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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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친정 어머니 3층 옥상에서 떨어지시는 사고  (1982년 8월 27일)

 

미용실을 시작할 때는 남의 돈을 얻어서 시작했는데 열심히 일을 한 결과 미용실을 시작한지 1년쯤 지나자 430평 짜리 밭도 장만할 수가 있게 되어 친정 어머니께서는 살림을 도와주시면서 그 밭에다 틈틈이 푸성귀며 고추 등을 심으셨다.

그렇게 심어 놓은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자 붉은 고추를 따서 2층 옥상에다 말리셨는데 2층에서 살고 있던 건물 주인이

"집이 더우니 옥상에 물을 뿌려야 된다"며 고추를 수거하라고 했다.

그래서 친정 어머니는 계단 옆 슬레이트로 만든 3층 옥상에다 고추를 말리셨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때쯤 한참 손님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와장창" 하고 우레와도 같은 큰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도 부지런히 손님 머리 손질만 하고 있었는데 앞집의 아가씨가 미용실로 다급하게 뛰어 들어오면서 숨가쁜 소리로 "언니 언니! 언니 어머니가 3층 옥상에서 떨어지셨어.

지금 눈도 못 뜨고 계셔. 돌아가실 지도 모르는데 머리만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너무 놀란 나는 손에 들고 있던 가위며 빗을 그 자리에 던져 버리고 급히 달려나가 보았더니 어머니는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계셨다.

너무 급하여 어머니를 들쳐업고 병원까지 달려갔다. 병원에서는

"살아나실 수 있을지 어떨지 지금으로서는 딱히 뭐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일단 24시간 정도를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울면서 계속해서 기도를 했는데 순간 어머니가 눈을 뜨시더니 울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다가 고개를 끄덕이시며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래도 나는 계속 울며 기도했다.

"오! 내 사랑, 나의 주님! 불쌍하게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를 지금 데려가시면 안돼요. 살려주시어요" 하고 애원하며 부르짖고 있을 때

다정한 주님의 말씀이 들려왔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네가 바치는 희생과 보속을 통한 열절한 사랑으로 언제나 위로를 받고 있는 내가 너의 그 사랑과 합하여 구해 내었으니 안심하여라.

얼마나 위험한 곳에서 구출되었는지 현장에 가서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시며 "나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러니 집으로 갈란다" 하시기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나온 뒤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보았더니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어머니가 떨어진 장소의 중간 지점에는 헌집을 뜯어 낸 곳에서 가져다 놓은, 못이 여기저기 많이 박혀 있는 각목들이 잔뜩 쌓여 있었는데 먼저 그곳으로 떨어지셨다가 또다시 거꾸로 떨어지면서 단단한 시멘트 바닥에 머리가 크게 부딪치셨는데도 머리뿐만이 아니라 몸에 못자국 하나도 남지 않고 깨끗이 치유되셨다.

"오, 놀라운 사랑의 신비여!

주님 당신 홀로 영광 받으시고

찬미 찬양 흠숭 받으시며 감사도 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