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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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금식할 때의 나의 생활 (1989년 7월 30일)

 

나는 죄인들의 회개와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성화를 위하여 한달 동안을 금식하기로 했다.

금식을 시작한 후 3일까지는 무척 힘이 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나약함을 나무라면서 희생 극기로 봉헌하였다.

그리고 금식을 한다 하여 가정 일을 소홀히 한다거나 일을 손에서 놓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면서 먹고 싶은 욕망을 일부러 피하지 않기 위하여 가족들이 식사할 때마다 옆에서 시중들어 주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을 골라 손수 먹여 주곤 했다.

먹고 싶은 욕망을 봉헌하면서 내가 먹고 싶었던 것을 상대방에게 먹여 줄 때마다 내 영혼은 기쁨으로 가득 차 올랐다.

나는 언제나, 사랑하는 우리 주님과 성모님의 찢긴 성심을 기워드리는 사랑의 재봉사가 되고, 또한 피땀과 피눈물을 닦아 드리는 사랑의 손수건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내가 바치는 모든 희생과 보속을 통하여 주님과 성모님께서 위로 받으시고 찬미 찬양 받으시기만을 갈망하였다.

내가 바치는 이 금식 기도가 외적으로는 육신이 후들거릴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그러나 죄인들이 회개만 할 수 있다면 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금식을 시작한지 보름째 되던 날 뜻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배가 뒤틀리듯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계속해서 설사를 하며 토했다.

물 외에는 먹은 것이 전혀 없는데 설사는 웬말이며, 토하는 것은 또 웬 말인가.

나중에는 몸을 어떻게 가누지도 못할 정도의 극심한 고통이 이어졌다.

나는 이 모든 고통들을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육체와 영혼 안에 자리하고 있는 쾌락과 필요 없는 욕구들을 위로 아래로 모두 쏟아내 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봉헌했다.

"오, 내 주님! 나의 어머니시여!

제가 받아내는 이 모든 고통들을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바치오니 특별한 자비로, 어두워진 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게 하옵시고 공허를 충만으로 바꾸어 주시오며 세상 모든 죄인들을 악의 권세에서 해방시키시어 주님 영광 드러내는 자 되게 하옵소서."

 

"사랑하는 내 딸, 내 작은 영혼아!

네가 바친 희생과 보속은 너무나 아름답고 감미로워

세상 모든 죄악을 잊게 하는구나.

나는 외적으로 드러난 그 어떤 행실보다도 사랑과 정성이 담긴 마음을 보고 더 기뻐한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라.

너의 큰사랑과 희생은 나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단다.

그러니 이제 금식은 그만하고 나의 사랑에 더욱 친밀하게 결합하기 위하여 정성어린 마음의 단식을 가지고 나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너라. 나는 너와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