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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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 사랑에 디딤돌이 되어 주셨어요. (1980년 8월 28일)
 

 그 자매님이 다음날 오후 한 남자와 다정스럽게 미용실로 들어왔다.

'어머, 누굴까?' 하며 그 자매님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자 피식 웃으면서 같이 온 남자의 손을 잡아끌며 멋쩍은 목소리로 "저기, 바로 이 사람이 우리 남편이에요"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사실 어제 미용실에 다녀간 뒤 모든 것이 다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자매님이 나한테 일러준 대로 남편에게 잘해주면서 여기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하니까 남편도 너무 좋아하면서 그 미용실이 어디냐고 묻더니 '그분은 바로 우리를 다시 새롭게 살도록 해준 은인이니 내일 당장에 찾아뵙고 감사를 드리자' 고 해서 오늘 이렇게 인사드리러 왔어요.

우리 이제 서로 더 사랑하고 이해하며 잘 살아보자고 굳게 다짐했어요. 자칫 깨질 수도 있었던 우리 사랑에 자매님이 디딤돌을 놓아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라며 부부가 함께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닌가?

이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눈에서는 뜨거운 감사의 눈물이 주루루 흘러 내렸다. '나는 한 것이 없는데 이렇듯 보잘 것 없고 부족하기 만한 죄인인 나의 기도를 사랑 자체이신 우리 주님께서 거절치 아니하시고 들어 주셨구나' 하고 생각하니 주님께 향한 감사와 기쁨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아닙니다. 제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자매님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사랑으로 다시 맺어 주신 것이니 우리 주님께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도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십시오" 라고 했더니 그 부부는 흔쾌히 "그럼요, 우리도 이제는 성당에 다닐 거예요" 하며 그 자매의 남편도 자신의 머리를 잘라 달라는 것이었다.

그 자매님의 머리를 잘라 줄 때와 똑같이 먼저 성호를 그은 뒤 머리를 자르면서 주님께서 알려 주신 생활의 기도를 시작했다.

생활의 기도를 봉헌하면서 그 형제님의 머리를 다 자르고 나자 그 형제님은 대뜸 "와!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맘에 들게 이발을 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다음에 또 와도 되죠?" 라며 기뻐하자 부인은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평소에 한 번만이라도 미용실에 가서 머리 좀 잘라 보자며 아무리 권해도 펄쩍 뛰면서 미용실에 가기를 한사코 거부했던 남편이었기에 그 자매님은 놀라는 한편 매우 기뻐했다.

그때 주님의 조용하면서도 다정한 음성이 귓가를 스치듯 들려왔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어떤 영혼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 그 영혼에게 평화를 주고자하는 너의 그 감미로운 사랑의 마음은 그 영혼을 기쁘게 할 뿐만 아니라 상처 난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준단다."

 
"오, 내 주님! 할 일을 했을 뿐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