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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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귀와의 실랑이  (1980년 10월 13일)

 
나는 예비신자의 신분으로 미사에 나간 첫날부터 나와 마귀들과의 길고 긴 싸움이 시작되었다.
 
마귀는 미사 중에도 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갑자기 어깨를 잡아당기거나 양팔과 등쪽을 사정없이 꼬집기도 하였고 강한 힘으로 나를 찍어누르기도 하였는데 아무리 괴롭혀도 내가 꿈쩍도 하지 않자 나중에는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잡고 머리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확' 잡아채기도 했다.

주님께서 나에게 직접 말씀해 주시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그것이 바로 마귀의 짓임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내적으로 나에게 강한 확신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미사 때마다 마귀들의 장난과 집요한 괴롭힘은 계속되었는데 나를 때리거나 갑자기 잡아당길 때, 특히 머리채를 잡아챌 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내 손으로 치면서 말했다.

"이제 나는 주님의 것이야, 너희들이 나를 아무리 괴롭히고 또 어떤 짓을 한다해도 나는 이제 너희에게 넘어가지 않아…" 했더니 곧바로 내 옆구리를 무언가로 사정없이 세게 '쿡' 하고 찌르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아!"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손으로 '확' 치며 기도했다.

"주님! 제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당신께서만이 가지신 그 능력의 손으로 미사 때마다 저를 괴롭히는 마귀들을 처단해 주십시오. 제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미사에 참례하신 분들이 제 모습을 보고 분심들까봐 걱정이 되어서 입니다"

하며 기도했더니 그 당시만은 조용해졌다.

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부에게 미사 때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마귀들이 내 머리채를 잡아챌 때나 옆구리를 '쿡' 하고 찌를 때 나도 모르게 "아" 하고 소리를 질렀기에 많은 사람들이 보고서 놀랐을까봐 양옆과 뒤를 돌아다보았는데 모두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아주 조용하게 앉아 있더라고 말했더니 "아니, 그런 일들이 있었어?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나도 전혀 몰랐는데…"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미사 중에 겪은 일들은 현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꿈은 더더욱 아니었으며 분명한 현실이었는데 옆에 앉은 장부도 몰랐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분명히 주님께서 개입하신 일이라고 생각하며 기도했다.

"오, 내 단 하나의 주인이시며 나의 생명이시며 나의 전부이신 주님!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이 영혼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오니 이 몸과 마음 다 바쳐 당신만을 사랑하며 따르오리다.

제 안에 아직도 남아있는 영혼의 나쁜 찌꺼기들과 눈에 끼어 있는 영혼 육신의 비늘들을 완전히 벗겨내 주시고 주님의 성혈로 깨끗하게 씻어 주소서.

주님의 뜻을 이루시는데 티끌만큼 한 도움이라도 되올 수만 있다면 설사 주님을 따르는 길이 고통으로 엮어진 험난한 가시밭길이라 한들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행복한 고통이리이까.

밤낮으로 소망 걸고 부르짖는 이 무자격자의 기도를 들어 주시어 주님 영광 드러내는 도구 되게 하여 주소서."

 

"사랑하는 나의 딸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따라 오너라."

 

"주님! 저는 주님을 따라가는데 아무것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 잘 알고 있다. 내게 향한 너의 그 변함 없는 열정이야말로 언제나 나를 기쁘게 한단다. 그래서 너는 나의 귀염둥이야."

 

"주님! 저는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죄인일 뿐입니다."

 
"그래, 부족하고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는 너의 그 마음 안에 내가 생활하고 있단다."

 
"주님께서 제 안에 생활하고 계시는데 마귀들은 왜 저를 그렇게 괴롭힙니까?"

 
"그것은 바로 나를 위하여 일하려는 너를 쓰러뜨리기 위한 마귀들의 공격이란다.

내 구원 사업의 협력자로 선택된 네가 앞으로 모든 영혼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떼어놓으려는 그들의 사업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많은 영혼들을 빼앗아 갈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앞으로도 너를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나와 떼어놓기 위하여 모든 노력과 계략을 총동원하여 분투 노력할 것이다.  

 
심지어는 너를 죽이려고까지 할 것이나 너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의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날 것이니 늘 깨어 기도하면서 나에게 온전히 의탁하여라.

 
"네 주님! 늘 깨어 기도하도록 노력하겠나이다. 그러나 당신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매순간 도와주시어요."

 
"그래, 내가 매순간 너와 함께 할 것이며, 내가 친히 너를 양육할 것이다."

 
"오, 주님!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이시어,

모든 것 당신께 온전히 맡기오니 당신 뜻대로 저를 사용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