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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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내가 가장 좋아했던 커피를 봉헌하다. (1985년 8월 11일)

     

 나는 처녀 때부터 커피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심지어 다방 옆을 지나칠 때면 누가 보지 않도록 다방 옆에 가만히 서서 커피 내음을 잠시 음미한 뒤 지나갈 정도였다.

그러나 커피를 사먹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커피를 사먹은 「셈치고」 그 돈을 불쌍한 이들에게 주어 먹고 싶은 것을 사먹게 하는 것으로 만족해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1985년 성모님께서 눈물을 흘리셨고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혹은 호기심으로 또는 진정한 믿음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성모님의 눈물을 보면서 함께 울기도 했지만

그러나 우리가 흘리는 단순한 눈물만으로

어찌 성모님께서 위로 받으실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광주, 목포, 서울, 나주에서 모인 성령 봉사자들로 구성된

10여명의 형제 자매들이 함께 철야기도회를 갖기 시작했다.

철야기도회의 목적은 교황님의 영육간 건강과, 죄인들의 회개,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영적 성화와 세계 평화, 외교인들의 회두와 냉담자들을 위함이고 또한 병든 모든 가정이 치유되어 가정 성화를 이루고 우리 모두는 회개의 은총으로 부활의 삶을 살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모든 지향을 성모님의 원의에 그대로 맡겨 드리기로 했다.

9일 철야 기도를 3번 연속해서 바치기로 작정하고 시작했는데

밤 12시에는 커피 타임을 갖고 새벽 3시 조금 넘어서는 간식 먹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같이 모이는 사람의 수는 10-20여명 정도였는데 커피와 간식, 그리고 설거지하는 일들을 나 혼자서 하면서도 힘든 줄을 몰랐고 그저 기쁘기만 했다. 왜냐하면 우시는 성모님께 달려와 성모님의 원의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것이 나를 도와주는 것보다 더 고마웠기 때문에 아까울 것이 없었다.

철야기도 셋째 날,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잠을 몰아내며 기도하는 것보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주님과 성모님을 위해서 온전히 봉헌하고 희생으로 바쳐드린다면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주님과 성모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커피를 봉헌했다.

그 날부터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잠을 쫓아내며 새벽 5시까지 기도하고 난 뒤 기도회에 참가했던 사람들 중에 면담을 요청해 오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그들의 면담을 받아 들였다.

그들 모두가 집으로 돌아 간 뒤에야 비로소 부랴부랴 아침밥을 지어 집안 식구들에게 먹인 뒤 곧바로 미용실 일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보니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이를 보다못한 친정 어머니께서 손님 머리 손질을 하고 있는 나에게 김밥을 먹여주시기도 했다.

철야기도회가 진행되는 내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순례자들 커피와 간식까지 챙겨주며 하루도 빠짐없이 장괘하고 양팔기도를 했으나 피곤한 줄 모르고 기쁘기 한량없었다.

이와 같은 일과는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나는 18일 동안 자리에 한번도 누워보지 못했는데 철야기도회를 시작한지 19일째 되는 날 모두들 애초에 마음먹었던 것과는 달리 너무 힘들다며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나는 18일 동안 철야 기도를 했다고 하여 그 다음날 아침에 잠을 잔 것이 아니라 일을 했는데 그들은 집에 가서 쉬면서도 더 이상은 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세 번째 9일 철야기도는 사람들이 오지 않아 간식과 커피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잠을 조금씩 자며 나 혼자 마지막날까지 바쳐 드렸다. 주님과 성모님께 27일간 철야 기도를 바치겠다고 약속했으니 비록 나 혼자였지만 그들 몫까지 바쳐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오 나의 주님, 나의 어머니시여!

9일기도 3번의 약속을 함께 지키지 못하여 죄송해요.

저 혼자의 힘은 미약하고 보잘 것 없사오나

저의 부족한 정성을 바치오니 이 부족한 정성이나마

사랑으로 보시고 자비를 베풀어주옵소서.

그리고 예수님께서 흘리시는 피땀과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사랑의 손수건이 되고자 하오니 그대로 이루어 주소서."

 

"사랑하는 나의 아기야! 걱정하지 말아라.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믿음으로 달아 드는 너의 그 정성된 마음으로

나와 내 어머니는 이미 많은 위로를 받았단다.

나와 내 어머니는 너를 강보에 싸인 어린아이로 계속해서

기를 것이니 아무런 걱정도 하지말고 그대로 행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