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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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주님의 포로가 된 당신 (1982년 8월 17일)

 

 2박 3일의 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 가족들이 반겨 주었다.

장부는 나를 보자마자 "율리아! 괜찮았어?" "예" "어디 좋은 방 얻어서 마음 편히 쉬면서 피정 잘했어?" "예" 내가 계속 웃으며 "예" 소리만 하자 장부는 "이번에도 주님께서 당신을 그냥 쉬도록 놔두지 않으셨구먼" 하여 우리는 손을 잡고 웃었다.

장부에게 피정에 가서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말해 주었더니 "주님께서 이제 당신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드시려나봐. 당신은 이미 주님의 포로가 되었어." 나는

"아니에요. 나는 주님의 포로가 아니라 바로 주님의 것이에요" 하고 대답하고 "내가 사랑 받았고 은총 속에 산 것은… 나는 주의 것이요. 주는 나의 것일세" 하며 기쁘게 노래했다.

"율리아! 그렇게도 좋아?" "그러믄요, 내 생명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가족을 주셨으니 가족도 돌봐야지요"

"율리아! 당신을 죽음에서 살려주신 주님께 당신을 온전히 다 바쳐드리면 좋겠지만 가정 성소가 있으니 50%만 봉헌하겠어."

그 말에 너무나 놀라서 "제가 잘못 들은 것 아니지요?" "아니, 당신이 잘 들었어. 죽을 수밖에 없었던 당신을 주님께서 살려주셨잖아. 당신이 방에 누워만 있도록 살려 주셨어도 감사할 일인데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온전히 살려주셨으니 무엇인들 못하겠어.

그러나 100% 바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가정이 있고 당신 하나만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오신 어머니가 계시고 아직은 돌보아 주어야될 어린 아이들이 넷이나 있으니 주님께서도 이해하시겠지?"

"그럼요, 지금 세상에는 은총을 받고도 배은망덕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고마워요."

"율리아! 주님께서 당신을 필요로 하실 때 만나야될 사람이 있을 테니 방을 하나 얻어줄게. 그 방을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 면담하는 면담 방으로 쓰도록 해" 하는 장부의 뜻밖의 말에 너무 놀라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해서 나를 꼬집어보았다.

이제까지 면담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마다 마땅한 장소가 없었기에 화장실 가는 쪽 골목길에서 사람을 만나곤 했지만 장부에게는 이런 사실에 대하여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주님께서 필요하시니 장부를 통해서 일을 이루어 주신 것이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일곱이나 되는 대식구가 미용실의 칸막이 방에서 생활하려니 너무나 비좁았기에 미용실 이층집에 밖으로 나 있는 방을 얻고자 했지만 방을 내놓을 수 없다던 주인이 이번에는 장부의 말 한마디에 쉽게 방을 내 주어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주님께서 이미 예비하신 일임을 확신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이 죄녀를 이토록 많이 사랑하시나이까?

어쩌면 그리도 이 죄녀의 생각을 다 알아채시고 장부의 마음까지도 이 죄녀와 일치시켜 주시옵나이까. 언제나 당신과 함께, 당신 안에서만 영원한 일치로 머무르게 하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아기야!

너는 내게 완전한 사랑과 믿음과 신뢰로써 모든 것을 온전히 맡기고 있으니 내가 어찌 너를 사랑하고 아끼지 않을 수 있겠느냐.

내가 네 안에서 생활하고 있고 너 또한 내 안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