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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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앞 못보는 사람을 위한 눈 봉헌 (1986년 8월)

 

파 신부님께서 눈이 잘 안 보인다고 하셔서 내 눈 한쪽을 드리겠다며 수술하자고 권했더니 수술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파 신부님을 위해서 한쪽 눈을 기꺼이 내어놓으려고 했었기에 앞 못보는 다른 사람에게라도 빛을 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장부에게 "내 눈 한쪽을 앞 못보는 사람에게 주려고 하는데 허락해 주세요" 하면서 나의 의지를 비쳤더니 장부는 선뜻

"그래, 당신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하고 승낙하여 나는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루비노 회장님에게도 내 뜻을 밝혔더니 "성모님 일을 하면서 눈 한쪽이 없으면 어떻게 해?" 하면서 절대로 안된다고 하였다.

오기선 신부님께도 말씀을 드렸더니 극구 반대하셨다.

본당 수녀님께서도 역시 절대로 안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으로 '본당 주임이신 박 요한 신부님께서는 내 말을 들어주시겠지' 하는 생각으로 본당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며 "아이고,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은 안되지요"

하며 한마디로 딱 잘라 반대하셨다.  

사실 세속 같았으면 장부의 동의만으로도 모든 것을 할 수가 있었겠지만 내가 주님과 성모님의 일을 시작하고 부터서는 내 독단적으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 역시 모든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서 앞 못보는 사람들 육적인 어둠에서 해방시켜 주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눈도 떠서 주님을 영접하고 구원의 은총을 얻어 누리게 해 주고 싶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울적해 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오, 사랑하는 나의 작은 영혼아!

비록 너의 소망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너의 그 애틋한 사랑과 정성은 이미 하늘에 닿았다.

너의 그 간절한 소망만으로도 이미 너는 네 눈 하나를 불쌍한 맹인을 위해서 봉헌한 것이며 나와 내 어머니의 성심에도 많은 위로가 되었단다. 너의 지극한 그 사랑에서 우러나온 정성된 마음을 보고 나는 이미 한 맹인의 눈을 뜨게 해 주었고 더불어 영적인 눈까지도 뜨게 해주어 네가 그렇게도 간절히 원하는 구원의 길로 인도해 주었느니라.

내 성심의 사랑은 영원히 고갈되지 않으며, 주면 줄수록 크고 광대해지기에 너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의 고갈된 영혼에 생기 돋아나게 하리라.

 

"오, 내 사랑 나의 전부이시여!

당신의 감미로운 그 사랑 앞에 이 죄녀는 부끄럽기 그지없나이다.

이 부끄러운 죄녀는 더욱더 주님의 사랑 안에 온전히 용해되고

정화되기를 바라오니 이 죄인 당신께서 흘리신 그 보배로운 피로 깨끗이 목욕시켜 주시고 언제나 당신 안에서만 머물게 하시어 남은 한 생애 흠도 티도 구김도 없는 깨끗한 영혼이 되어 당신의 사랑과 온전히 하나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