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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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내려가지 않고서는 태울 수 없는 연탄의 원리
(1981년 10월 3일)

 
미용실 손님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한번 다녀가신 분들은 또 다시 우리 미용실을 찾았으므로 손님들이 많이 밀려 있을 때는 보통 2-3시간씩이나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는데 대부분 기다렸다가 머리를 하고 가니 나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선 채로 손님들의 머리를 해 준 뒤 일을 마치고 피곤에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하루에 연탄불을 두 번씩 갈아야 했기에 밤에 잠을 자다가도 연탄을 갈기 위하여 잠을 깨야만 했으므로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힘이 든 이 일을 할 때마다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주님! 죄인들의 영혼을 활활 태워 주시어 회개하게 해 주소서" 라고 기도하였기에 매일 새벽이면 순교하는 마음으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연탄을 갈면서 묵상을 했다.  

활활 타는 연탄을 밑에다 놓은 뒤 새 연탄을 그 위에 올려놓으면 밑에 있는 연탄은 자신의 몸이 온전히 다 타버릴 때까지 자신의 위에 있는 새 연탄에 불을 붙여주고 활활 타오르도록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그러나 아무리 활활 타오르는 연탄일지라도 밑에서 태워주지 아니하고 새 연탄 위에 올려져서는 아래 있는 연탄을 태울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처음에는 타는 듯하지만 도중에 꺼져 버리기 때문이다.

언제나 스스로 낮아져 자신이 밑거름이 되어 줄 때 비로소 새 연탄에 불을 붙여 준다는 단순한 진리를 묵상하면서

"오, 주님! 그렇습니다.

진정한 봉사는 자신을 온전히 낮추고 낮추어 겸손하게 아래로 내려가서 봉사를 해야되는데 오히려 스스로 높아져서 군림하며 억누르고 명령조로 억압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상처만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주님의 사랑을 제대로 전할 수 없게 되니 그것은 더 이상 진정한 봉사라고 할 수 없겠지요.

그러니 주님! 우리 모두도 타오르는 사랑의 불이 도중에 꺼지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낮아지신 주님과 같이 더욱 낮아지고 작아져서 온 세상에 주님의 사랑의 불을 붙이는 겸손한 불씨가 되게 해 주시어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사랑하는 내 귀여운 아기야!

순교하는 마음으로 매순간 아름답게 봉헌하며 기도하는 너의 그 마음 안에 내가 순교의 씨앗을 뿌려 줄 것이니 매순간 생활의 기도로써 잘 가꾸고 관리하여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여라.

나는 언제나 예쁘게 자라나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할 것이며, 너와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