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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1일

존경하는 대주교님께 드리는 글

율리아 자매가 광주 교구 대주교님을 만나라는 성모님의 메시지를 받고도 만나지 못함에 너무 안타까워 오늘은 주교님께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조금은 망설여졌다. 그러나 우리 주교님께서 너무나 모르시고 율리아 자매 만나는 것을 망설이시는 것 같아 용기를 내어 편지를 썼다.

존경하올 대주교님!

직접 뵙고 말씀드리려 했지만 이 글로 대신 하는 제 뜻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저의 진실된 고백이자 간절한 청원을 드리는 것입니다.

주교님께서도 기억하시고 계시겠지만 저는 벌써 사제 생활 25주년을 맞는 은경축을 기념하며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기간에 들어섰습니다.

돌이켜 회상하건데, 나주 성모님을 알기 전 저의 사제 생활은 직업적이었고 의무였으며 거의 형식적이며 가식적인 삶이었기에 미사, 성사 집행, 사목 활동이외는 내 개인적인 취미 생활과 레저 활동에 저의 모든 시간과 젊음을 투자했던 것입니다.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활하는 것이 당연한 건강 관리와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1991년 5월 23일 나주 성모님 집에 가서야 성모님께서 흘리신 눈물이 저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한없이 울고 회개하였으며 저의 모든 삶이 바뀌어졌던 것입니다.

즉 세속적인 삶에서 성령에 따라 사는 삶으로 통속적인 취미 생활에서 기도와 감사의 생활로 옮아가는 빠스카의 신비를 영혼깊이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 성모님께서 눈물, 피눈물, 향유를 흘리시는 것과 그리고 미사 중 율리아를 통해서 성체가 살과 피로 변화된 사실을 여러 번 목격하고서 성모 신심과 성체 신심에 대해서 크게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성무 일도를 형식적으로 바쳤고 미사도 별로 준비하지 않던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봉헌했으며 성체 조배도 거의 하지 않던 저에게 큰 변화가 온 것입니다.

나주 성모님에 관한 모든 일들이 진실되다는 것을 저는 누구에게나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지난 6년 동안 제가 직접 보고, 듣고, 실제로 체험하였기에 존경하올 주교님께 이렇게 확신을 갖고 증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12년에 걸쳐 단 한 가지라도 거짓이나 조작이 있었다면 나주 성모님 집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벌써 외면 당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간혹 하는 일들이 서투르고 미숙한 점들이 많지만 절대로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저도 여러 곳에서 그 동안 믿기 어려운 이상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만 확인한 결과 그것들이 모두 유언비어였으며 그 유언비어에 더 보태져서 더 큰 악성 유언비어가 되었기에 올바른 진상을 주교님께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1. "아기 예수님처럼 발가벗고 외치라"는 성모님의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미사 중 제대 위로 발가벗고 올라가는 추태를 부린 인 베드로는 나주 성모님의 피눈물 흘리신 사진을 봉고에 붙이고 맨발로 다니면서 "낙태하지 말라"라고 확성기로 외치고 다니므로써 그는 마치 나주에서 시킨 것처럼 의구심을 일으켰지만 나주 성모님 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2. 율리아가 인천 모 본당에서 피정 강론을 하고 난 후 향유천 하나가 율리아가 사용하던 성서 책에서 떨어졌는데 그것은 율리아를 도와주던 자매가 마지막 향기름을 흘리신 성모님의 발밑에 깔아두었던 천을 조그맣게 잘라 성서 안에 끼워둔 것이었습니다. 수녀님이 그것을 주워 율리아에게 "자매의 것이냐"고 물었을 때 성서 안에서 빠진 것인줄 모르는 율리아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자 그 수녀는 신부님에게 그 향유천을 건네주었고 그 냄새를 맡아본 신부님은 그 본당 자매님들에게 맡아보라고 하니 "장미 향수와 비슷하다"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 다음 날 미사 때 본당 신부는 "율리아가 장미 향수 천조각을 몸속 여러 곳에 넣고 다니다가 그 중에 하나가 떨어졌다"하면서 "장미 향기는 거짓이고 장미 향수천을 몸에 달고 다닌다"고 교우들에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본당 신부는 조사 위원회와 피정 강론을 하러온 광주 교구 강 길웅 신부에게도, 장 용주 신부에게도 이야기를 하여 1997년 7월 1일에 광주 교구 모 신부가 인천에 가서 그 본당 피정 강론을 하면서 향유천에 대한 이야기를 부풀려 율리아가 장미 향기를 내기 위하여 향유천을 옷에 붙이고 다닌다고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주교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율리아는 성모님 상에서 향기름이 흐를 때 작은 천조각들을 발밑에 놓아두었다가 기념으로 신부님들과 여러 사람들에게 드린 일이 있다고 합니다.

율리아가 메시지를 전할 때 인천 원미동 성당 안은 장미 향기로 가득차 있었다고 합니다. 율리아는 장미 향기가 나는 것은 자신에게서 나는 것이 아니라 성모님의 현존이고 사랑이며 우정이라고 말합니다. 만일 향수를 뿌렸다면 그 천조각들이 수백 개라 하더라도 그 큰 성당 안 전체에 장미 향기가 그렇게 진동할 수 있었겠습니까?

또한 여러 번에 걸친 성체 기적은 성체의 신비에 대해 무감각한 현대인들이 살아 계신 주님의 살과 피인 성체를 마음의 준비없이 모시고 함부로 먹어버리므로써 주님을 모독하고 있기 때문에 성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든 이에게는 경종이 되어 성체 성사의 신비를 온 세상에 전하기 위해 성체에 대한 여러 징표와 사랑의 메시지가 율리아 자매를 통해 전달되어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교황님께서 작년에 한국 주교단 바티칸 방문(AD LIMINA)중에 어느 교구 주교님과의 면담에서 말씀하신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나는 내 개인 미사에서 성체 기적을 한국 율리아에게서 직접 보았다"라고 증언하셨다 합니다.

저도 1995년 9월 22일 캐나다의 다닐렉 주교님께서 집전하신 미사 중에 성체를 영한 율리아 자매의 입안에서 성체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자세히 보았는데 성체는 살과 피의 모양으로 변화되면서 부풀어나는가 했더니 움직이면서 심장 모양으로 되는 모습을 보고서 그 이후 저는 성체 신심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준비없이 시작했던 미사 성제를 적어도 30분 전에 준비하게 되었고 성체 조배를 잘 안하던 제가 성체 앞에서 몇 시간이고 기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가장 비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주님으로 발견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이른 새벽에 3시간의 성체 조배의 결과였다고 합니다.

3. 문제의 핵심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는 하얀 성체입니다. 전 교황 대사님을 위시하여 제주 교구 주교님, 교황님 개인 비서, 그리고 다른 신부님들이 계실 때 성체가 내려 오셨을 때 제가 현장에서 목격한 많은 증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비디오를 관찰한 결과 거짓이나 조작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살과 피를 그런 방법을 통해서 증거 해 주신 사건을 우리가 감히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이 아닌 줄 압니다. 주님께서 왜 미사 중이 아닌데도 그렇게 내려오시기를 원하셨는지는 우리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성모님의 메시지를 통해서 이 기적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온 징표가 아니라면 마귀의 장난이었겠습니까? 지금까지 내려온 하얀 물체가 밀떡(면병)이 아니라 성체라고 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요?

1995년 7월 1일 내려주셨던 7개의 성체(小)를 주교님께서 영하라고 하셨다는 본당 신부의 말을 전해듣고 성직자 두 분과 평신도 다섯 분이 영하였는데 마지막으로 영한 율리아 자매의 혀 위에 놓여진 하얀 밀떡이 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경애하올 주교님!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을 보고도 믿지 않으려 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기억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나주에서 일어난 기적이고 처음 체험한 사실이기에 많은 논란과 비방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징표들이 있게 된 동기와 이유가 메시지 안에 있기에 그 메시지들을 검토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의 성령 봉사자 아일린 죠지 여사가 사제 피정 때 겪은 그녀의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매일 미사와 영성체를 하던 중 병고 때문에 하루는 미사에 갈 수 없어서 신령성체로써 주님을 몹시 갈망하고 있었는데, 얼마 후 밖에서 초인종이 울려서 열어주었더니 어떤 젊은 사제가 수단을 입고 성체를 모시고 와서 자신에게 영해주고 가더랍니다. 하도 이상해서 여러 본당과 수도원을 알아보았지만 그런 신부님이 계시지 않더라는 겁니다. 후에 꿈에서 미카엘 대천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1917년 파티마 성모님께서 세 어린이들에게 발현하시기 1년 전인 1916년에 성모님께서 미카엘 대천사를 시켜 세 어린이들에게 성체를 영해준 사실도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우리의 짧은 이해력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따라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인간의 머리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존경하올 주교님! 이 제민 신부가 쓴 글인 "교회의 순결한 창녀" 그리고 전망 잡지에 기고한 글들을 읽어보았습니다만 그리스도의 대리자들을 양성하는 신학교 교수가 사실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자기의 생각대로 단죄하고 판단해 버린다는 것은 한국 교회의 어두운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메시지에 관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나주 성모님의 메시지는 교리적인 차원이라 생각됩니다. 어떤 조사위원회 신부님의 말씀대로 "성모님이 수다쟁인가?"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도 깨우치지 못한 자녀들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중요한 말씀이기에 같은 말을 되풀이하여 반복하시는 것이며 눈물과 피눈물로 호소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모님께서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말씀하시면서도 때로는 사전을 찾아야만 알 수 있는 단어들도 있습니다. 시골에서 중학교 정도의 교육 밖에 받지 못한 율리아가 사전에서도 찾기 힘든 단어들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1997년 6월 12일 받은 메시지에서 책인증명이란 말씀이 나오는데 사전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 단어가 없어서 책임증명을 잘못 알아듣지 않았나? 하고 연결해 읽어 보아도 뜻이 통하지 않아 계속 찾아본 결과 "책인즉명"이란 단어를 찾아냈는데 그 단어의 발음이 바로 "책인증명"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메시지를 자주 읽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주님과 성모님의 사랑과 현존을 체험합니다.

끝으로 대주교님께 청원하고 싶은 것은, 대주교님께서 사려깊은 판단으로 결단을 내리시리라 확신합니다만

나주의 일에 대해서 교도권으로 발표하실 의향이시라면 율리아 부부를 조용히 부르시어 의심되는 모든 것에 대해 소상히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직접 그들 부부를 만나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질문서을 보내주십시요. 목자로서 자신의 양을 돌본다는 견지에서 한 점 의혹없이 소상히 알아보시기를 청원하며 꼭 그렇게 해주실 줄 믿습니다.

존경하올 대주교님!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대주교님께서 율리아를 만나고 광주 교구 사제들이 나주에 가는 것이 인준과 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혹시 대주교님께서 재직 시에 인준을 안해주시고 후임 주교님도 인준을 안하실 경우 성모님을 사랑하는 교구 사제들은 아무도 생전에 나주 성모님께 못 가고 떠나야 하는지요? 성모님의 메시지에 의하면 나주는 "영혼의 목욕탕이며 구원의 집"이라고 하셨는데 성모님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나 자신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나주에 가서 영혼의 목욕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울고 있는 나에게 오는 사제들은 더욱 빛을 받을 것이며 또한 뜨거운 나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신 나주 성모님의 1987년 12월 11일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성모님을 통하지 않고는 누구도 성인, 성녀의 길을 가지 못했음은 성교회가 인정하는 진리가 아니겠습니까? 율법 교사 가믈리엘이 의회원들 앞에서 한 말을 인용하면서 말을 마치려 합니다.

"만일 이 사람들의 계획이나 행동이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면 여러분은 그들을 없앨 수 없을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지도 모릅니다"(사도행전 5:38- 39) 아멘.

감사합니다.

1997. 11. 1 모든 성인의 대축일에

동산동 성당 장 홍빈 신부 드림