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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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계단을 오르면서 (1983년 12월 3일)

 

아내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L형제의 무거운 가방을 내가 대신 들고 그와 함께 계단을 오르면서

"주님! 저는 지금 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올라가면서 주님께서 인류 구원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지셨던 무거운 십자가를 묵상하며 또한 이 보잘 것 없는 작은 희생이 주님의 사랑과 합하여져서 온 세상에 주님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형제님의 십자가인 아내의 죄악과 세상 모든 죄인들의 죄악을 지고 가는 마음으로 짊어지고 가오니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죄악  한가지씩 없어지게 해 주시어요"

하고 생활의 기도로 봉헌했다.

그랬더니 L형제가 "율리아는 영성 서적을 읽는 사람도 아닌데 어쩌면 매사를 그렇게도 잘 봉헌하는지 모르겠어" 하기에

"이것이 바로 생활의 기도가 아니겠어요? 주님과 성모님께서는 매사를 온전히 맡기는 참된 봉헌의 삶을 원하시잖아요" 했더니

"나는 항상 율리아 앞에 서면 부끄럽단 말이야, 가톨릭에서 나온 책이란 책은 거의 읽었고 성서 책도 몇 권이 다 닳도록 읽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렇게 머리로만 알고 입으로만 말하지 정작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으니 주님과 성모님께는 물론이고 율리아 앞에서도 창피하고 부끄러워, 나는 영성 서적 읽는 것을 워낙 좋아했고 그런 책을 사랑했기에 하도 많이 읽어서 지식적으로나 이론과 논리적으로도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어.

그런데 율리아는 정말로 살아있는 사랑의 생명체야, 율리아는 언제봐도 한결같이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고 순진해! 그리고 율리아의 사랑은 지식을 통해서 머리로 알고 있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실천하는 그런 사랑이야. 성녀 소화 데레사가 생활 자체를 기도로 봉헌하는 그런 삶을 사셨다는데  사실 율리아도 그분에 못지 않아. 만약에 내가 율리아를 본 받아 그대로 실천하면서 따라 산다면 아마 나도 먼 훗날에는 성인 성녀 곁으로 갈 것 같은데…"

하기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는 내가 사는 삶이 아니에요. 그래서 내가 만약에 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주님께서 인도하심이요. 행여라도 잘못된 일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율리아가 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칭찬 받으셔야 될 분은 오직 주님이시고 저는 죄인일 뿐이랍니다."

"그래 알았어, 나도 이제부터라도 율리아의 그 겸손을 배워서 모든 영광을 오직 주님께만 돌려 드릴게" 하여 나는 너무나 기뻐하며 주님과 성모님께서 그 형제의 아내 손을 잡아 주시도록 기도로써 노래했다.

"사랑하올 예수님 000에게 오시어서 사랑으로 살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사랑하올 어머니 000 손을 잡으시어 십자가의 부활로 승리얻게 하소서.

사랑하올 예수님, 우리 맘을 태우시어 주님 맘에 드는 자녀 되게 하여 주소서. 아멘!" 하고 그 자매님을 주님과 성모님께 온전히 봉헌했다.

"오! 나의 주님, 내 사랑이시여!

부족한 이 죄녀를 도구 삼아 단 한 영혼이라도 회개하고

성화의 길을 걸어서 완덕에 도달하여 주님께 영광 돌려 드린다면 감사,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

부디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이 죄녀의 기도를 통해서 이루시려 하시는 주님의 크옵신 업적이 온 세상에 뿌리내리게 해 주소서"

 

"오! 내 사랑, 내 작은 영혼아!

언제나 매사를 소홀히 여기지 않고 사소한 작은 것 하나까지도 내게 온전히 봉헌하는 너의 그 마음은 나와 내 어머니의 찢긴 성심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발삼향액이 되어 애가 타는 갈증이 해소될 것이며 죄인들이 회개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 다음날 L형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율리아! 율리아!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어? 아니, 그렇게 고약하던 아내가 하루아침에 놀랄 정도로 변화가 되어 나에게 얼마나 잘해 주는지 몰라. 율리아의 사랑에 찬 생활의 기도가 내 아내를 변화시켰어. 율리아! 율리아! 나도 이제 율리아를 따라서 생활 전체가 기도화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게 고마워" 하는 것이 아닌가.

"주님과 성모님은 찬미 영광 받으소서. 피조물의 모든 선행을 통하여 오로지 당신만이 찬미와 영광을 받으시기 마땅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