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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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한쪽 발바닥에 일곱 번씩 친구하다. (1988년 10월 1일 밤)

 

삭발한 머리에 수건을 둘러쓴 나는 성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들을 다 부를 수가 없어서 우선 이번 일과 상관이 없는 장부까지 포함하여 12명만을 불러모았다.

나는 그들을 2층 다락방에 모이게 하여 "여러분을 부른 것은 어떤 뜻이 있어서인데 제 말을 따라주시겠습니까?"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따르겠다고 하여 그들을 한 줄로 나란히 앉게 한 뒤 다리를 쭉 펴서 편하게 앉으라고 했다.

내가 그들의 발바닥에 일일이 친구(입맞춤)를 해 주기 위해서였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더 낮아지고 작은 자로 거듭남으로써 그들이 회개하고 화해하여 일치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의 발바닥에 일곱 번씩 친구를 하면서 이들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회개하기를 바라면서 나와 함께 이들 모두가 자아를 죽이고 또 죽여 모든 이로부터 부서지고 모든 이를 섬기는 주님의 진정한 종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랬다.

"사랑하올 주님, 내 님이시여!

이 영혼들뿐만 아니라 잘못된 모든 영혼들을 위하여 봉헌하오니 비천하고 보잘 것 없는 제 봉헌을 통해서 모두가 회개하여,

스스로 낮아지시고 한없이 내려가신 주님과 같이 우리 모두도 주님의 겸손을 본받아서 낮아지고 또 낮아져서 모두를 섬기는 자들이 되게 해 주시고 영원한 일치에 참여케 하여 주옵소서.

공허를 충만으로 바꾸어 주시고 어두운 삶을 밝은 태양 빛으로

바꿔 주시어, 바라지 않고 주는 완전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무한하신 자비와 은총을 내려 주신 주님의 절대적인 사랑에 우리 모두는 매순간 감사가 마르지 않는 삶을 살게 해 주시고 오직 주님 사랑으로만 거듭나는 자녀들 되게 하시옵소서.

당신 사랑으로만 가득 채우기 위하며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워 온전히 당신께 맡기고 의탁하는 자 되게 해주소서. 이웃의 잘못을 보지 않고 지혜롭지 못한 내 탓으로 돌리며 사랑을 실천하겠나이다.

이제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며, 생각보다 수족의 동작을 중하게 여길 줄 아는 당신의 자녀들이 될 수 있도록 성령의 지혜를 주시어 주님 영광 드러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서 이제까지 나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달라며 큰절 12번을 한 뒤 한쪽 발바닥에 7번씩 한 사람 당 14번의 친구를 했다.

그때 모두들 안 된다고 했지만

"내 말에 따라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대로 해 주세요"

하여 결국 그렇게 했다. 그들 중 양말을 하루 신은 사람도 있었고 사흘 밤낮을 신은 사람도 있었기에 발 냄새가 실로 고약했지만 그러나 영혼이 좀 먹고 썩어 가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그 심한 발 구린내를 맡으며

"주님! 보이는 곳에서도 이렇게 썩은 냄새가 나는데 하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얼마나 심한 악취가 날까요?

주님께서 이제 우리 모두의 영혼 육신의 때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닦아주시고 막힌 곳을 뚫어 주시고 치유해 주시어 일치하게 해 주시며 당신의 측량할 수 없는 십자가의 수난과 고통을 통하여 구원받은 자녀들답게 계속 성화 되어 예수님을 완전히 닮은 쌍둥이 동생들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시어요.

그래서 이제 남은 한 생애 온전히 주님 영광 위하여, 그리고 성모 성심의 승리를 위하여 더욱 사랑의 힘을 발휘하면서 영웅적으로 충성을 다하는 성심의 사도들이 되게 해 주옵소서."

 

"내 기쁨이요, 즐거움인 나의 귀여운 딸아!

모세의 율법은 정의와 징벌에 근거를 두었지만 온 세상을 구속하고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완성한 새 율법은 내 사랑과 자비에 근거를 두었다.

나를 닮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너의 사랑은 애틋한 정성과 자비에 근거를 두었기에 오늘 그 큰사랑이 천상 옥좌에까지 이르러 하늘의 천사들도 춤을 추며 환호했고 성인 성녀들도 기뻐하였단다.

오, 내 사랑하는 귀여운 작은 아기야!

너는 너의 그 작음 때문에 내 어머니 품에 꼭 안겨서 내가 먹던 젖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더 작아지고 낮아져서 내가 너에게 준 선물인 겸손을 잘 간직하도록 하여라."

 

"오, 나의 주님이시여!

저는 아직도 너무 부족하고 결핍된 구석들이 너무 많사오니 주님께서 계속 고치시고 수리하시어 쓰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