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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님함께
댓글 23건 조회 3,292회 작성일 15-06-18 13:44

본문

찬미예수님   찬미성모님



때 : 1990년 6월 24일

곳 : 강원도 삼척시 사직성당

주례 : 조 마태오 신부님


신랑 : 정 세근 (임마누엘) 53살

       긴 머리가 어깨를 덮고 긴수염이 가슴으로 내리우고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오른쪽 다리가 짧아 발 뒷끔치가 한뺨이나 들어올려져있어서 위태로워 보이고,


신부 : 김 미옥 (엘리사벳.시튼) 26살

       긴 생머리가 등에서 찰랑이고

       웨딩 드레스대신 분홍색의 원피스를 입고

       면사포 대신 미사보를 머리에 쓰고 제단 아래에 신랑 옆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주례말씀 :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잘살 때나 못살 때나

           성할 때나 아플때나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잃지말고.....


주례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예 그럴께요` 라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   +   +  


우리는 삼척 버스터미널로 와서 남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우리가 지금 결혼식을 마치고 이 버스에 탔다라는 것을 그 누가알랴 !

오직 우리를 맺어주신 하느님밖에 없다는 사실에 묘한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는 호산에서 내려 다시 태백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풍곡에서 내려 6km의 덕풍계곡으로 들어갑니다.


"자기야 고마워"

"뭐가요?"

"나같은 사람을 선택해 줘서"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오히려 더 고맙지요"


"우리지금 신혼여행중이지?"

"호호호 맞아요 집으로 신혼여행가는 중이예요"


이렇게 하여 처녀를 만나지 5년만에 결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떳떳이 결혼을 하였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다음날 나는 장인장모님에게 편지를 띄웠습니다.

허락도 없이 또 알리지도 않고 우리끼리만 결혼하여 죄송하다고 하며 용서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장인장모님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너는 이제 우리 딸이 아니니 집에 오지도 말며 전화도 하지말거라 !"

고 최후통첩을 하였습니다.


아내가 눈물을 짓기에

"자기야, 우리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어"

"맞아요 우리 열심히 살아요"


우리는 몇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우리가 사는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미사에 갈 수 없기에 집에서 공소예절을 매일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집에 오시는 모든분들을 하느님 대하듯 하자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결혼하여 사는 동안 4년이 지났고 두명의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러자 장인장모님이 우리집엘 오시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 이제는 우리를 용서하시는구나 !`

감사의 눈물이 흐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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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첫 아기가 태어났을 때, 어느날 돌담 넘어로 김택구 신부님이 불쑥 나타났는데,

그분은 1975년 내가 청주서운동 성당에서 일하다가 미국인 길신부님으로부터 도둑누명을

쓰고 서울로 올라와 인생의 맨 밑바닥을 헤매다가 나는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때 나를 구해주신 분이 바로 김택구 신부님이셨습니다.


"얏호 !"

라고 하시는게아닌가?

"앗 김택구 신부님이닷 !"

내가 소리치자 아내도 나오는데 나는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기에 김택구신부님

이름을 알고 있었습니다.

"김택구 신부님 어서오세요"

라고 아내가 인사를 드립니다.


신부님은 내가 어떻게 사는가 궁금하여 예고도 없이 찾아오신 것입니다.

신부님은 우리가 잘 사는 모습을 보시며

"내가 일찍 임마누엘을 결혼시켜주었어야 하는건데..."

라고 후회하십니다.


신부님은 나 모르게 아내에게 돈 20만원을 주었고,

나에게는 성모님상본 한장을 주셨는데,

성모님 머리에 왕관을 쓰시고 눈물을 흘리시는 `나주의 성모님`이셨으나,

나는 나주에 대하여 아직 하나도 아는게 없었고,

신부님 또한 나주에 대하여 한마디 말씀도 없었습니다.


나는 그 상본을 방안의 책장유리창 틈바구니에 끼워놨습니다.

그 해가 1991년입니다.성모님이 나주를 찾아오신지 이미 6년이 지난것입니다.




다시, 결혼하여 4년이 지난후 장인장모님이 오신다는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아내는 그날 전화기옆에 붙어서서 하루 종일 길 안내를 합니다.


"아빠? 우선 해안에서 원통으로 나오세요,

그런 다음에 인제로 가지마시고 한계령으로 해서 양양으로 오세요,

그리고 다시 강릉으로 오시고 그때 다시 전화를 주세요"


"아빠 벌써 강릉이세요? 빨리오셨네요,

이제 동해시와 삼척을 지나 호산에 와서 전화를 주셔요"


"벌써 호산에 오셨어요? 이제는 남쪽으로 가지마시고 서쪽 태백쪽으로 오세요,

그리고 풍곡에서 꼭 전화를주셔야 해요"


"아빠 벌써 풍곡에 오셨어요? 빠르게 오셨네요,

이제부터 난 코스이기에 제 이야기를 잘 들으셔야해요.


우선 경북 석포로 가는길로 8km를 올라가시면 덕풍마을로 들어가는 산판도로가 나오고,

거기에서 또 8km를 가야하는데 거기서부터는 전화도 안되니 제 이야기를 잘

들으셔야해요.


산판도로를 따라 한참 산속을 누비다보면 산꼭대기에 이르게 되는데,

거기에서 덕풍마을이 저 밑에 까마득하게 보일꺼예요.

거기서부터는 또 낭떨어지같은 길을 달려 갑자기 넓어진 덕풍계곡 하천에 이르는데,

거기에 차를 세워두고 1km떨어진 저의 집까지 걸어오셔야 해요 ,

그때는 제가 나갈께요"


나는 이제 장인장모님이 우리를 용서하시는구나 하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합니다.


과연 장인장모님이 나를 보시고 실망을 하시면 어쩌나 하는것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만남이기에 마주쳐 보는 것입니다.


장인장모님이 하천 바닥에 오셨을 즈음하여 아내가 마중을 갑니다.

나는 2살 3살된 어린 아들을 재우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기들을 재워놓고 밖으로 나가서 우리집 언덕에 서서 멀리 꼬리를 감춘 덕풍계곡

끝자락을 바라봅니다.


한참 바라보고 있지니까 사람하나가 손가락만하게 꼼지락 거리며 나타납니다.

그는 양손에 짐을 들로 오는 것을 보면 장인어른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나는 밑으로 내려가서 장인에게 다가갑니다.


장인은 멀리서부터 나를 바라보며 기억자로 꺾여진 쌍둥이 철제다리로 진입하면서도

나에게 고정된 얼굴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제 일직선상에서 우리는 마주치게 되었는데 장인어른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가 아내의 말대로 키가 크고 몸집이 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로 눈 앞에서 보니 체구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눈도 부리부리하게 큰데 나를 쏘아보듯이 다가옵니다.


"어서오십시오 장인어른!"

나는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장인어른은 나를 무섭게 쏘아볼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나는 장인의 손에서 짐을 하나 받아들었는데 얼마나 무거운지 하마터면 나려 뜨릴뻔

하였습니다.


내가 낑낑거리며 무거운 짐을 들로 언덕을 올라가서 마당으로 들어가자,

장인은 이미 짐을 내려놓고 뜨락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주눅이 잔뜩 들어 무거운 짐을 들고 마당에 내려 놓습니다.


나는 그 당시는 부끄럽고 죄송하고 주눅이들었기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지만,

후에 그날 장인어른의 얼굴 표정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뭐 저따위가 다있어? 키도 작고, 절름발이에데가, 이건 영락없는 할아버지 아닌가?

영감탱이가 나의 어린 딸을 꼬셔가지고,

이런 깊은 산골에 숨겨두고 즐기는 추한놈 같으니라구 !`


설마 그렇게 생각했을까마는

그날의 장인의 표정은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던 것입니다.


이윽고 장모님과 아내도 올라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장모님 !"

"예 잘들계셨어요? 이런깊은 곳에 살면 힘들지 않아요?"

라고 장인과는 또 다른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예 괜찮아요"

우리는 두분을 방으로 모시고 비로소 큰 절을 올렸습니다.

(계속)

                                            ^)*

www.najumar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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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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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성심님의 댓글

사랑의성심 작성일

장인장모님께서 오셨을 때 얼마나
마음 조리셨을까요ㅜ

다음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사랑하는 주님함께님
오늘 하루 은총 가득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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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님의 댓글

별바라기 작성일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듯 기대되면서도 감명깊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같이 지내신지 5년만에 결혼 올리셨다니 그 사이 두분 사이 신뢰와 사랑이 엄청 깊어지셨을것
같습니다.충분히 마음 준비를 하고 결혼하셨으니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잘 헤쳐 나가셨으리라
짐작됩니다.항상 행복하시고 또 행복하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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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함께님의 댓글의 댓글

주님함께 작성일

사랑하는 별바라기님
처음 만난 날부터 계산 한거예요,
같이 지낸것은 10달 뿐이었어요 하하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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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님의 댓글

빛고을 작성일

사랑하는 주님함께님 27살 차이신가요? ㅎㅎ
하느님께서 복을 내리셨군요.
축하드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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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a님의 댓글

nima 작성일

찬미!

이거 아주 귀중한 실화 연재입니다.

이 귀중한 것을 쉽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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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샘님의 댓글

위로의샘 작성일

사랑하는 주님함께님!
감사드립니다.
장인 장모님 마음 돌리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겠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감사드리며 주님, 성모님의 사랑과 평화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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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iana님의 댓글

Liliana 작성일

주님과 성모님의 기쁨과 사랑과 평화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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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정신님의 댓글

순교정신 작성일

주님함께님~
감사합니다.
끝날까지
성가정 이루시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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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천사님의 댓글

♥아기천사 작성일

두분 영 육간에 건강하세요.

주님과 성모님안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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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님의 댓글

야고보 작성일

사랑하는 주님함께님! 두분의 마음 고생과 그 상황이 짐작됩니다~ 세상 모든 분들의 만남과 인연은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지요~ 항상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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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메나님의 댓글

필로메나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주님함께님 늦었지만 두분의 결혼축하드려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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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님의 댓글

성체 작성일

엘리사벳.시튼님이 참 여성으로서 훌륭한 분이십니다.
26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일텐데
연세 지근하신 주님함께님과 산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겸손한 모습으로 살아 가셨고
또, 험산 준령 넘으면서 시장에 나가서
곡물을 팔줄도 아는 지혜가 있으신
성서에(잠언서) 나오는 "현숙한 여인" 이 여기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인데도 어쩌면 그렇게 시집살이를 잘할까요? 놀랍습니다.
여러모로 보나 현모양처감이십니다. ^^

남은 인생도 다복하고 화목한 성가정 이루시어
모든 한국인 가정과 세계인 가정에 본이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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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포기님의 댓글

자아포기 작성일

아슬아슬함이 느껴지네요!!
다! 잘 지나기를 바라며!!
주님성모님 안에서 하나되어 사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을 겁니다!
아멘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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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님의 댓글

카타리나 작성일

두분 오래도록 행복한 성가정 이루시길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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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님의 댓글

여명 작성일

축하드립니다..주님함께님!
'자기야!'라는 말을 쉽게 하시니 참 부럽네요..
신혼때처럼 늘 기쁜 삶 살아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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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인사랑님의 댓글

영적인사랑 작성일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으니 부러울게 뭐가 있나요..
늦게나마 성가정 이루시고 행복한 모습이 참 보기좋습니다..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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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나님의 댓글

마리안나 작성일

어렵고 힘든 과정 다 지나시고 두분
영육 건강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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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향기님의 댓글

어머니향기 작성일

이윽고 장모님과 아내도 올라왔습니다.어서오세요 장모님 !"
"예 잘들계셨어요? 이런깊은 곳에 살면 힘들지 않아요?"
라고 장인과는 또 다른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아멘!!!아멘!!!아멘!!!가족모두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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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마음을다하여님의 댓글

온마음을다하여 작성일

진짜 소설같아요~!!!
주님함께님 정말 성가정 되셔요^_^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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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여명님의 댓글

새로운여명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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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기도화님의 댓글

생활의기도화 작성일

두분 아름다운 사랑 간직하시며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기도드려요.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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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여기님의 댓글

애인여기 작성일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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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님의 댓글

달님 작성일

참 신기할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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