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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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돈 뭉치로 사정없이 뺨을 맞는 큰 사랑.
         (1986년 8월 3일 오후 3시경)

    

 그 술집과 우리 집 사이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큰 도로가 있었다.

잠시 후 그 술집 주인 여자는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을 모두 붙들고 나를 도둑년이라며 욕하고 있었는데 심지어는 "남편이 있는데도 새벽에 보면 외간 남자들이 방에서 나가니 이는 필경 외간 남자들을 불러들여 바람 피운 것이 아니냐?"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모함으로 나를 계속해서 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시는 성모님을 찾아 기도하고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많은 순례자들이 우리 집에 드나들었고 그들 중에는 당연히 남자들도 있었던 것인데 그 여자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내가 밀린 외상값을 달라고 한 번 말을 건넸을 뿐인데 미용실을 내 놓은 것을 알고 있는 그녀는 아예 외상값을 떼어먹을 속셈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나를 괴롭히며 행패를 부렸다.

그렇게 계속해서 욕을 해대더니 나중에는 아래쪽이 다 보이도록 쪼그리고 앉아서 "윤홍선이가 뭐냐 이년아!" 하고 욕을 하다가 갑자기 100만 원짜리 돈 뭉치를 가지고 와서는 당장이라도 돈을 줄 것처럼 "우리 아가씨들 머리 값 얼마야?" 하자 우리 미용사가 나에게 외상값 장부를 가져다 주기에 그냥 그것을 펼쳐 보여주었더니

"야 이년아! 너 같은 년, 줄 돈 있으면 차라리 지나가는 거지를 주겠다. 이 도둑년아!" 하고 욕을 하며

"아-나 돈, 이년아, 아-나 돈, 이년아" 하면서 그 돈 뭉치로 나의 오른뺨 왼뺨을 번갈아 가며 사정없이 후려치는 것이었다.

돈 다발로 뺨을 맞을 때 나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는데 내가 억울하게 매를 맞아서가 아니요 아파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모습을 보고 계신 우리 주님, 성모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 까? 황량하게 메말라 가는 이 세상을 보시고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 까?' 하고 생각하니 내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듯 아파 왔고 또한 그 사람들이 너무 불쌍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매를 맞는 동안 "주님! 사랑하는 나의 주님! 부족한 이 죄녀를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이러한 큰 사랑을 주시나요. 뺨 한번 맞을 때마다 이 돈의 숫자만큼의 죄인들이 회개할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시어요" 하고 울면서 기도하며 봉헌했다.

그때 오전부터 와서 머리도 하지 못한 채 내내 앉아 있던 한 자매가 이 모습을 보고는 자기가 화가 나서 어찌 할 바를 몰라하며 우는 모습 보이지 말라고 나에게 당부했다.

그래서 나는 "사실은 내가 우는 것은 그 자매에게 맞아서도 아니고 아파서도 아니며 내가 있기에 나로 인하여 저 사람들이 죄를 짓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운다" 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자매는

"지금 정신이 어떻게 된 것 아니야? 아니, 윤 여사가 무엇을 잘못했어? 싼 가격으로 머리 해 준 죄밖에 더 있어 도대체 뭣을 잘못했다는 것이여" 하며 자기 분에 못 이겨 혈압이 오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