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이 3000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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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찬미성모님
나는 복도에 떨어진 못조가리나 줍고 휴지나 줍고나면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우두커니 서 있기도 뭣하여 이곳 저곳을 살펴 봅니다.
나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자세히 살펴 봅니다.
처음에 인쇄소에서 큰 종이에 인쇄를 해오면, 여자들이 책의 번호를 맞추어서
종이를 큰 자막대로 접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큰 종이가 한권의 책만큼 작아집니다.
그러면 그것을 옆으로 보내면, 그곳에서 또 여러개의 번호를 맞추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옆으로 또 보내면, 끈으로 묶고 풀칠을 합니다.
이렇게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공정이 17군데를 거쳐야 완전한 책으로 탄생을 합니다.
1954년도의 서울은 전쟁이 발발한지 4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재건 하려는 힘이
전혀 없기에,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일을 하여 돈을 벌려고 별별 수단을
다 씁니다.
그리하여 직업을 하나 갖제되면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하여
일을 열심히 하여 주인의 눈에 들도록 합니다.
자짓 사장의 눈에 벗어나 짤리기라도한다면, 어렵게 얻은 직업을 잃게 되기에
이곳 수십명의 직원들은 눈코 뜰 사이가 없이 열심히 일을 합니다.
나는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종이도 접어보고 페이지를 맞추어 보기도 하고
실수도 연발 하지만, 누가 나를 탓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은 나를 취직시켜준 분이 바로 사장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내가 풀칠한 책 더미를 들고나가 밖의 햇볕에 말리려 가파른 층계를
내려가다가 책이 기울어지면서 충계에 모두 쏟아져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층계는 종이로 가득 덮혀 나는 이것을 어찌해야 하는지 난감한데
여자들이 종이를 하나하나 집어 다시 번호를 맞추고 때가 묻은 것은 모두 버립니다.
나는 그후 실수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나는 수시로 빗자루로 복도와 작업하는 밑을 쓸어 깨끗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1공정 제2공정등에서 자리가 비면,
내가 들어가 일을 거들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숨이 막힐정도로 바쁘게 일을 합니다.
인쇄소에서 큰 종이가 들어오면 사장님은
"5일 내로 반드시 끝내야 한다'
라고 한마디만 떨어지면 직원들은 틀림없이 그것을 해치웁니다.
한달이 되자 사장님이 월급봉투지를 가슴에 가득 가지고와서 한사람씩 이름을 부르고
봉투를 나누어 줍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돈봉투를 받아들고 구석에 가서 열어보고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행복해 합니다.
나는 기술을 배우는 중이라서 월급따위는 없을 꺼라고 생각하였는데,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준 뒤에
"얘 세근아 !"
하고 나를 부릅니다.
"예?"
"옜따,"
하며 나에게도 돈 봉투를 주시는게 아닌가?
"수고했다"
라고하시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나도 귀퉁이에 가서 돈봉투를 열어봤습니다.
거기에는 3000환이라는 거금이 들어 있는게 아닌가?
그때는 쌀 한말이 700환 할 때인데 쌀 너말이 아닌가?
`와 ! 내가 월급을 받다니 !`
사실 시골에서는 너무 가난하여 평생에 쌀 서말을 먹지 못하고 시집을 간다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전쟁 후 사람들은 너무 가난하여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때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쌀값`이 좌우 하였습니다.
국민의 70%가 농민이었고 흉년이라도 들면 전국이 아우성입니다.
나는 월급을 누나에게 갖다주었더니 누나가 기뻐하면서
"이 돈에 좀 더 보태서 시골로 보내 소를 사서 키우도록 하면
돈이 많이 벌 수 있단다"
라고 합니다.
나는 그때부터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나는 눈치밥을 먹고 자랐기에 일을 빨리 익히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나는 그 열일곱개의 부서를 거의 모두 익숙해 지도록 노력 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그냥 내버려 두었지만,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눈여겨 보신다고 생각을 하고
나는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많은 직원들은 나를 사랑하였고 친절하였습니다.
때로는
"세근아 ,내가 좀 다른 바쁜 일이 있는데 이것 좀 네가 해 다오"
라고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무슨 일이든지 확실하게 잘 처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두달이 되자 사장님이 또 월급을 주시는데 이번에는 전달 보다 배가 많은
6000환을 주시는게 아닌가?
그러면 거의 쌀 한가마가 되니 나에게는 엄청난 돈입니다.
그때는 거의 보리밥이나 좁쌀밥을 먹는데 쌀밥을 먹는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나는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고, 나는 이제 어엿한 기술자가 된것입니다.
열일곱개의 공정과정을 다른 기술자처럼 익숙할 정도는 아니지만,다 마친 것입니다.
이때 출판사 계몽사에서 7만단어짜리 영어 사전을 우리회사에서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인쇄소에서 아주 얇은 종이에 글씨도 보일락말락할 정도로 깨알같은 작은 글씨로
인쇄를 해오자, 여자들은 또 조심스럽게 종이를 접습니다.
이 영어사전의 공법은 다릅니다.
다른 책들은 맨 나중에 시야기 (자른다는 일어)를 하여 산듯한 책이 탄생 하는데,
이 사전은 열둘 공정에서 시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그 두툼한 사전의 뒷면을 바늘로 찔러 실로 꿰매고,
앞면의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눌러 볼록하게 만든 다음에 뒨면에 아교칠을 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인데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못쓰게 됩니다.
그런다음에 앞과 뒤에 새로운 종이를 더 붙이고 비닐표지를 금속 도장을 찍어
글씨를 새기고 글자에 금가루를 뿌립니다.
그것을 사전에 붙이면 이리하여 비로소 영어사전이 만들어 집니다.
나는 내가 손수 영어사전을 하나 만들어 보관하고 싶어서
쉬는 시간에 사전을 한권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훌륭히 사전한권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 사전을 영원히 보존하고 싶었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후에 학교에서 도둑맞음)
내가 이곳에 들어온지 세번째 달이 되었습니다.
사장님이 또 월급을 주시는데 이번에도 또 3000환을 더 올려
9000환의 월급을 주시는게 아닌가?
나는 기쁘기도 했지만 좀 두렵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일을 썩 잘 하는 것도 아닌데도
매달마다 3천환씩 올라가는게 무서운 것입니다.
나는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사장님은 그동안 나에게 야단치거나 잔소리 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사장님은 내가 고아이기에 불쌍하여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매달 3천환씩 오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였는지 무척 피로를 느낍니다.
경험을 해 본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길을 가다가도 자면서 걷습니다.
토요일은 오후 2시면 일이 끝납니다.
그러나 더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2교대 3교대까지 하며 밤을 새우기도 하여
굉장한 월급을 받습니다.
어느 토요일에 내가 졸면서 집으로 가서 잠을 실컷 자려고 하였습니다.
내가 집에 이르자 집을 지키고 있던 사촌 여동생이
"오빠, 빨리 남대문의 경전 병원에 가봐"
"왜?"
"매형이 차 사고로 입원하셨어"
"뭐?"
나는 정신이 번쩍들어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계속)
^)*
댓글목록
집으로님의 댓글
집으로 작성일
고등학교 다닐 때 영한사전이 넘 가지고 시퍼 큰 맘 먹고 한권 구입했지요 . 1963년1월 1일 39판 민중서관발행 450원. 깨알같은 글자들 촉감이 아주 좋은 종이
애지중지함니드어 . 맨 첨 열어볼 때 발견한 글자가 dandelion : 민들레 . 민들레의 홀씨처럼 나주를 바람에 실려 마니마니 알려야되겠지예 .근디요 ,사람들이
저를 또라이취급 합디다 . 이젠 도가 틔여 " 사람들이 또라이인지 ? 내가 또라이인지 ? " 살다가보니 별 희한한 일도 경험 . 정말 ? 증말 ? 내가 또라이인가 ?
寧正言不諱 以危身乎 : 차라리 거리낌없이 바른말 하다 이 한 몸 고난을 받을까요 ?
녕정언불휘 이위신호
將從俗富貴 以투生乎 : 아니면 세속을 쫓아 부귀를 누리고 인생을 즐길까요 ? 유 : 女 + 兪 : 즐거울 유 . 도둑질할 투
장종속부귀 이투생호
주님함께님의 댓글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아 민중서관에서 또 나왔군요.댄드라이언 저도 일찌기 외웠던 민들레 단어입니다. 하하하
바른 말은 해야지요 미움을 받더라도 해야지요 하하하
hana님의 댓글
hana 작성일
주님함께님의 글이 하루에 한 편씩 올라오니
마치 신문연재 소설을 읽는 듯합니다^^
매일 읽는 애독자인데,
그동안 댓글로 감사인사 한 번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꾀 피우지 않고 성실히 일하시는 어린 주님함께님의 모습이
눈에 생생히 그려집니다~
고아라 불쌍해서가 아니라
성실하고 근면한 모습을 보시고
사장님께서 월급을 배로 올려주셨겠지요~
편하게 대충 시간 때우고 돈 벌려 한 제가 다 뜨끔합니다.^^
계속 주님함께님의 글 기다립니다~^^
주님, 성모님 은총 안에 오늘도 기쁜 하루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님함께님의 댓글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사랑하는 hana님 !
좋은 댓글 달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대충 시간 때운다고요?`
하하하 그리되면 아니되옵니다요 감사
루치아님의 댓글
루치아 작성일아멘.아멘.아멘.아멘.아멘.
야고보님의 댓글
야고보 작성일사랑하는 주님함께님! 살아계신 인생드라마 이십니다~ 님들같은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한국이 전후 65년사이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선진국 대열에 우뚝서게 된것이지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주님함께님의 댓글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아유 사랑하는 야고버님 !
그때는 정말 모두 열심히 일 했는데,
그런 정신으로 지금 일 한다면, 우리나라 금방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비의샘님의 댓글
자비의샘 작성일아멘, 샬롬 @@!!
nima님의 댓글
nima 작성일
찬미 에수님! 성모님!
더운 날씨에 잘 계시지요!
오늘도 흠뻑 빠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님함께님과 우리 모두의 삶이
평생 귀한 삶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님함께님의 댓글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사랑하는 니마님의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지길 빕니다. 아멘.
주님함께님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그때 소설가 정비석씨의 `자유부인`이나와 우리회사에서 만들었는데 베스터셀러가 되었고
김래성씨의 소설도 나왔고, 군인들의 훈련교과서도 나왔고,각 학교의 교과서, 참고서 뭐 안되는 일이 없습니다.
제가 만일 그곳에 계속 붙어 있었더라면 후에 상당한 지위에 올라갔을 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Liliana님의 댓글
Liliana 작성일
^^주님함께님~
더위에 영육간에 건강하세요. 아멘!
영적인사랑님의 댓글
영적인사랑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사랑의성심님의 댓글
사랑의성심 작성일
아멘!
월급이 쑥쑥 오르는게 너무 신기하네요.
근데 그 만큼 주님함께님께서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하신 덕분이겠지요.
그리고 성모님의 인도하심으로.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주님성모님의 축복 가득 받으세요^^
생활의기도화님의 댓글
생활의기도화 작성일
성실하신 모습들 감사해요.
사장님을 통하여 성모님께서 함께해주신
사랑이라 믿어요.
늘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빌며 주님성모님
사랑 가득받으셔요.
순교정신님의 댓글
순교정신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다음 글이 기대되네요~
애인여기님의 댓글
애인여기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돌아돌아님의 댓글
돌아돌아 작성일아멘~
마리안나님의 댓글
마리안나 작성일
월급이 매달 곱절로 올라가니 얼마나 기분 좋았을까요?
주님함께님의 성실과 근면함의 결과라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
자아포기님의 댓글
자아포기 작성일
열심히 일하며 성당에도 가고!!
즐거움만 가득할 수 없나봐요! 매형이!!
아멘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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