁나서 감히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남한의 그 무서운 중2!
딱 그 모습이었거든요.아멘!!!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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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함께님의 댓글

엄마와함께 작성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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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포기님의 댓글

자아포기 작성일

주님성모님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멘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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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님의 댓글

야고보 작성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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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여기님의 댓글

애인여기 작성일

"혹시라도 저한테 거절을 당하면 친구가 어디를
떠돌며 자게될지 걱정이 돼서 어떻게든 허락을
얻기 위하여 안타깝게 호소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아멘!!!
릴리아나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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