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주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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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대신 받은 보속 고통으로 입안이 헐다.
        (1991년 12월 22일)

 

성모님께서 눈물을 흘리시자 나는 18일간을 연속으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철야기도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졸음을 쫓아내기 위하여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일순간 커피에 의존하는 것보다 내 의지로 졸음을 쫓아내면서 기도하는 것이 더 큰 희생과 보속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3일째 되는 날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커피를 봉헌하였다.

이 이야기를 성모님을 무척 사랑하시는 한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오, 그러면 나는 담배와 골프를 봉헌하겠다"고 하셨다.

며칠이 지난 뒤 그 신부님께서 나주에 오셨는데 태연하게 어머니의 담배를 꺼내어 피우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다른 이야기하지 않고 "저도 하나 주세요" 했더니 신부님께서 하나 꺼내주시기에 입에 물고 불을 붙여 빨았다.

어느 순간에 내 입에 물려 있던 담배는 누군가가 뺏어 던졌지만 내 생전 처음으로 담배를 단 한번 빨았을 뿐인데 그때부터 입안이 헐기 시작했고 음식은커녕 물 한 모금 넘기기가 힘들게 되었다.

나는 3일만에 병원을 찾았다.

목구멍까지 헐고 패이고 누런 농이 든 상처는 구멍이 뚫릴 정도로 심했기에 음식은 물론이고 물도 먹지 못하니 빨대로 목구멍에 물을 조금씩 넣어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넘기기가 힘들어 병원을 찾게 된 것이다. 원장님이 "너무 심하여 오래 갈 수 있습니다" 하면서 주사를 맞자고 하였지만 주사를 맞지 않은 채 진료실을 나와 신부님께 전화를 했다.

입과 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겠지만 나는 더듬거리며 말씀드렸다.

"지금 제 입이 다 헐어서 병원에 왔어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부님은 큰 소리로

"나 때문이야. 내가 담배 봉헌을 해 놓고 지키지 않아서 율리아가 대신 보속을 치르게 된 거야. 율리아 미안해. 나 다시는 담배 피우지 않을게." 그 말씀이 끝나자마자 심하게 패이고 헐고 농이진 내 입과 혀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져 옆에 있던 안드레아 형제에게 보라고 했더니 큰 소리로 "아니 이럴수가! 어떻게 이럴수가! 방금 전만 해도 구멍이 뻥뻥 뚫리고 헐고 고름이 다 잡혀 있었는데 완전히 깨끗해지다니!" 하며 환성을 울렸다.

나는 병원 대기실의 거울로 입안을 들여다보았다. 아주 심했던 상처들이 정상으로 회복되어 있었기에 그 모습을 본 원장님도 놀라워하였다. 나는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돌려 드렸다.

신부님도 너무 좋아 하셨는데 전화를 받고 난 뒤부터 담배 맛이 없어져 피울 수 가 없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오! 내 사랑, 나의 님이시여!

부족한 이 죄녀의 보잘 것 없는 희생 고통을 통하여 그 많은 사랑을 베푸셨나이까.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오늘도 이루어 졌음이오니 진정 감사 드리나이다.

특별히 불림 받은 성직자가 하느님께 약속드리고 한 봉헌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이 죄녀의 보속 고통을 통해 이루어 주셨사오니 이제 작은 영혼으로서 완덕을 향해 성인 신부님 되게 해 주소서.

인간의 어떤 의술로도, 재주로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불가능이 없으신 당신께서는 보이지 않는 현존으로 모든 일들을 다 해 주시오니 더욱 깊은 경륜을 느끼나이다. 이제 부족한 저희들 뜨거운 사랑으로 찬미와 찬양을 드리며 매순간 감사가 마르지 않도록 주님 영광과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흠숭을 드리리이다."

 

"사랑하는 내 작은 영혼아!

너희는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단순한 작은 영혼으로 특별히 간택된 성심의 사도들이니 너희가 받아내야 될 숱한 고통들을 아름답게 봉헌하여 내 사랑의 자비와 일치한다면 지옥으로 향해 가는 영혼들까지도 내 사랑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오! 나의 사랑, 고통이어도 기쁨인 당신. 내 삶의 횃불이시여!

부족한 저희들 가슴속에 당신의 귀하신 심장이 뛰오며 미숙하고 보잘 것 없는 저희들 혈관 속에는 당신의 귀하신 성혈이 흐르고 있삽나이다. 이제 남은 제 한 생애 많은 영혼들이 영적으로 성장하여 주님 영광 드러내도록 밑거름이 되고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어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성모님께는 위로가 되며 또 저희 모두는 매순간 감사가 마르지 않게 하시어 완성된 님의 작품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