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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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어린아이들이 나눈 큰 사랑 (1985년 9월 7일)

 

밤낮으로 쉴새없이 모여드는 순례자들로 인하여 우리 가족들은 잠잘 곳마저도 없어졌다.

우리 부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들조차 공부할 곳이 없어 낮에는 친구 집으로 갔고 밤이면 미용실에 있는 긴 의자에서 잠을 잤다.

어느 날 밤 미용실에서 아이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가 보았더니 셋째 아이와 넷째 아이가 서로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라고 그런 것이었다.

그 당시 미용실에 있던 나무로 만든 긴 의자에서는 두 사람이 자기에 너무 좁았다. 둘이 안고 잔다고 해도 깊이 잠이 들다보면 바깥쪽에 자는 아이가 땅바닥에 떨어질 수 있으니 서로에게 안쪽에서 자도록 양보하는 다툼이었다. 아니 다툼이 아니라 사랑 나눔이었다.

이 모습을 본 나는 너무나 흐뭇했고 가슴이 뿌듯해 왔다.

많은 순례자들 때문에 자기 방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잠잘 곳마저 마땅치 않아 힘들었는데도 당시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에 다니고 있던 셋째와 막내가 불평 한마디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할 때면 그 당시 일곱살이던 막내 아들은

"예수님, 성모님, 여기를 찾아온 사람들 한사람도 빠짐없이 평화를 누리게 해 주시고 모두가 치유 받고 돌아가게 해 주세요"

하고 울면서 기도하였기에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곤 했다.

나는 아이들이 좋은 것을 서로에게 양보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 아이들이 저토록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보고 있는 나의 마음이 이렇게 흐뭇할진대 하물며 이 세상 모든 자녀들이 서로 화목하고 사이좋게 지낸다면 주님과 성모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고 생각하며 나는 주님 영광을 위하여, 성모 성심의 승리를 위하여, 그리고 세상 모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더욱더 열심히 희생하고 보속하고 봉헌된 삶을 살면서 청빈과 극기로써 나에게 수반되는 모든 고통들을 더욱더 아름답게 봉헌하며 바쳐 드리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그때 주님의 음성이 아주 조용하게 들려왔다.

"그래,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나는 어둠 속에서 헤매는 이 세상의 모든 자녀들이 빛의 자녀로 되돌아와 너의 자녀들이 나누는 그런 사랑을 나누게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래서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온전히 바쳐지는 너의 그 작은 희생과 사랑을 통하여, 영적으로나 현세적으로 부족할 것이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세상의 많은 영혼들과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좀 먹고 있는 영혼에 생기 돋아나게 하리라."

 

"오, 주님, 나의 님이시어!

이 죄인의 기도 들어주시니 감사하나이다. 부족하지만 더욱 노력하여 주님 맘에 드는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나이다.

그리고 성모님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사랑의 손수건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여 사랑의 힘을 발휘하겠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