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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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돼지 갈비 7인분 (1990년 5월 9일)

 

4월 25일 비아 공소 백 용수 신부님께서

"와서 기도 좀 해 달라"며 전갈을 보내 오셨다.

본당 주임이신 이 나자로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함께 가자" 고 하셨고 원장 수녀님께서도 "그러면 우리도 함께 가자" 고 하셨다.

우리 일행 6명이 비아 공소에 도착하였을 때 백 신부님께서는 뜨거운 다리미로 목을 지지고 계시다가 나만을 방으로 부르시어 기도를 부탁하셨다.

그러나 나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나 혼자서는 기도를 하지 않았기에 백 신부님께 "본당 신부님과 세분 수녀님들도 함께 기도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여쭈었더니 단호하게 "안 된다" 고 하시어 무슨 병인지도 모른 채 할 수 없이 나 혼자 기도를 해 드렸다.

신부님께 기도를 해 드린 뒤 집으로 돌아와 물을 먹는데 갑자기 목에서 넘어가지 않고 밖으로 토해져 나왔는데 나오지 않은 물의 일부가 기도를 막는 바람에 숨이 막혀 죽는 줄로만 알았다.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는데 그 뒤로는 음식은커녕 물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여 1cc 정도의 물을 입에 넣고 넘기려고 하면 아주 조금씩 분산되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때에서야 나는 백 신부님께서 무슨 병을 앓고 계신지를 대충 짐작할 수가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았더니 백 신부님은 식도기능 마비증으로 음식을 전혀 넘기지 못하셨고 물을 잡수셔도 조금씩 분산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다리미로 목을 지지시고 조금씩 넘기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을 전해 듣고는 '내가 고통 받음으로 인하여 신부님께서 치유되실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고통이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백 신부님께서 나에게 기도를 받은 이후부터는 물뿐만이 아니라 음식도 잡수실 수 있게 되었다 하니 참으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식도의 기능이 완전 마비가 되어 음식물은커녕 물조차도 넘길 수 없으셨으니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하고 생각하니 내가 아무것도 먹을 수 없게 된다 할지라도 그분이 잡수실 수 있게만 된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가운데 극심한 고통으로 보름동안 누워 있었는데 계속 설사까지 심하게 되어 설사약을 먹었으나 설사가 멈추기는커녕 가슴까지 불붙는 것 같았으며 식도와 위와 장의 통증이 너무 심했다.

그러다 주위의 권고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아갔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촬영을 해 보니 장이 거의 전부 시커멓게 나올 정도로 염증이 꽉 차 있었다. 원장님은

"지금 염증이 문제가 아니라 장이 꼬일 위험성이 너무 크니 주사를 맞고 링겔을 꽂은 채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된다"

고 심각하게 말했지만 나는 죄인들의 회개와 백 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그 고통들을 온전히 봉헌하며 병원을 그냥 나왔다.

병원을 나온 나는 박 안드레아 형제의 차를 타고 가다가 나도 모르게 "영산포 고향갈비 집으로 가자"

"아니, 왜요?" 하며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온 말이었기에 나도 놀랐지만 그러나 나는

'주님께서 돼지 갈비를 먹여 주시려나보다' 고 생각하며 "일단 가자" 고 하여 우리는 영산포 고향 갈비 집으로 가서 갈비를 시켰다.

그 집은 한판에 고기 2인분씩이 올라 왔는데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고기가 익는 대로 그냥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젓가락이 가는 대로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고 하며 한참인가를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던 그 형제가 너무 걱정스러웠던지

"괜찮아요?" 하면서 "아, 이러다가 정말로 큰일나겠네"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15일 동안을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했던 내가 돼지갈비를 계속 시켜서 먹으니 놀랄 수밖에 …

그래서 내가 "돼지 갈비 집으로 인도하신 분은 우리 주님이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니 걱정 안 해도 돼" 하고 말하자

그동안 불가사의한 일들을 하도 많이 보아온 그였기에 "그렇겠네요" 하면서도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2인분씩 네 판째 시켰을 때에야 그도 고기 몇 점 먹었으니 사실 고기는 내가 거의 다 먹은 셈이었다.

보름 동안 음식물은커녕 물조차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던 나는 그 날 돼지갈비 7인분 이상을 거뜬히 먹었고 몸도 깨끗이 치유되었다.

참으로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금식도 물을 마시면서 해야하고 금식이 끝난 뒤에는 죽도 아닌 미음을 먹으면서 장을 달랜 뒤 서서히 음식을 섭취해야지 그동안 먹지 못했다고 무턱대고 음식을 먹으면 큰일난다고 한다.

그런데 15일 동안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장에 염증까지 꽉 찬 상태에서 밥도 아닌 돼지갈비를, 그것도 7인분씩이나 먹고도 큰일나기는커녕 오히려 몸이 완전히 치유되었으니…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날 안드레아 형제는 "오늘도 또 주님의 놀라운 사랑의 기적을 보았네. 주님 영광과 찬미를 받으소서."를 연발하면서 놀라워했다.

"오! 내 사랑, 나의 님이시여!

당신의 놀랍고도 심오한 그 사랑을 어찌 이 죄인에게 또 보이시나이까.

제 영혼 당신께만, 오로지 당신께만 향하여 있나이다.

당신만이 저의 빛, 저의 구원이시며 오로지 당신만이 저의 생명이시나이다.

이 몸은 오직 당신의 것이오니 당신의 뜻대로 사용하시옵소서."

 

"내 귀염둥이, 사랑하는 나의 작은 영혼아!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썩은 냄새까지 풍기는 나자로를 살려낸 내가, 온전한 신뢰로써 네 자신을 나에게 맡기고 나와 내 어머니를 위하여 일하는 너에게 내어주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내가 네 안에 생활하고 네가 내 안에서 생활하기에 나의 이 계획이 너를 통하여 그대로 이루어 질 수 있었던 것이란다.

내가 너에게 매순간 부어 주고 있는 사랑과 은총은 실로 헤아릴 길 없으니 너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두려워하거나 주춤하지 말고 나를 따라 오너라.

네가 치열한 영적 투쟁에 직면할 때마다 매순간 용솟음치는 힘과 용기를 얻어서 승리할 것이며, 그로 인하여 많은 영혼들을 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교활한 마귀들은 너를 죽이고 싶도록 증오하여 끊임없이 흉포한 공격을 가하겠지만 그러나 그것 또한 특별히 간택된 영혼에게 허락된 나의 사랑이란다.

특별히 간택 받은 내 사랑하는 딸, 내 작은 아기야!

나와 내 어머니에게 온전한 신뢰로써 의탁하며 바치는 너의 그 온전한 봉헌과 희생 보속은 바로 하느님의 진노까지도 억제하는 제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측량할 수 없는 나의 높고 깊고 넓은 사랑 안에 침잠하여 애타적 사랑과 성덕을 꽃피우도록 하여라."

 

"오 나의 사랑, 나의 보배시여!

부족한 이 죄녀를 당신께서는 그리도 많이 사랑하시나이까.

이제 부족한 이 죄녀 통해서 계속 영광 받으시고 찬미 찬양 흠숭 받으소서.

그리고 천상 천하의 여왕이시며 복되신 우리 어머니 위로 받으시고 우리 모두는 감사가 마르지 않게 하소서. 아멘."

 

  주님께서는 언제나 나에게 무슨 일을 시키시기 전에 배불리 먹여 주시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