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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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분열 마귀의 장난 (1986년 8월 15일)

 

수강 아파트 302호에서 살 때의 일이다.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 가족 모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기도를 드린 뒤 식사를 하고 성당에 가기 위하여 준비를 했다.

나는 대축일만 되면 한복을 입고 성당에 가기 때문에 내가 한복을 차려 입는 동안 아이들은 소파에 조용히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성당에 가기 위하여 거실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쾅쾅쾅" 하고 문을 난폭하게 두들겨 댔다.

놀라서 얼른 문을 열어 보았더니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는 자매님이 머리를 산발한 채 안으로 들어와서는 "아니, 도대체 아침부터 방에서 축구를 하는 거야? 자전거를 타는 거야? 아니면 달리기를 하는 거야?" 하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 자매님이 도대체 무슨 영문으로 그러는 지를 전혀 알 길이 없었던 우리 가족 모두는 깜짝 놀라서 말도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서 있었더니 손을 올렸다 내렸다 삿대질까지 해가면서 "아니, 왜 말을 못해 응? 여기가 당신네들만 사는 집이야? 그렇게 운동하려면 개인주택에서 살아야지…" 하고 계속해서 큰소리로 욕을 해댔다.

그때 나는 속으로 '오늘도 사랑을 받는구나. 그래 아무리 화를 내고 욕을 해도 부드럽게 대하자' 생각하고

"아니에요. 보시다시피 우리는 지금 성당 가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은 소파에 조용히 앉아서 기도만 하고 있었어요"

하고 사실대로 해명했지만 막무가내로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 자매님은 생맥주 집을 운영하는데 밤새 장사를 하고 돌아와서 오전에는 잠을 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침부터 방이 쿵쿵 울릴 정도로 소란을 떨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개신교 신자인 그 자매님은 긴 머리를 라면 발같이 빠글빠글하게 파마를 했는데 머리를 풀고 자다가 그 상태로 나왔으니 머리가 무서울 정도로 산발이 되어 있었기에 우리 아이들은 무서워서 숨기까지 했다.

나는 "자매님! 우리 사이를 갈라놓기 위하여 분열의 마귀가 그런 짓을 했나봐요. 우리도 앞으로는 더 신경 써서 조심할 테니 이제 그만 진정하시고 내려가 쉬세요. 우리 지금 성당가야 되거든요" 했더니

"뭐 마귀 짓이라고? 헛소리하고 자빠졌네, 내가 정신병자야? 어떻게 마귀가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 여러 소리말고 이 아파트에서 당장 떠나! 이사가란 말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교활한 마귀들이 성모님의 대축일을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서 꾸민 간교한 계책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계속 구마기도를 하면서 그 자매님에게 용서를 청했다.

"일단 우리 때문에 잠을 못 잤으니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더 조심할게요. 네? 그러니 우리를 용서해주고 자매님도 피곤하실 테니 이제 그만 화 푸시고 내려가서 쉬세요" 했더니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나는 아침이 곧 밤이란 말이에요" 하고 내려갔다.

우리는 성당에 일찍 가서 성체조배도 하고 묵상도 하면서 성모님의 몽소 승천 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하여 다른 날보다 더 일찍 서둘렀기에 성당에 늦지는 않았다.

분열의 마귀는 이렇듯 우리가 상상도 못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서로 이간질시키며 끊임없이 괴롭힌다는 것을 알고 끝없이 깨어 기도해야 되겠다.

"오, 주님! 나의 어머니시여! 잠시라도 마음이 아프셨죠?

우리가 이렇게 조금이라도 깨어 있으면서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은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 마귀 사탄이란 것을 알고 마귀를 내쫓았으니 위로 받으시고 찬미 찬양 받으소서."

 

"사랑하는 나의 작은 영혼아!

오늘 네가 내 어머니의 대축일을 맞이하여 너무 기뻐하니까 마귀들은 뜻하지 않은 방법을 동원하여 너를 괴롭혔지만 그러나 너는 잘 싸워 주었구나.

마귀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너를 쓰러뜨려서 메시지를 전파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마귀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하여 끊임없이 너를 괴롭힐지라도 매순간 더욱더 아름답게 봉헌하면서 많은 영혼들에게 보다 많은 자양분을 공급하여 성화의 길로 인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