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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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죽어 가는 그를 보고도 되돌아 가버린 파출소 직원들
        (1990년 3월 14일)

 

 어제 그분이 쓰러져 있다고 내게 알려 주었던 그 자매는,

피투성이가 된 채 거의 죽어가던 그분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놀라 손뼉을 치면서 "어머, 어머, 주님과 성모님께서 참으로 살아 계시네, 주님과 성모님 찬미찬양 받으소서" 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나의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 주셨다고 좋아하면서 들려준 말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언니! 내가 어제 집에 들어가려다 보니 그분이 수강 아파트 정문을 온통 물들일 정도로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어 우선 급한 대로 피라도 닦아주려고 바로 옆 수강슈퍼에 가서 화장지를 좀 얻으려고 했더니 화장지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빈정대면서

'파출소에 신고해서 파출소 순경들이 나왔다가도 피투성이가 된 그 모습을 보고 그냥 되돌아가 버렸는데 화장지는 무슨 화장지야?' 하며 외면해 버렸어요."

세상 인심이 어찌도 이리 야박해졌단 말인가.

그리고 설령 피투성이가 된 그를 보고 그냥 지나쳐간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죽어 가는 사람을 보고도 못 본척한 순경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한단 말인가. 정말 마음 아픈 일이었다.

"오, 나의 주님! 나의 어머니시여!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나이까.

어둠에 싸인 이 세상, 인정이 넘치는 세상이 되고

기쁨과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주님의 나라가 되게 해 주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네가 보고들은 바와 같이 이미 세상은 빛을 멀리하고

어둠에 묻혀 사랑을 나눌 줄 모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며 그들이 회개하기를 고대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