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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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본당 신부님의 허락은 받았지만 (1986년 8월 13일)

 

나는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의 수술에 대하여 본당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오히려 고맙다고까지 하시기에 너무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 이튿날 신부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수녀님의 말씀을 들으니 봉 안드레아씨 수술은 합당치 않은 것

같습니다." "신부님, 왜요?" "할아버지 수술할 그 돈으로 차라리 젊은 사람을 수술해 주는 것이 합당할 것 같습니다" 라는 것이 아닌가?

이유인 즉은 얼마나 더 사실 지 알 수 없는 할아버지보다는 차라리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를 수술해 주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신부님 제 소원입니다.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 수술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면 젊은 사람들도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

하며 다시 간절하게 매달렸다.

그랬더니 신부님께서는 "정 그렇다면 수녀님께 말해 보시오" 하셨다.

평소에 그래도 나와는 통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던 수녀님께서 그런 이유로 반대를 하셨다니 못내 아쉬웠지만 그러나 신부님의 말씀에 순명해야 되고 수녀님으로부터 허락도 받아야 했기에 수녀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율리아씨! 그 분은 죽을 때가 다 되었어요. 설령 수술을 해서 눈을 뜬다 해도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겠어요. 그러니 아까운 돈과 시간을 그렇게 희망 없는 사람에게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앞길이 창창한 젊은 사람을 위해서 그 돈을 씁시다"

"수녀님, 수술해야될 젊은 사람들 저에게 다 데려다 주세요. 그분들도 제가 수술시켜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봉 안드레아 할아버지가 수술 받을 수 있도록 허락만 해 주셔요. 네? 저는 그분이 눈을 떠서 단 하루만이라도 밝은 세상을 보실 수 있다면 또 설사 수술 후 눈을 뜨지 못한다해도 후회하지 않겠어요.

왜냐하면 언젠가 그 분께서 "이 세상에서 꼭 한가지 소원이 있다"고 하시기에 '뭐예요?' 고 물었더니 미장 아짐 얼굴 한번만 보고 죽는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봉 할아버지에 대하여 조금 설명해 드리면서

"수녀님, 허락해 주시는 거죠 네?" 했더니 수녀님은 웃으시며

"어쩌면 그리도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은지 원.

그래, 내가 율리아씨 사랑에 졌어요. 소원대로 하세요"라고 답했다.

결국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할아버지 눈을 수술해 드리기로

완전히 결정을 하였다.

"주님! 나의 님이시여! 진심으로 감사 드리나이다.

당신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으시오니 당신 뜻을 이루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