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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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붉은 빛 덩어리는 나에게 내려오고 (1982년 7월 14일)

 

나는 세례를 받기 전인 예비 신자 때부터 이미 성령쇄신운동 봉사자로 일했었는데 그 당시 나는 누군가를 기도해 줄 때면 언제나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부족한 이 죄인에게 참으로 임하시어 사랑의 불을 놓아주시고 사랑의 기적을 행하시어 주님 영광 드러내 주소서.

그리고 이 죄인이 고통을 받음으로 인하여 이 000가 치유될 수만 있다면 저는 그 고통을 기꺼이 받겠나이다" 하고 기도하면서 내가 고통을 받음으로 인하여 상대방이 영적, 육적, 내적으로 치유될 수만 있다면 그들을 위하여 기꺼이 고통 받기를 즐겨했다.

이런 기도를 할 때마다 혹시라도 누군가 듣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에 속으로 가만가만히 기도했는데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원치는 않았지만 이러한 나의 기도 소리를 듣게 된 다른 성령 봉사자들 간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들 중에는 "네가 무엇이 간데 고통을 받는다고 하느냐, 그것은 교만에서 우러나오는 네 생각이야." "아니, 고통은 응당 주님께서 받으셔야지 왜 네가 받아? 정말 웃기고 있네"라며 나를 질책하고 비난하면서 고통은 응당 주님께서 받으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불편을 겪더라도 상대방이 화평하기만을 바라며 살아왔으며, 정당한 행위였을지라도 나로 인하여 다른 누군가에게 분심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나에 대한 비난과 그 어떤 질책도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었으나 그들이 판단죄를 지을까봐 그것이 늘 가슴 아플 뿐이었다.

그러나 봉사자들이 왜 응당 예수님께서 고통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워 이 문제에 관하여 조언을 얻고자 여러 지도자들과 성직자와 수도자들에게 면담을 해 보았지만 아무도 명쾌한 대답을 해 주는 분이 없었기에 갈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내 몸의 한 부분을 지정해 놓으시고 만약에 내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닌 일을 행하게 되면 그 즉시 그 곳을 마치 바늘로 쑤시듯이 '쿡 쿡' 하고 아프게 찔러 주셨는데 내가 그렇게 드린 기도에 대하여는 쑤시는 고통을 주지 않으시고

"똑바로 가라"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님께서 원하지 않으신 일이었다면 바늘로 찌르는 아픔을 주셨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주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것 같은데…'하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혹시 그 사람들 말대로 내가 교만하지는 않았는지를 묵상하던 중에 서울에서 있었던 성령쇄신운동 봉사자들의 교육 피정에 광주교구의 모든 봉사자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피정에 함께 참가하신 광주 농성동에 살고 계신 이 마리아 자매님이 피정 장소에 매일같이 먼저 오셔서 맨 앞쪽에 자기 자리와 내 자리를 나란히 잡아놓은 뒤 정문에서 나를 기다렸다가 그 자리에 앉게 해 주었다. 전에 같았으면 가장 앞쪽에는 늘 장애자들이 앉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봉사자들의 피정이었기에 그 자매님의 배려로 앞쪽에 앉을 수가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봉사자들이 비난했던 말과 같이 내가 하고 있는 기도가 올바른 기도인지 아니면 올바르지 않거나 교만한 기도는 아닌지에 대하여 주님께로부터 직접 응답을 받고자 했다.

피정 사흘째 되는 날까지도 주님의 응답을 듣지 못했기에 마음이 급해진 나는 "주님!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으니 이 죄녀 혹시라도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주님의 빛 안에서만 살게 해주시어 주님의 뜻만을 이루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는데

나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뜨거운 빛이 머리 위로 내려오기에 너무 놀라 쳐다보았더니 마치 신호등처럼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빛을 띤 불덩어리 같은 것이 보였다.

"어머, 예수님! 저것이 무엇인가요? 예수님! 제 기도가 맞다면 빨간색의 빛덩어리를 저에게 내려 주시어요"하자 빨간색의 빛덩어리가 쏜살같이 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순간 얼마나 뜨거웠던지 그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으-윽"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이 마리아 자매님이 "율리아 축하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깜짝 놀라며 "오, 자매님도 그 모습을 보셨군요" 하고 물었더니 "그럼, 보았지"라고 하기에 "붉은 빛덩어리는 완전히 피색이었어요. 그죠?"라고 했더니 "붉은 빛덩어리? 나는 자비의 빛이 너에게 오는 것을 보았는데?" 라는 것이 아닌가.

"어디에서요?" 하고 물었더니 "응, 앞쪽 제대 위의 예수님 가슴에서 흰빛과 붉은 빛이 우리에게 쫙 뻗쳐오길래 나는 빛을 받을 준비를 하면서 팔을 벌리고 있었는데 내게는 그 많은 빛 중에 한줄기도 오지 않고 너의 가슴으로만 다 들어가 버리잖아" 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자매님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위에서 내려온 빛 덩어리뿐만이 아니라 자비의 빛이 동시에 내

가슴으로 한꺼번에 들어왔다는 것을 주님께서는 이 마리아 자매님을 통하여 확인시켜 주셨다.

'그래,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신뢰심을 가지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 빛이신 주님을 따라가야지.'

"오 내 주님이시여!

참으로 감사 드리나이다. 부족한 이 죄녀 당신을 위해서 하는 모든 일이 주님 뜻에 합당하게 이끌어주시고 주관하여 주소서."

 

"달콤한 것을 마다하고 쓴잔을 마시고자한 내 작은 영혼아!

그릇된 영성과 위선으로 나에게 달려오는 저 수많은 군중들 속에 너는 단순한 영혼으로 언제나 나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그래서 너는 내 작은 영혼이야!

너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눈은 기쁨에 차 있어 세상 모든 죄악을 잊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