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책을 내면서

추천의 글  

목차 1   

목차 2      

목차 3    

 

 

 


202. 눈물과 땀이 피로 변하다. (1992년 6월 3일)

 

내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많은 암환자들과 불치병자들이 치유되었다며 그곳 지인들이 뜻을 모아 감사의 표시로 장부와 나를 초청했기에 극심한 고통 중에 있었지만 이스라엘 성지순례 길에 오르게 되었다.

2000년전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하여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받으셨던 참혹한 고통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그 모든 고통들을 봉헌하면서 이스라엘에 도착하여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때에는 동행했던 순례자들과 함께 세 사람씩 조를 짜서 십자가를 번갈아 지고 올라가며 예수님께서 받으신 수난 고통을 묵상했다.

그 십자가의 무게는 건장한 남자들일지라도 혼자서는 지고 올라갈 수 없을 만큼 무거웠기 때문에 세 사람씩 지고 올라간 것이다.

나는 부축을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걸을 수조차도 없는 상태였지만 제 3처부터는 나 혼자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올라갔다.

무거운 십자가를 혼자서 지고 올라가며 성직자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함께 온 순례자들의 영적 성화, 특히 병든 가정과 온 세상의 모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또한 사랑이신 우리 주님께서 받으셨던 고통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청해서 십자가를 진 것이다. 그냥 걷기에도 숨이 막힐 정도인 사막의 찌는 듯한 날씨와 작열하는 햇볕아래서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갔으니 땀은 또 얼마나 많이 흘렸겠는가. 제 6처 앞에서였다.

내 얼굴은 이미 눈물과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기에 옆에 있던 이들이 눈물과 땀을 닦아주었는데 갑자기 많은 순례자들이 울음을 터트리더니 나중에는 통곡으로 이어졌다.

그때 나와 함께 동행하고자 미국 워싱턴에서 온 전 세라피나 자매님이 깜짝 놀라며 "율리아 자매님! 자매님의 이마에서 닦은 눈물과 땀이 피로 변해가고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기에 보았더니 내 얼굴의 눈물과 땀을 닦은 손수건과 티슈에서 피가 쫙쫙 퍼져 나가더니 이내 손수건과 티슈가 피로 물들었다.

나중에는 그 일대가 짙은 장미향기로 진동하였기에 동행했던 순례자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행인들과 상인들까지도 모두들

"오, 주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오, 주님께서는 참으로 살아 계십니다" 하고 경탄하면서 주님의 현존을 모두 체험하는 참으로 놀랍고도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고들 했다.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이 일시에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를 부르짖으며 회개의 눈물을 흘렸고 통곡이 계속되었다.

"오! 나의 사랑, 나의 님이시여,

당신은 이토록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친히 살아 계심과 우리와 함께 계심을 보여주시나이까.

성지 순례하는 많은 이들, 특히 이곳에 와서 「십자가의 길」기도를 바치며 묵상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지 「십자가의 길」기도를 바치는 모든 이들이 형식적이 아니고 진정으로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회개의 삶을 살기를 바라나이다."

 

"오! 내 사랑, 내 귀여운 작은 아기야!

그토록 모진 고통 중에도 오직 나와 결합하기 위한 사랑에 찬 열망으로 나무 십자가가 아닌 진정한 사랑의 십자가를 아름답게 지고서 나를 따랐으니 너의 그 희생과 보속을 통하여 많은 영혼들이 회개의 은총을 얻어 기쁨과 사랑과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내 귀여운 딸아!

내가 오늘 너를 통해서 보여준 것은 바로 이천년전 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세상 모든 자녀들을 위하여 피 한 방울, 물 한 방울도 남김 없이 모두 내어 주고 있음을 알리려 함이니라.

내가 오늘 너를 도구 삼아 보여 준 나의 큰사랑을 온 세상 모든 이들이 깨닫고 받아들여서 단 한 영혼도 버림받는 일이 없이 모두가 구원받게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지극히 사랑하는 내 딸아!

나와 내 어머니의 친자식으로 불림 받은 네가 매순간 사랑에 찬 기도와 희생과 보속으로 점철된 아름다운 잔 꽃송이를 아름드리 바칠 때마다 그것은 바로 나와 내 어머니의 찢긴 성심의 상처를 기워주는 발삼향액이 된단다."  

 

"오 오!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이시여!

제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존재인가를 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나이다.

그러나 돌같이 단단하게 굳어진 죄인들의 마음도 마침내는 주님께서 흘려주시고 쏟아주신 그 거룩한 보혈로 녹아날 것임을 잘 알고 있사오니 모든 이가 구원받아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