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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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주님께서 맛보셨던 쓸개의 맛은 과연 어떠하셨을고
     (1982년 8월 13일 낮)

    

날이 샌 줄도 모르고 대화를 나누었는데 주인 부부가 들어오기에 깜짝 놀라서 시간을 보았더니 벌써 아침 8시가 넘어 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세수도 못한 채 부랴부랴 동성고등학교로 갔더니 벌써 피정은 시작되었다.

셋이 나란히 앉아 나의 오른손은 예비신자인 자매를, 왼손은 W자매를 잡은 채 강론을 듣는 내내 그 두 자매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저 강사의 입을 통하여 지금 우리에게 좋은 씨를 뿌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원하옵건대 주님께서 뿌려주신 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마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잡초들을 모두 뽑아 내 주시고 돌멩이도 골라내 주시어서 그 씨가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좋은 열매를 맺게 하시와 굶주린 영혼들에게 따 먹일 수 있는 도구 될 수 있도록 은총을 충만히 내려주시어요" 하고 간절히 기도한 것이다.

오후 3시경 나는 현시를 보게 되었는데 빨간 망토를 걸치신 예수님께서 내 앞에 나타나셨다.

예수님의 가슴에서부터 퍼져 나온 햇살과도 같은 빛이 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와 나는 너무 황홀하여 넋을 잃고 말았다.

조금 후에 예수님께서 하얀 가루가 놓여 있는 흰 종이(약국에서 쓰는 약포지와 흡사했음)와 어떤 액체가 약 70-80cc 정도 들어있는 짙은 갈색 유리병을 나에게 건네주시면서

"자! 아가야, 이것을 받아 마셔라"

하시기에 나는 그것을 받은 즉시 하얀 가루를 병에 넣어 잘 흔들어서 마셨는데 그 약이 얼마나 썼던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내 입안에는 쓴맛으로 침이 가득하게 고인다.

그 고통은 현시가 끝난 뒤에도 계속 되었는데 그 쓴맛의 고통은 숨을 쉴 때마다 폐부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잠시도 견디기 힘들 정도여서 말하기는 더욱 어려웠지만 주님께서 맛보셨던 그 고통에 동참하게 해 주심에 감사를 드리며 그 고통들을 주님 위하여,

나를 포함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온전히 봉헌하였다.

"주님!

당신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악당들이 옷을 다 벗기고

맛보게 하였던 초와 쓸개의 맛이 이렇듯 쓰고 고약하였나이까?

주님께서 맛보셨던 초와 쓸개의 맛을 부족한

이 죄녀도 맛보게 하시어 주님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게 해 주시니 참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나이다.

당신께 맡겨드린 이 몸,

당신의 것이오니 언제나 당신 뜻대로 사용하소서."

 

"오 오, 내 작은 영혼아!  

너는 내 사랑, 내 작은 아기다."

 

"오! 나의 주님, 나의 님이시여!

저는 당신께서 아시다시피 너무도 부족하고 연약하여 제가 단련 받을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나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가련하고 천박스러운 제 영혼 육신을 당신의 오상의 성혈로 친히 씻어 주시고 닦아주시며 막힌 곳을 뚫어 주시어 새로 나게 하셨사오니 불쌍한 이 죄녀를 통하여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세세 영원 무궁토록 받으시고 흠숭 받으시며 부족한 이 죄녀 매순간 감사가 마르지 않게 하소서."

하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는데 옆의 두 자매도 덩달아 함께 울었다.

피정이 끝난 뒤 예비신자인 자매는 "사실 나 어제까지만 해도 강론이 어찌나 지루하고 듣기가 싫었던지「내일은 몰래 광주로 내려가 버려야지」하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율리아 자매님을 우리 집에 보내 주시는 바람에 「아이고, 이제는 갈 수도 없게 되었네. 그 지겨운 강론을 어떻게 듣나?」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희한하게도 강론이 머리에 잘 들어오고 너무 좋아 굉장히 기뻤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

"주님!

주님께서는 제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 자매들을 만나게 해 주셨사오니 주님께서 이 자매들을 성령으로 온전히 변화시켜 주시어요.

우리 항상 부족하와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그저 가련하고 나약한 인간일 뿐이오니 이제 구원받은 자녀답게 당신께서 영적으로 성화 시키시어 당신의 뜻을 그들 안에서 이루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