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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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고통에 동참하고 싶어요"하던 멜라니아 자매
     (1989년 2월 15일)

 

나주 성모님 집에서 봉사했던 형제 자매들이 모두 K자매를 따라갔기 때문에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때 서울 성령쇄신 봉사회 회장님이시던 골롬바 자매님을 도와주던 멜라니아 자매가 순례를 왔다.

그 자매가 성모님 집에서 머물며 기도를 한 지 일주일쯤 지나서 경당에 모셔진 성모님으로부터 자꾸만 "안집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 네가 도와주어라"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했다.

그래서 '에이, 아니야. 잘못 들었겠지' 하며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계속해서 같은 말이 들려 오기에 "제가 봉사를 하려면 차라리 경당에서 하렵니다" 하고 말했더니 또 우시는 성모님 상 쪽에서

"아니다, 내가 택한 딸이 지금 너무 고통이 심하다. 어서 도와 주어라" 하는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 한다.

그래서 안집에서 봉사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노라며 찾아왔지만 나는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사랑으로 도와주었건만 나는 둘째 치고라도 성모님까지 외면하고, 아니 배반의 칼날을 들이대고 나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따라 나간 사람들이 온갖 판단은 물론 거짓말까지 서슴없이 해대던 일들을 생각하니 사람이 두렵고 무섭기까지 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부서지고 짓밟히는 것은 아름답게 봉헌하면 되지만 우리 주님 성모님이 받으시는 능욕은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멜라니아 자매는 "아니, 자원 봉사를 하겠다고 하는데도 받아들여 주지 않아요? 나는 골롬바 회장님의 대소변까지도 다 받아내었으니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며 계속 재촉했지만 나는 응하지 않았다.

사실 그 당시 나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때였다.

집안 살림을 도와주시던 친정 어머니마저 심장부근의 갈비뼈가 부러져서 자리에 누워 계셨는데 어느 누구 하나 도와 줄 사람이 없어 고통 중에 있던 내가 기어다니면서 혼자 살림을 하던 때였기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였으므로 도움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극심한 고통 중에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나중에는 그 자매가 "그럼 율리아 자매님의 고통이라도 조금 덜어 드리기 위하여 고통에 동참하겠습니다" 하여

"고통을 달라고 청하지 말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서 생활 중에 고통스러운 일들이 닥칠 때마다 그 고통들을 아름답게 잘 봉헌하세요" 라고 말해 주었는데도 굳이 "율리아 자매님의 고통에 동참하겠습니다" 고 하기에 "그러면 어떠한 고통이 와도 주님을 원망하지 말고 잘 봉헌해야 됩니다" 했더니 "그럼요, 당연하죠" 하고 장담을 했다.

그 뒤 보름쯤 지나서 "율리아 자매님, 나 기도 좀 해 주세요" 하여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율리아 자매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주세요" 라고 청한 뒤 생리가 시작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그치지 않고 너무 많이 아파 못 견디겠으니 기도 좀 해 주세요. 나 더 이상 고통을 주신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것 봐요 자매님, 온전히 봉헌하지 못할 고통은 청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아예 청하지 않았다면 주님께서 자매님으로부터 원망의 소리를 듣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잘 봉헌하지 못하는 자매님의 그 마음 안에 우리 주님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하고 말한 뒤 기도해 주었다.

그 이튿날 그 자매님은 "기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곧바로 하혈이 멈추었어요. 정말로 날아갈 것 같아요. 이제 다시는 고통을 달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막상 아프고 보니 가장 큰 십자가를 내게 지워 주신 것 같았으며 나중에는 죽음의 고통에까지 이르는 것 같았는데 율리아 자매님은 어떻게 매일 같이 그런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렇게 살수가 있어요?" 하는 것이었다.

"오! 내 주님, 나의 사랑이시어!

부족한 이 죄녀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어 아름다운 사랑의 꽃을 피우고 열매 맺어 많은 영혼들에게 따 먹히우는 자 되오리니 부디 이 부족한 죄녀를 통하여 주님과 성모님께서는 찬미와 위로를 받으소서."

 

"그래,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너는 나의 위로다.

많은 영혼들이 십자가에 매달린 나의 고통에 동참하겠다고 쉽게 말하면서도 정작 아주 작은 십자가라도 만나게 되면 그들은 즉시 십자가를 내려놓거나 던져 버리고 편안하게 지내려고 한다.

어디 그뿐이냐!

자신들이 마땅히 져야 하는 작은 십자가조차도 지기를 꺼려하니 그들은 바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세상 모든 자녀들이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도록 내 성심을 열어 자비의 빛을 내린다."

 

"오 오, 나의 사랑, 내 님이시어!

이 세상의 모든 자녀들이 영적으로 눈을 떠서 당신의 고귀한 사랑을 받아들이고 인간의 존재를 풍요롭게 하는 모든 은총 속에서 하나 되어 매순간 부활의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