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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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33세의 방지거 (1990년 6월 26일)

 

방지거씨는 마음이 완전히 열려 웃기도 잘 하였고 노래도 곧 잘 불렀으며, 묻는 말에 대답도 잘했다.

그런데 그의 나이를 전혀 예측할 수 없어 하루는 내가 종이에 40 - 60까지 숫자를 써 놓고 하나하나를 짚어 가면서 해당되는 나이가 되면 고개를 끄덕이라고 했다.

방지거씨를 처음 보았을 때는 영락없는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는데 목욕을 시켜 놓고 보았더니 주름살이 하나도 없어 대략 40세 이후로 짐작하고 40부터 물었더니 모두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30부터 시작해서 짚어 나갔더니 33이라는 숫자를 가리키자 이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맞다는 것이었다.

다시 여러 차례 되짚어 물어도 맞다고 하기에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나이가 33세임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이를 몰랐을 때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내 귀여운 아이같이 여기며 사랑했는데 33세라니 할아버지가 갑자기 동생으로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