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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수 도미니꼬 주교님의 편지

 

지난 9월 17일 오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여기 예수 성심 대성당에서 있었던 미사 중의 특별한 성체 현상에 대해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오히려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예상하고 있었더라면, 저는 성합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며, 율리아씨의 입으로부터 살과 피로 변한 성체를 꺼내어서 실험실에 보내어 분석을 하게끔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체 안의 예수님의 현존에 대한 저의 신앙은 과학적인 증명에 의지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과학과 논리에 의지하는 이지적인 신앙이 아니라 어린 아이와 같은 순진한 신앙입니다. 이렇게 논리를 따지는 일부 신자들과 심지어는 일부 사제들까지도 성체 안의 예수님의 현존을 더 이상 믿지 않고 있습니다.

오주(吾主)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인들이 보는 앞에서 기적을 행하셨을 때, 그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율법 학자들과, 성서 학자들, 대사제들을 불러서 예수님을 평가해보도록 하였고 이러한 평가의 결론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죄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또 예수님께서 대마귀의 힘을 빌려서 마귀들을 쫓아 낸다고 비난하며 끝내 그들은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저는 발현이라든가 기적 등에 대하여, 환상이라든가, 기만, 불건전한 요소 등에 의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하여 교회가 대단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또 철저한 조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인정을 하지 않는데 대해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반면, 공회 석상에서의 다음과 같은 가믈리엘의 충고를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만일 이 사람들의 계획이나 행동이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여러분은 그들을 없앨 수 없을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지도 모릅니다."(사도행전 5:38- 39)

9월 17일에 있었던 일에 대해 매스콤에서는 전혀 보도가 없었습니다. 그 날 미사에 참석했던 이들만이 알고 있습니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과학적인 증명이 필요없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아무리 과학적인 증명이 있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단순하고 교육도 많이 받지 못했던 많은 이들이 그를 믿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성부와 동등하심을 말씀하시면서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이를 살리시고, 빵 몇 조각과 물고기 몇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시는 등 기적을 행하시는 것을 목격했던 일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인들은 그래도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 특별한 성체 현상에 대해서 제가 홍보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순진한 사람들은 어린애와 같은 믿음으로 믿고 있으며,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그들을 설득시키려고 시간 낭비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본 주교는 성체 안의 예수님의 현존을 항상 믿어왔습니다.

제가 확신할 수 있기 위해서 과학적인 증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또 여기 교구의 신자들에게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라고 자주 권고하고 있습니다.

저의 겸허한 의견과 판단으로는 이 곳에서 있었던 특별한 성체 현상이 "성체 기적"이었다고 간주합니다.

 주 예수님의 성명(聖名) 이 영원토록 찬미 받으시기를!

 그리스도 안에서,

 

 1996년 11월 8일

시부 교구의 수도미니꼬 주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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