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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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아파트로 이사하여 부부가 쓸 방이 마련된 날 봉헌하다.
      (1986년 8월 10일)

   

결혼해서 처음으로 우리만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였는데 현관과 안방, 부엌방, 그리고 현관방이 있었고 우리 식구들만이 따로 쓸 수 있는 화장실도 있는 그런 집이었기에 정말로 꿈만 같았다.

처음으로 우리 부부만이 쓸 수 있는 방이 생겨 기뻤으나 우리 부부는 그렇게 맞은 첫날밤부터 그 기쁨들을 주님과 성모님을 위하여 봉헌하기로 했다.

불륜 죄와 많은 가정에서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낙태, 그리고 특별히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을 포함한 우리의 잘못된 삶들을 보속하는 마음과 순교하는 마음으로 주님과 성모님께 박아드린 못을 빼어드리는 사랑의 –u찌가 되어 드리고자 부부간의 정당한 사랑 행위를 온전히 봉헌했다.

한창때의 젊은 부부들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 날부터 희생으로 봉헌하기로 약속하고 한 이불 속에서 손 한번 잡아 보는 일 없이 그냥 잠을 잤다.

그러나 잠결에 행여라도 맨살이 닿을까봐 양말까지 신고 잠을 잤으니 어떻게 곤한 잠을 잘 수가 있었겠는가.

장부가 "이보다 더 큰 희생은 없겠다" 고 하여

"그렇게도 힘들어요?" 하고 물었더니

"당신이 다른 부인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살았더라면 내가 뭐 그리 힘들겠는가? 하지만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잘해 주었어. 그런데 살이 아니라 옷이라도 닿을까봐 노심초사하는 아내 곁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으니 힘들지 않을 남편이 어디 있겠어?"

하면서 씁쓸하게 웃어 보이는 그이가 너무 안쓰러워 미안했다.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 총각들이라 할지라도 한 이불 속에서 아무 일 없이 그냥 옷도 닿지 않고 잠을 잔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을 텐데…' 하고 생각하니 내가 장부에게 너무 무리한 희생을 요구한 것 같아 미안했으나 죄 중에 있는 이 세상의 자녀들을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과 성모님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큰 희생을 치른다 할지라도 내 어찌 바치지 못하겠는가.

그렇게 1년 동안은 한 이불 속에서 희생을 바치며 자다가 나중에는 남편에게 너무 힘든 일을 요구하는 것 같아 그 후에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사랑이란 아름답고 달콤한 것이나 땀흘려 희생하는 것이요,

잃어 주는 것이기에 헤아릴 수 없는 고통들이 뒤따른다 할지라도 그것은 바로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는 길이오니

저는 마냥 행복하나이다.

부족한 저희들이 바치는 이 봉헌들을 통하여 주님 위로 받으시고 성모님 또한 위로 받으시길 원하나이다.

주님과 성모님께서 위로 받으실 수만 있다면 이 몸 온전히 바치고자 하오니 당신 뜻대로 사용하소서."

 

"오! 나의 사랑, 내 작은 영혼이여!

네 영혼은 나를 무한히 감동시키는구나.

너의 그 마음은 나와 내 어머니에게 한없이 감미로우며,

죄인들에게까지도 회개할 수 있는 은총이 전해져

한없는 기쁨을 안겨 주고 있단다.

네 장부에게 쓰라린 아픔을 안겨주면서까지 큰 희생을 바쳐 주었으니

나와 내 어머니에게 향한 너의 그 아름다운 사랑의 봉헌은

사랑의 외투를 입고 반석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