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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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성추행 (1982년 7월 8일)


시골에 있는 친정에 다녀오기 위하여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은 발디딜 틈도 없어 오르내리는 계단에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 틈에 서서 나는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뭔가가 내 엉덩이를 '쿡' 하고 쑤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순간 너무 놀라 오른손을 뒤로해서 세차게 밀쳐냈다. 아마도 '우산 손잡이에 찔렸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내 손에 닿았던 것은 바로 바지 지퍼를 내리고 밖으로 꺼내 놓은 남자의 국부였다.

"오! 주님 용서하소서.

욕정에 불타올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저 영혼이 하루 빨리 음란의 마귀로부터 풀려 나와 주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 되게 하소서."

"그래, 그래, 사랑하는 내 귀여운 아기야,

너는 성추행을 당하고도 그를 미워하지 않고 그가 용서받기를 원하였으며 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도록 온전히 봉헌하였으니 내 너의 간청을 그대로 들어 줄 것이다."

 

"오! 내 사랑, 나의 주님이시여!

그것은 바로 제가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주님께서 저에게 가르쳐 주신 사랑이었나이다.

비록 국부를 밖으로 내어놓고 성추행을 했다 하더라도 저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단단한 살점인 「셈치고」 그를 위하여 기도했으니 깊은 상처가 되지 않나이다.

그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로 인하여 그가 단죄 받는다면 그것이 제 영혼에 무슨 유익이 되겠으며, 또한 제가 달라질 것이 무엇이겠나이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언제나 제 곁에, 아니 제 안에 당신이 생활하고 계신다는 사실뿐입니다."

 

"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그래 그래, 언제나 네 안에서 생활하며 너와 함께 하고 있는 나는, 바라지 않고 베푸는 너의 그 이웃 사랑을 볼 때마다 세상 죄악을 잊을 정도로 편안한 휴식을 취한단다."

 

"오 오, 나의 사랑, 나의 님이시여!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이 죄인이 어떻게 감히 당신을 님이라 부르리까만 그러나 제 안에 고동치는 심장과 같이 당신은 제게서 떼어 낼 수 없는 저의 유일한 님이시나이다.

병들고 격동하는 인간의 피가 흐르고 있는 부족하기 만한 이 피조물은 천만년이 지난다해도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며 당신께만 나아가겠나이다."

 

"사랑하는 나의 딸, 내 귀여운 작은 영혼아!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고 깊고 넓은 지고 지순한 사랑이란다."

 

"오, 나의 사랑 나의 전부이시여!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이 죄녀 오로지 당신의 것이오니

저의 모든 고통을 통하여 인류가 지은 모든 죄에 대한

보속으로 속죄의 제물이 되겠사오니 저의 남은

한 생의 모든 시간과 정열을 받으시어 위안되소서. 아멘."

나는 집에 와서 손을 씻으며 그 영혼의 음란한 생각들을 주님의 보혈로 깨끗이 씻어주시어 그가 새로운 부활의 삶을 살아가도록 간구했다.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