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성시간에 나타나신 예수
성심의 핏덩어리 (1982년 4월 첫 목요일)
매주 목요일이면 나주 성당에서 20여명 정도가 모여서
예수님께서 받으시는 능욕을 기워 갚기 위한 목요 성시간 기도를 밤 10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4시까지 했다.
그러던 4월 첫 목요 성시간에 새벽 2-3시쯤 되었을 때 현시를
보게 되었다.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을 때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 들기에 눈을 떠보았더니 하얀 드레스에 빨간 망토를 걸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는데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눈물을 흘리시는 예수님을 보는 순간 너무 놀란 나는
"오! 주님이시여, 눈물을 거두소서" 하며 "엉엉" 울고
말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나를 보아라" 하는 주님의 슬프면서도 다정한 음성이 들려오기에 통곡하고 있던 나는 곧바로 얼굴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예수님의 가슴이 열리더니 성심으로부터 핏덩어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산 피정 때는 예수님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져 피가 흘러 내렸는데
이날은 아예 피가 덩어리째로 쏟아져 내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오, 주님이시여! 저희들이 어찌해야
되겠나이까?" 하고 더욱더 큰소리로 절규하며 통곡했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세상 수많은 자녀들이 하느님을
촉범하며 죄를 지을 때마다 천주성을 지닌 나는 고통에 짓눌려 신음하는데 내가 선택한 성직자들이 잘못할 때마다 받는 고통은 극악무도한 죄인들로
인하여 받는 고통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하여 이렇게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그들이 죄를 지을
때마다 너희를 향한 열절한 사랑으로 내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과 일치하여 숨쉬고 움직이며, 고동치는 내 심장을 찌르고 또 찔러 고동을 멈추게 하는
아픔이기도 하단다.
그러니 내가 택한 성직자들이
빗나가지 않고 맡은바 임무에 더욱 충실하도록 나를 알고 있는 너만이라도 그들을 위하여 희생과 보속으로써 아름답게 봉헌해 주기
바란다."
"예, 주님!
당신은 저에게 바람과도같이 불과도 같이 제 인생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참으로 부족한기만 한 이 죄녀를 당신께서 손수
인도해 주시어 오로지 당신 뜻을 이루는 도구 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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