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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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제 잔칫상을 치우는 작업을 하리라. (1982년 4월 21일)


주님께서 나를 죽음 직전에 살려 주시고 19세 소녀의 모습으로 바꾸어 주셨기에 아이를 넷이나 둔 주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령 쇄신 봉사회에서 함께 봉사하던 분들이 처녀 봉사자가 생겼으니 좋은 일이라고까지 했다. 

그래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맨 앞에서 안내하도록 했으며 율동도 언제나 중앙에 세워놓고 하도록 했다.

그 당시 내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아 항상 미소 띤 얼굴로 봉사를 하니 많은 이들이 「예쁜 처녀 봉사자」 또는 「얼굴에 웃음꽃이 핀 봉사자」라고들 했다.

나는 칭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에요. 저는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잘한 것은 주님께서 주관하신 것이고 못한 것은 이 율리아가 하는 것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그런 가운데 몇몇 봉사자들의 따가운 눈총은 나를 당황하게 했지만 이 모든 것도 나를 단련시키시기 위한 주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겸손해 지고자 더욱더 노력하였다.

어떤 이가 나를 비판하고 판단하고 모함한다 할지라도 그들은 바로 나를 겸손으로 이끄는 도구임을 확실하게 깨달았으므로 나의 영적인 은인들이라고 생각하였으니 그들을 볼 때마다 조금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겸손하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곤 했다.

그런데 영적으로 조금 더 성장하다보니 나 때문에 그들이 시기와 질투로 판단죄를 지으면서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다고 생각되어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우리가 주님을 위하여 하는 모든 일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잠깐 쓰이는 도구일 뿐이기에 모든 영광은 마땅히 주님 홀로 받으셔야 되는데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자랑하는 봉사자들을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기에 더욱더 숨어서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회장님께 말씀드렸다

"회장님! 이제까지 저는 많은 봉사를 해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잔칫상을 차려서 배고픈 이들에게 먹이는 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그 잔칫상을 치우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성령 쇄신 봉사회에서 나왔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고통들을 죄인들의 회개와 성직자들의 성화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고 봉헌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영혼들 위하여 내 몸을 아낌없이 내어놓았다.

"주님! 저는 한낱 죄인일 뿐이옵니다.

그러나 제 한 목숨 주님 위하여 아낌없이 내어놓으리니

당신의 뜻대로 이 죄녀를 합당하게 사용하시옵소서."

"지극히 사랑하는 내 아기, 사랑하는 나의 작은 영혼아!
너를 감추려 하는 그 겸손이 있기에 네가 나의 진리 안으로 들어와 나의 사랑과 합일된 영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