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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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율리아와 3일만 함께 살면 성녀 되겠네. (1986년 6월 29일)

     

 성모님께서 눈물을 흘리신 지 1년이 되었지만 특별하게 도와주는 봉사자가 없어 고통 중에 있을 때에도 나 혼자서 찾아오는 모든 순례자들을 일일이 만나고, 집안 살림하면서 네 명의 아이들을 돌보느라  쉴 틈도 없이 너무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내 가슴에 자비의 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던 이 마리아 자매님이 오셔서 도와 주셨다.

순례자들이 먹고 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마리아 자매님께 다가가서 "이 그릇, 수저, 젓가락 하나 하나 닦으시면서 우리 영혼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또는 죄인들의 영혼의 때를 깨끗이 씻어주시도록 기도하시면 됩니다.

우리가 매일 같이 설거지를 하면서 그냥 그릇만 깨끗이 닦는 것으로 끝난다면 음식 찌꺼기가 묻어 있는 그릇을 깨끗하게 닦았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겠지만 그러나 그릇을 닦을 때마다

'주님! 저는 지금 그릇을 닦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영혼의 추한 때까지도 깨끗이 씻어내 주십시오' 하면서 미워했던 사람, 용서하지 못한 사람, 또 지금 주님의 뜻대로 살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봉헌하며 설거지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영혼의 때를 씻을 수 있겠습니까. 혼자 밥을 먹어도 씻을 것들이 많아요. 그죠?"

했더니 그녀는 생전 처음으로 들어 보는 말에 놀란 듯이 그저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뒤 방에 걸레질을 하기에 곁에 다가가서

"무슨 기도 하셨어요?" "응? 나 기도 안 했는데, 걸레질하면서 무슨 기도를 해?" 하고 의아해 하기에

"걸레질 할 때의 기도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보세요. 걸레로 방을 닦으면서 '주님! 저는 지금 걸레로 방(어디든지 해당됨)을 닦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의 더러워진 영혼을 깨끗이 닦아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서 이때에도 기억나는 사람들을 모두 봉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주님께 우리의 영혼의 때를 닦아주시라고 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주님의 피땀과 성모님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의 손수건이 되고 영혼을 닦아주는 걸레가 되게 해 주시어 주님 영광 받으시고 성모님 찬미와 위로를 받으소서"

하고 기도할 수 있다고 했더니 손뼉을 치면서

"정말 기막히게 좋은 기도다" 하며 기뻐했다.

걸레질이 끝난 뒤 걸레를 빨기에 또 다가가 "무슨 기도 하셨어요?" 했더니 "어머 기도 안 했는데 이것도 기도 하냐?" 하시는 것이었다.

"그럼요, 우리가 생활하는 중에 사소한 것 한가지라도 기도 아닌 것이 없어요. 모든 것을 다 생활의 기도화로 봉헌할 수 있답니다"

했더니 "그럼 걸레 빨 때는 무슨 기도해야 되냐?"

"주님! 저는 지금 더러운 걸레를 빨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저와 000의 영혼의 더러운 때를 깨끗이 씻어 주시어 새롭게 부활하게 해 주십시오. 등 조금만 생각하면 기도는 아주 많아요" 했더니 "진짜 좋은 기도다" 하셨다.

밥을 푸실 때 또 다가가서 "지금은 무슨 기도를 하셨어요?" 했더니 "지금은 무슨 기도를 해야 되냐?"

"밥을 뜨기 전에 먼저 주걱으로 밥에 십자 성호를 그으면서

'이 음식을 주님께서 친히 강복해 주시고 주님께서 흘려주신 오상의 성혈로 변화시켜 주시어 이 음식을 먹는 저희 모두가 영혼 육신이 치유되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서 한 번 풀 때는(국이나 다른 반찬을 담을 때에도 마찬가지)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면서 일치를 위한 기도를 하고 두 번 풀 때는 예수 성심과 성모성심을 묵상하고 세 번 푸면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묵상하면서 가족의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고, 또 3일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우리 가족 모두도 부활하게 해주시라고 기도하며,

다섯 번은 주님의 오상을 묵상하고, 일곱 번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7성사와 성모님의 칠고칠락을 묵상하며,

열두 번은 예수님의 12제자와 성모님의 12개 별의 월계관을 묵상하고, 33은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고, 72는 성모님의 생애를 묵상하고, 103은 103위 성인 성녀를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식사 후에 이를 닦으시기에 또 다가가서 "지금 무슨 기도하시나요?" 했더니 또다시 "이것은 또 무슨 기도를 하냐?" 하시는 것이었다.

"그럼요, 이를 닦지 않으면 추한 냄새가 나듯이 보이지 않는 우리 영혼도 우리가 맡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추한 때가 많이 묻어 있겠어요. 그래서 이를 닦으면서

'주님! 저는 지금 이를 닦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제 영혼과 아들 또는 며느리 또 기억나는 000의 영혼의 나쁜 찌꺼기와 추한 냄새를 깨끗이 제거해 주시고 씻어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생활 전체를 모두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잠에서 깨어나서는 무슨 기도를 하면 되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 그리고 성모님! 오늘도 저와, 그리고 000와도 함께 해 주시어 기쁨과 사랑과 평화 누리게 해 주시어 부활의 삶을 살게 해 주시어요' 하고 기도하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성수를 찍고 성호를 그으며 기도한 뒤 주님과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며 하루의 생활 전체를 생활의 기도화로 봉헌하면서 시작하면 됩니다" 고 했더니 "아이고, 율리아야! 내가 네 곁에서 3일 동안만 있으면 성녀가 될 것 같다" 하며 아주 기뻐하셨다.

그래서 나는 "아닙니다. 제 곁에 계시지 않더라도 이제 생활 전체가 기도화될 수 있도록 깨어 있으면 주님께서 천국으로 인도해 주시겠지요" 했더니 큰소리로 "아멘" 하고 응답하였다.

"오, 내 주님! 내 사랑의 인도자시여!

이 마리아 자매님이 이제부터 생활 전체가 온전히 기도화되어

매순간 부활의 삶을 살면서 더욱 겸손하고 작은 자의 사랑의 길을 걸어서 마지막 날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결합된 너의 사랑에 찬

생활의 기도는 바로 지극히 겸손하고 온유한 봉헌이기에

온 세상을 들어 올릴 수도 있는 기도이니라.

끊임없는 노력으로 모든 이에게

이 사실을 전하여 모두가 구원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