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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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 이 바오로 회장님이 본 현시  (1983년 6월 29일)


내가 성령 봉사자로서의 일을 그만두려 하니 회장님께서 자꾸만 만류하셨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남의 앞에 나서기보다는 숨어서 일하고 싶어

"주님! 이제까지 저는 잔칫상을 차려서 많은 이들에게 먹여 주었으나 이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어 설거지하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하고 주님께 고통을 온전히 봉헌하면서 성령쇄신 봉사자로부터 조금씩 물러났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바오로 회장님께서 나를 위해 기도하실 때 어떤 현시를 보셨다 한다.

넓고 넓은 산 속에서 나 혼자 외롭게 서 있었는데 어느 샌가 큰 소나무 위에 올라가 서 있더란다.

바로 그때 보이지 않는 손길이 내게 와 닿더니 세상에서 보지 못한 아주 아름다운 옷을 입혀 주었다한다.

그 뒤 아무도 없었던 넓고 넓은 산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사람의 머리만 빽빽하게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온 산을 꽉 메우고 있었다 한다. 바로 그때 율리아가 그 많은 군중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치더라는 것이다.

회장님께서는 그 말씀을 해 주시면서 한가지를 덧붙여 말씀하셨다.

"율리아를 성령 봉사자로 잡으려고 했는데 아마 안 되는가 봐.

며칠 전에도 율리아를 위해서 기도할 때 율리아가 흰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내가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소용없이 흰말을 타고 가버렸어" 하는 것이 아닌가.

회장님은 내가 숨어서 설거지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뜻을 받아들이시고는 더 이상 나를 설득하려고 애쓰지 않으셨다.

"오, 주여! 내 님이시여!

저를 밑으로 끌어내려 주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주님 위한 고통이라면 무엇을 마다하오리까.

뒤늦게나마 진정한 사랑을 알게 해 주시어

한층 더 뚜렷이 당신을 뵈옵게 해 주셨나이다.

부족하고 연약한 저를 품어주시고 안아 주셨사오니

제게 주신 소명을 잘 완수할 수 있도록

부끄러운 죄인으로서 항상 당신을 제 안에 모시게 하옵소서."

 

"사랑하는 내 작은 아기야!

너를 감추려 함은 바로 겸손함이지 부끄러움 때문은 아니란다.

그런 너의 지극히 숭고한 청원을 내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느냐.

드러내지 않은 채 숨어서 일하며 목숨까지도 내어 놓으려한 너의 그 갸륵한 청원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나와 내 어머니가 행하고자 한 구원계획을 너를 통하여 반드시 실현시킬 것이니 내 손을 꼭 잡고 더욱 가까이 다가오너라.

너는 나를 위하여 스스로 작아지고 낮아졌으니 너의 이름은 이미 생명의 책 속에 기록되었다. 그러나 항상 조심하여라.

교활한 마귀는 너를 쓰러뜨리기 위하여 온갖 계책을 총동원할 것이니 늘 깨어서 기도하며 내 안에 온전히 침잠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