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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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나는 졸지에 미장쟁이 아짐이 되어 버렸다.
     (1986년 7월 30일)

 

그동안 우리 가족 외에는 아무도 찾아 주지 않았던 봉 할아버지 댁에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찾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하여 자랑을 하게 되니 레지오 단원들이 "아 미장원 언니가 도와주었구나" 하고 말하자 미장원을 미장쟁이로 잘못 들으신 할아버지는 그때부터 나를 「미장 아짐」이라고 불렀다 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미장쟁이 부인이 남모르게 봉 할아버지를 계속 도와주고 있다는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몰라요" 라고 하기에 '누굴까? 한번도 못 봤는데 누굴까?

내가 도와준 것 외에는 누가 특별히 도와주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미장쟁이 아줌마가 목욕도 시켜주고 도와준다니 참 다행한 일이다' 하고 생각했다.

하루는 일이 늦게 끝나서 밤 12시경에 할아버지에게 가게 되었는데 집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저예요. 딸이 왔어요"

"아 미장아짐 오셨구나." "예? 저 미장 아짐 아니에요."

"움마, 그런디 워째서 목소리가 고로코롬 똑 같다요.

이 밤중에 올 사람이라고는 미장 아짐 뿐인 줄로만 알았는디

미안하요. 그런디 대체 뉘시오?" "딸이랬잖아요."

"그렁께, 나 목욕도 시켜주고 성당에 데리고 간 아짐 아니란 말이요?" 그때에야 나는 '미장아짐' 이란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내가 갈 때마다 나에게 어디서 사는 누구냐고 물었지만 내가 전혀 가르쳐 주지를 않자 다른 자매들이 미장원 아줌마 또는 미장원 언니라고 하는 이야기를 잘못 알아듣고

'미장아짐' 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착한 미장쟁이 부인은 도대체 누굴까?

어떻게 생겼을까?' 하며 매우 궁금해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웃기만 하였다.

"주님 감사합니다. 숨어서 하려고 했던 것을

이렇게 숨겨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내 작은 아기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너의 그 바라지 않는

사랑과 정성은 몇 배의 상급으로 되돌려 받게 될 것이다."

 

"오오! 나의 주님! 제가 한 일에 대해서 되돌려 받으려고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래, 그래, 그러기에 나는 너를 극진히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