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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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남편을 용서하지 못한 P자매 (1982년 7월 24일)


내가 한참 성령운동을 할 때의 일이다. 7주간의 일정으로 성령 세미나를 할 때 나는 팀 봉사를 맡아 일했는데 내 팀에 속해 있던 P자매는 나를 찾아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자매는 그 동안 7주 성령 세미나를 여섯 번이나 받았는데 매번 받을 때마다 언제나 새벽에 일어나서 찬물로 목욕하고 정성을 다하여 세미나에 임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심령 기도의 은사, 예언의 은사, 그리고 치유의 은사까지도 받았으나 언제나 자신의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휑하니 비어 있는 것 같았으며 남편과 아이가 용서가 되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 자매는 내가 맡은 팀에서 성령 세미나를 받기 원하여 접수했는데 무려 6번이나 받는 동안 한 번도 내가 자신의 팀장이 안되었기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접수를 하면서 이번에도 내가 팀장이 되지 않으면 교육비 5,000원을 그냥 포기하려고 했는데 다행히도 이번에는 내가 팀장이 되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7주 세미나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남편은 한쪽 손이 장애자인 데다가 건강 상태도 좋지 않는 등 자신과는 결혼 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없는 그런 상대였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에게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고 그로 인하여 임신까지 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그와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게 되었고 그 후로 또 아들을 낳아서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자매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에 대한 증오심과 그 당시 임신된 아들에 대한 미움까지 겹쳐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그 아들을 계속해서 야단치고 구타하기를 반복했다 한다.

그 자매는 그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메말라 버렸고 얼굴은 늘 화난 표정을 지으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 자매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나는

"자매님! 한쪽 팔에 장애가 있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남편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남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건강하지도 않은 남자가 어떻게 건강한 여자를 강제로 그렇게 할 수가 있겠어요.

그때의 상황을 잘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혹시라도 자매님이 그 순간만이라도 유혹에 빠졌거나 방심했던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결국 자매님도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미워하시고 마음을 바꾸어 새롭게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비록 자매님의 남편이 그런 방법으로 결혼은 했지만 지금까지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자매님만을 끔찍이 사랑하셨잖아요.

그런데 자매님은 '부족할 것이 없는 내가 왜 저렇게 못난 사람하고 살아야만 될까?' 하고 생각하며 무시해 왔던 거죠?" 했더니

"맞아요. 제 학벌과 능력과 인물을 생각하면 저 사람과는 도저히 맞지 않는 상대였는데 내가 완력으로 당했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무시해 왔어요."

"자매님! 아직 때는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 정말로 사랑을 실천할 때가 되었어요. 남편이 계속해서 무시를 당하면서도 언제나 변함 없는 마음으로 아내를 끔찍하게 여기며 사랑했는데 세상 어디에서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겠어요.

높은 곳을 올려다보지 말고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남편보다 더 건강하고 지위 높고 부자인 사람과 결혼했다 할지라도 그 남편이 사랑은커녕 바람을 피우면서 자매님을 무시한다면 어떻겠어요?"  

그 자매는 곧바로 상기된 얼굴로 "어머, 정말 그러네요. 저는 그 사람을 만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원망과 미움과 분노와 증오와 격정으로 가득 차서 살아왔는데…" 하면서 긴긴 세월 동안 굳게 닫아 두었던 마음을 서서히 열기 시작하였다.

나는 계속해서 "자매님! 자매님은 이제까지 주님을 믿고 따르고

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가정은 멀리했어요. 아니 멀리 한 것만이 아니라 남들에게는 사랑을 전하면서도 정작 사랑을 실천해야될 남편과 아들은 오히려 미워하고 구타까지 했으니 주님이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그러니 이제는 모든 것을 「네 탓」이 아닌「내 탓」으로 돌리시고 이 현실을 주님께서 주신 사랑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봉헌하세요.

내가 가만히 서 있는데 돌멩이가 굴러와서 내 발을 짓이겼다 할지라도 그것을 돌멩이 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었기에 내가 다친 것이라고 생각하며 「내 탓」으로 돌린다면 주님께서 기뻐하실 거예요" 했더니 그 자매는  "아이고 내가 미쳤어요. 어떡하면 좋아요? 주님이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 하며 뉘우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매님이 이제까지 남편과 아들에게 주었던 상처를 기워주는 것이 바로 주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거예요.

자매님이 이제라도 깨달았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앞으로 사랑을 실천하여 남편과 아들의 마음을 채워드리는 것이 보속하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희생과 정성을 바쳐 사랑해 보세요" 했더니

그 자매님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면서 "이제까지 하느님을 믿고 성령 세미나를 많이 받아 보았지만 모두가 다 저를 이해해 주었고 남편을 나쁘게만 이야기해서 내 잘못을 느끼지 못했는데 우리 팀장님을 만나게 해주신 분은 바로 주님이신가 봐요" 하는 것이었다.

"그래요, 우리의 만남을 허락하신 분은 바로 선하신 주님이십니다.

결코 우연이 아니지요. 자매님! 이제 잘못을 알았으니 총고백 성사를 보시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청이 있어요." "말씀하세요." "내일 또 와도 되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세요."

그녀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평화로운 모습으로 내일 또 뵙자고 하며 광주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