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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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용서 청하며 차 바닥에 엎드려 큰절하다.  (1986년 8월 6일)

    

 그 다음날 버스에 올라탔더니 역시 모두가 인솔자인 나와 루비노 회장님을 외면해 버렸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무조건 그들에게 용서를 청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에게 아무리 잘해 주었다 할지라도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인솔자인 우리들의 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용서를 청하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도 잘 모르고 있으나 여러분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그러니 사랑으로 용서해 주시고 우리 기분을 전환하기로 해요.

그래서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도록 우리 서로 사랑을 나누도록 해요. 같은 목표를 향해가고 있는 우리들만이라도 주님과 성모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일치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하니 루피나 자매가 그제야 조용히 나를 불러 말해 주는 것이었다.

"어제 설악산에서 내려올 때 사람들이 언니하고 회장님하고 둘이 손잡고 산 속으로 들어가서 그렇게 오랫동안 안 내려 왔다는 거예요. 나는 언니와 회장님을 믿으니까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믿어주질 않는 거예요.

거기에다가 성령 봉사자들은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그럴 줄 알았다. 어쩐지 처음부터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았어, 그래서 우리가 미워했던 거야' 하며 '그 부인이 불쌍해서 어떡하나?' 하고 자꾸 부추기니까 나도 나중에는 마음이 조금씩 이상해지대, 그래도 나는 두 사람을 믿었어" 하는 것이 아닌가.

실로 그들의 오해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었지만 어쨌든 일단 수습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어제 설악산에서 내려올 때 「작은 예수님」을 만나서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에게 해 주었다.

그래도 믿지를 않다가 루비노 회장님과 함께 내려왔던 방지거 형제가 증언을 해주자 모두들 조용해졌다.

이렇게 모든 오해가 밝혀졌는데도 그들은 미안한 기색도 없었다.

설사 누가 잘못을 했다 할지라도 사랑으로 감싸주며 이해시켜 주는 것이 신앙인의 모습일진대 오히려 믿음이 부족한 이들을 부추겨서 판단죄를 짓도록 했으니 이를 보고 주님과 성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생각하면서 가슴이 미어지듯 아파 왔다.

어떤 형제 자매가 잘못이 있을 때 충고해 주면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인도해 주지는 못할망정 그렇게도 내가 사정하다시피 말했는데도 판단으로 막을 내리려 했으니 우리 주님과 성모님의 마음은 과연 어떠하셨겠는가.

하산 길에 내가「작은 예수님」을 만난 것이 너무 반가워 그들에게도 "우리 사랑 실천하고 갑시다" 하자 그들은

"율리아나 사랑 실천 많이 하고 와" 하면서 거지에게서 풍기는 냄새가 지독하다는 시늉으로 코를 막은 채 냉랭하게 외면하고 지나쳐 갔으면서도 일행들간에 그렇듯 터무니없는 말이 난무하고 있을 때 사실을 알려주어 판단죄를 짓지 않도록 인도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고 그들을 부추겨서 더 큰 판단죄를 짓도록 유도할 수가 있는가 하고 생각할 때 마귀의 짓임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시기 질투로 그랬든 어쨌든 간에 그것 역시 내가 있음에 생긴 일인지라 바로 내 탓으로 돌리고 그들 모두에게

"이유야 어쨌든 저 때문에 생긴 일들이고 제가 원인을 제공했으니 주님과 여러분들께 용서 청하는 마음으로 큰절을 하겠습니다"

하며 관광차 앞에서 그들 모두가 새롭게 부활하여 일치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도록 청하며 바닥에 완전히 엎드린 채 큰절을 세 번 올렸다. 그랬더니 루비노 회장님도 따라서 똑같이 엎드려 큰절 석 자리를 하였다.

그리고 보속하는 마음으로 앞에 나서지 않고 좌석이 아닌 버스의 계단에 앉아서 속으로 기도했다.

"오, 나의 주님!

그토록 모진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그리도 사랑하시나이까?"

 

"오 오, 내 귀여운 딸인 작은 영혼아!

언제나 「내 탓」으로 여기는 그 마음 안에 나는 존재한다.

너는 내가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가려 뽑은

나와 내 어머니의 성심의 사도이며 또한 성체의 사도임을

명심하고 온전히 나를 따라 똑바로 오너라.

너는 비록 현세적으로는 많은 핍박을 받았고 앞으로도

받게 될 것이나 내가 항상 네 곁에서 지켜주고 보호해 줄 것이니 나의 진리가 너를 완전히 자유롭게 해 줄 것이다.

그러면 너는 매순간 나의 감미로운 사랑의 입맞춤으로

더욱 강하게 되어 천국을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